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ces

현충일 연휴의 여행 #1 : 둔내 Abbey Road

zzoos 2011. 7. 3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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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중 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 언제냐고 물으면 대답하기가 참 곤란하다. 여행이란게 언제 떠나든 좋은 것이 아닌가 싶단 말이다. 봄이면 터질듯 몽글어 오른 꽃봉우리를 보고, 파릇파릇 돋아나는 잔디와 상쾌해진 바람을 맞는 것이 좋고, 겨울이면 눈 쌓인 산 봉우리를 보는 것도, 한적한 해수욕장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를 듣는 것도 좋다. 여름이면 무더운 빌딩 사이를 벗어나 어딘가 한적하고 시원한 곳을 찾고 싶고, 가을이면 굽이굽이 고갯길을 넘을 때마다 새로운 색으로 빛나는 단풍을 보는 것도 좋다. 그러니 떠나는 그 자체가 좋은 것이지 시기에 따라 더 좋고, 덜 좋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

하지만 언제 출발하는 여행이냐에 따라 어디를 가고 싶어지느냐고 물어본다면 고민해봄직하다. 이른 봄이면 그리 멀지 않은 양평이나 가평쪽으로 가볍게 나들이를 나가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가볍게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무더운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는 것도 좋고, 아예 길게 휴가를 받아 인적이 드문 섬으로 들어가는 것도 좋아한다. 그렇게 때에 따라 더 가고 싶은 여행지는 있기 마련이다.

특히 현충일이 낀 유월의 첫째 주에 연휴가 있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동해 바다를 그것도 강릉이나 속초를 목적지로 삼겠다. 그 이유는 지난 번에 포스팅한 주문진의 파도를 보면 된다.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사람들이 흔히 찾는, 여름이면 북적이는 속초나 강릉의 바다가 저렇게 아름다운 빛을 내는 것은 유일하게 유월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유월의 연휴에도 혼자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었더랬다. 낙산사를 들러 속초에서 1박을 하고, 이튿날은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는 계획. 하지만 혹시 모를 동행이 있을까 싶어 몇 군데 연락을 넣어 보던 중 계획은 수정됐다. 몇몇 멤버들이 둔내의 Abbey Road를 예약해 두었다는 것이다.

지난 번에 애비로드를 다녀오고서 스케치를 하나 남겨두기도 했었고,  비록 따로 포스팅은 못했지만 다녀온 사진을 정리해두기도 했다. 자주 들르는 곳은 아니지만,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있는 곳, 가끔이라도 다녀오면 기분이 좋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곳. 그런 곳에 갈 기회가 생겼으니 냉큼 따라 나서야지 싶었던 것.

토요일 밤에 출발. 고속도로가 엄청 막혀서 약 다섯 시간이 걸려서야 겨루 애비로드에 도착했다. 조금이라도 더 일찍 출발할 껄, 아예 국도를 타고 올 껄... 별의 별 후회를 다 했지만, 뭐 어쨌든 도착~!! 도착하자마자 웰컴 드링크로 조니워커 블루(!)를 마시고, 삼겹살 파티를 벌이고, 준비해온 진에 오이를 썰어 넣어서 먹기도 하고, 각종 술과 안주로 첫날의 밤을 휭~~ 사진을 찍을 정신도 없었다.

그러고서 다음 날 아침. 너무나 화창한 날씨에 기분 좋게(?) 일어나서 겨우겨우 카메라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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