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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 시라이시 가즈후미

:: 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 시라이시 가즈후미 | 양윤옥 | 소담출판사 생각이 많은 책이고, 읽다보면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끈질기게 사유하지 않는 것'이 현대인의 문제라고 말하는 주인공은 살아가야 하는 이유. 아니 죽어가는 이유에 대해 끈질기게 고민한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매력적인 캐릭터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다. 줄창 주인공 머릿속의 생각들을 읽느라 힘들기도 하다. 게다가 그 생각들이 나와는 많이 다른, 시니컬한 사고들이라 이질감도 느껴진다. 하지만 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나에 대한 질타와 비판을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은 사뭇 새로웠다. 분명히 이 책의 주제는 왜 태어났고, 왜 살아가고(왜 죽어가고) 있는가에 대한 사색이다. 그 주제부터가 일단 나랑 잘 안..

Media/Books 2010.02.26

해피 플라이트

갑자기 그럴 때도 있는 거다. 게임이고 술이고 다 접어두고 영화를 달리는 때. 아마 주말부터 시작해서 나한테는 지금이 그런 시기인 듯. 퇴근하고 갑자기 마음이 동하여 다시 영화 한 편. 이번에는 . 혹시 아야세 하루카가 나오기 때문이냐고 물어보신다면 나는 그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씀 드리겠다. 그것보다는 , 의 야구치 시노부 감독때문이라고 말씀을 드...리려고 했지만 사실 그건 영화보고 나서 알았다. 사실은 재작년 가을(겨울이라 해야되나? 홋카이도에 첫눈이 내린 날이었으니)에 미나미 치토세의 쇼핑몰 'RERA'에서 봤던 포스터가 이 영화였고, 아직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그날의 사진은 여기에. 뒤로 좀 넘기다 보면 포스터 나옵니다). 어쨌거나 영화는 결론적으로 ANA의 홍보 영화인 것 같지만..

Media/Movie, Drama 2010.02.22

주말의 명화(?) Part 2 : 노래혼, 군청 - 사랑이 물든 바다색, 서쪽의 마녀가 죽었다

Part 1에 이어서, 우에노 주리를 보니 당연하게도 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선택한 . 물론 주연이 카호라는 사실도 크게 작용했지요. 나 처럼 성장 드라마입니다...만 전혀 할 줄 모르던 것을 노력해서 잘하게 되는 얘기는 아니고 원래 잘하던 것의 참된 의미를 찾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마음에 닿는 노래를 부르는 것, 독창이 아닌 합창을 하는 것에 대한 얘기. 카호는 왠지 크면서 안 예뻐지는 것 같은 느낌. 노래를 부르는 씬이 많고 유독 입을 벌리고 웃는 씬이 많다보니 조금 독특하게 생긴 입이 자꾸 부각되서 그런 걸까요. 몇몇 씬에서는 여전히 귀엽고 예쁩니다. 아, 물론 저도 같이 입벌리고 띠동갑에 가까운 아이만 쳐다보고 있던 건 아닙니다. 주인공 여고 합창부에 대항하는 - 아니 대항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자..

Media/Movie, Drama 2010.02.22

주말의 명화(?) Part 1 : 용의자 X의 헌신, 제너럴 루즈의 개선, 썸머 타임 머신 블루스

지난 주말 날씨가 무지 좋았다고들 하지만 그런 것 아무런 상관없이 저는 집에 콕 처박혀서 아래에 포스팅한 을 모두 읽어 치우고는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지난 번에 포스팅한 을 영화로 보기 위해 시작한 것인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토/일요일에 걸쳐 여섯 편의 영화를 봤네요(정확하게는 토요일에 소설 한 권, 영화 한 편. 나머지 다섯 편의 영화는 모두 일요일에). 먼저 입니다. 아마 책에 띠지로 둘러진 사진에서 의 후쿠야마 마사히루를 봤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책을 읽을 때 든 생각도 '갈릴레오랑 설정이 비슷한데?'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가 이 소설의 설정에서 영향을 받아 나온 드라마일지도 모르겠지요. 그래서인지 영화판 은 드라마 와 소설 이 적절하게 섞인 느낌이었습니다. 어색하게 섞이지 ..

Media/Movie, Drama 2010.02.22

고백 - 미나토 가나에

:: 고백 | 미나토 가나에 | 김선영 | 비채 바로 앞에 읽은 [용의자 X의 헌신]에 이어 미스터리를 계속 읽고 싶은 마음에 집어 들었다. "내 딸을 죽인 사람은 우리 반에 있습니다"라는 조금은 자극적인 문구에 혹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어쨌든 집어 들었고,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다. 너무 철저하게도 잘 쓴 미스터리. 속도감도 좋았고, 아무렇지도 않게 고백하듯이 쓰인 표현 방법도 좋았다. 1인칭으로 각종 사건들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독자는 여러 화자의 입장을 스스로 정리해야 한다. '철저하다'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너무나 정교하게 물려 돌아가기 때문. 하나의 사건을 둘러싼 개개인의 입장과 시선이 이렇게나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헌데 지하철에서 잠시 책장을 덮고..

Media/Books 2010.02.22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 양억관 | 현대문학 천재 수학자가 만들어 놓은 완벽한 알리바이. 그걸 풀어내려하는 천재 물리학자. 뭔가 설정이 좀 억지스러우면서도 자극적일 것 같은 광고 문구. 영화로도 제작됐고, 읽거나 본 사람들은 칭찬해 마지않는 내용. 좀 늦었지만 궁금했다. 어떤 소설인지. 어떤 스토리인지. 어찌보면 진부한 내용을 얼마나 깔끔하게 풀어냈을지. 그러다가 책 뒷면에 쓰인 어떤 블로거의 평. 정확하진 않지만 '이것은 미스터리의 탈을 쓴 위대한 러브 스토리다'. 아, 동감이다. 철저하고 완벽하게 미스터리의 탈을 쓰고 있지만 결론은 러브 스토리다 - 물론 그렇다고 연애 소설을 기대하고 책장을 펼쳐선 안된다. 미스터리를 읽고 눈물을 찔끔거릴 수 있다는 걸을 알았다. 영화가 궁금하다..

Media/Books 2010.02.19

2009 황순원 문학상 수상집 - 박민규 / 근처

:: 2009 황순원 문학상 수상집 - 박민규 / 근처 | 박민규 외 | 중앙북스 단편집. 그 중에서도 문학상 수상집은 책이 잘 읽히지 않을 때 좋은 선택이 되곤 했다. 최근 책이 잘 읽히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잠깐 템포를 가볍게 가져가 볼까 싶어서 고른 책. 하지만 의외의 수확이 있었다. 박민규의 글이 많이 차분하다는 느낌. 수록된 모든 단편들 보다 기억에 남는 건 은희경. . 아, 그녀에게도 이런 여고생같은 감수성이. 괜히 온몸이 간질거리는 기분이 드는 단편이었다. 배수아의 . 아직도 무슨 내용이었는지 모르겠다. 뭔가 차갑게 느껴지는 그녀의 이미지는 이제 저 유리 너머 멀리로 가버린 걸까. 김중혁의 . 복잡한 수식 같지만 City is skateboard. 라는 뜻. 발랄한 단편이었다. 생각보다 책..

Media/Books 2010.02.10

이천십년일월이십구일

과음을 하지 않았는데도 일주일동안 굳어있는 위. 좀처럼 뭔가를 소화시키지 못한다. 지난 주말의 과식이 원인인 듯. 하지만 특별히 신경써서 관리하지는 않는다. 덕분에 전날도 과식. 일찍 일어났지만 여기저기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어제보다 좀 차가워진 날씨에 목도리를 좀더 동여매고 버스 정류장으로. 좀 이른 출근 시간인데도 버스들의 배차 간격이 짧다. 두 대의 버스를 놓쳤지만 바로 다시 한 대가 도착, 여유있게 자리를 잡고 지하철 역까지.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에서는 Boys Like Girls의 Two is more than one이 무한 반복하고 있다. 최근 마음에 든 노래. 하지만 몇 번 연속으로 들으니 좀 지겨워져서 새로 구한 Owl City의 Ocean Eyes 앨범을 플레이한다. 아직 듣지 못한 앨범..

Litters 2010.01.29

무지개 - 요시모토 바나나

:: 무지개 | 요시모토 바나나 | 김난주 | 민음사 오랜만에 읽은 바나나의 글. 잊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차분하게 만들고 힘빠지게(?) 만드는 그녀의 어투를. 기억 저 속에서 꺼낸 것 같은 약간은 바랜 그녀의 글은 왠지 무기력했다. 여성스러움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은 어딘가가 비어있는 그녀의 글들을 단숨에 읽어내린 것은 중고로 구입한 이후 음악보다는 TV와 게임 음향을 주로 뱉어내던 5.1 채널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맥스웰의 음반 덕분이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맥주도 소주도 그 어떤 알콜도 없이 케이블 TV 채널을 돌리며 재방송을 전전하지 않고 현란한 하이킥을 날리는 언니의 액션 게임을 플레이하지도 않고 맥스웰의 음악을 틀고 이 책을 집어든 것은. 글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타이티에 홀로 여행을 ..

Media/Books 2010.01.25

오 해피데이 - 오쿠다 히데오

:: 오 해피데이 | 오쿠다 히데오 | 김난주 | 재인 야호! 이렇게까지 즐거운 책이 있었던가?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너무나 술술 빠르게 읽힌다. 게다가 나이 때문인지 적절한 공감까지. [공중 그네]를 비롯해 유쾌한 소설을 써오던 작가가 작정하고 가볍게 쓴 듯한 단편들. 신나고 즐겁고 가볍다. 그래서 유쾌하다. '오쿠다 히데오'스럽지 않다고도 얘기하지만, 이런 것이 그의 매력이지 않을까. 뭔가 특별한, 아니 사소한 일이 벌어지는 여섯 가정의 에피소드들. 집안 물건들을 인터넷 옥션에 내다 파는 데 푹 빠진 엄마. 별거가 시작됐지만 오히려 삶에 활력을 찾은 남편. 무례한 젊은 남자에게 색다른 매력을 느끼는 부인. 회사가 망해버렸지만 집안일에서 적성을 찾는 남편. 아내와 상의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일을 벌..

Media/Books 2010.01.18

타워 - 배명훈

:: 타워 | 배명훈 | 오멜라스 | 2009.06 잔뜩 주문을 넣은 책을 배송 받고 나서 빼먹은 책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바로 이 책이었다. 바로 추가로 주문을 넣었고,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일단은 SF 소설이라는 점에서 망설이기도 했지만, 네이버 문학에 실린 그의 단편인 을 읽어보고는 아, 뭔가 다르겠구나 싶었다. 이 책은 분명히 과학소설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 엄청나게 높은 '빈스토크'라는 빌딩을 무대로 한다. 하나의 빌딩이 그대로 하나의 국가인, '수평'보다는 '수직'의 개념이 중시되는 사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책의 말미에 소설가 이인화는 이 책에 대한 평가를 아래와 같이 내린다. 특히 사회적 과학소설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적절하게 이 ..

Media/Books 201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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