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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녀 마리사 - 천명관

zzoos 2008. 4. 1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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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하녀 마리사 | 천명관 | 문학동네

단순하게 '경쾌하다'라거나 '속도가 빠르다'라거나 '반전이 재밌다'라는 얘기를 하기에는 하나하나의 단편들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다. 분명한 건 흡입력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다른 작가들과의 '다름'때문일 듯.

읽는 내내 떠올랐던 것은 [오 헨리 단편집]이었는데, 그 이유는 '유쾌한 하녀 마리사'와 '프랑스 혁명사 - 제인 웰시의 간절한 부탁' 때문이었던 것 같다. 특히 '유쾌한 하녀 마리사'는 11편의 단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소설.

책 말미에 실린 '해설'을 보면 반 이상을 할애해 저자의 장편 소설인 [고래]를 얘기하고 있다. 어찌보면 이 단편집은 그의 장편을 이해하기 위한 장치이거나, 다음 번 장편을 위한 연습이거나... 어쨌건 그저 작은 소품일지도 모르겠지만, 맛있게 단편을 쓰던 김영하도 장편에서는 가끔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니, 단편과 장편은 좀 따로 떼어서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쉽게 말해서 왜!! 단편집의 해설에 그의 장편에 대한 얘기만 줄줄이 늘어놓는 해설을 썼는지 이해가 안간다!)

김영하의 단편집을 읽을 때나, 하루키의 단편집을 읽을 때.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몰입해가며 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오래 집중하는 것은 나 스스로도 힘이 빠지는 데다가, 책을 덮었다가 다시 펼치면 집중을 위한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 하지만 단편은 다르다. 순식간에 집중했다가 금세 힘을 풀어버려도 된다. 한 템포 쉬어가기도 편하다. 비슷한 이유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소설은 [오 헨리 단편집]이다. 그 유쾌한 반전들을 특히 사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 헨리 단편집]을 떠올렸다는 건 조금 오버일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점 한 가지. 일단 작가, 천명관을 찜해놔야 겠다는 생각. 우선 [고래]를 읽어봐야 겠고, 다음 번에 나올 그의 소설을 기대해 봐야겠다.

그러고보면 이번 책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읽었다. 분명 그만큼의 힘이 있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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