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 노지마 신지 연출 : 요시다 켄, 히라카와 유이치로, 나스다 준 출연 : 이치하라 하야토, 아야세 하루카, 카미키 류노스케... 본방송국 : TBS 제작년도 : 2005년 방송기간 : 2005.04.10 - 2005.06.26 방송시간 : 일요일 21:00-21:54 방송편수 : 11부작
드디어 다 본건가?
이 드라마에선 카미키 류노스케를 건졌다. 아. 어쩜 저리 귀여울 수 있을까. 해맑게 웃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귀여운 "아오~"라니. (절대 미소년을 좋아하거나 하는 이상한 취향이 아님을 밝힙니다. ㅡ,.ㅡa) 1993년생이면 내가 고3일 때 태어났단 말이군... 정말이지 첫사랑에 성공했으면 이만한 아들이 있었을 수도 있는... -0-
그리고 굳이 한 사람 더 꼽으라면 사와지리 에리카에게 살짝 호감. 또 <고교교사(1993년)>에서 청순미를 보여줬던 사쿠라이 사치코의 최근 모습을 볼 수 있는 재미(?)도 살짝. 여전히 청순하지만 세월은 못속이는 구려. _0_
그 외에도 너무나 많은 드라마와 영화로 특히 우리나라엔 엄청나게 많이 얼굴을 알린 아저씨, 다케나카 나오토의 얼굴도 보이고, <SUMMER SNOW>에서 귀머거리 연기가 일품이었던, 하지만 별로 호감가는 인상은 아닌 오구리 슌도 보인다. 그 외에도 귀여운 꼬마들이 대거 등장하는 재미가 있다.
에... 배우들 얘기는 이쯤에서 그만 하고, 전체적으로 짧게 요약하자면 "한적한 시골마을, 이런저런 일이 벌어지는 한 가족의 사는 얘기"다.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고, 다툼도 있고, 화해도 있다. 할아버지, 엄마, 아빠, 아들 둘, 딸 둘. 누가봐도 조용하기는 힘들 것 같은 대가족. 그리고 그 이웃들의 얘기.
이렇게 얘기하면 참 시시한 드라마다. 그래서 조금 다르게 얘기해보면.
주인공(또는 화자)인 호로는 국민학생(난 아직도 초등학생이라는 단어가 입에 착착 안붙는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 갓 태어나 의사가 엉덩이를 때릴 때 조차도. 호로의 꿈은 세상을 구하는 것. 마음 속 튼튼한 줄기를 가진
호로는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해'라는 마법을 걸어 위로한다. 그리고 함께 세상을 구할 6명의 친구를 찾아 무지개색 구슬을 나눠주어 '무지개 전사'를 만든다. 과연 호로는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이렇게 얘기하면 좀 더 솔깃해질 지 모르겠지만... 뭐 드라마의 내용을 100% 담고 있진 않다.
사실 이 드라마에 대한 설명은 '시시한 설명'이 더 맞겠다. 호로가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어린데도 불구하고 극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시시한 설명 - '시골 마을의 이런저런 얘기'가 절대 틀린 설명이 아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재밌었던 이유는 아마도 '노지마 신지'의 마법이 걸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 마법이 흑마법인지 백마법인지는 논외로 하고) 이 드라마에는 그의 특징이 묻어있다. 그다지 진하게 향기(또는 냄새)를 풍기고 있지는 않지만, 곳곳에서 평범하지 않은(같은 뜻의 단어가 '비범한'이던가?) 분위기를 만든다. 그것이 '시골 마을의 이런저런 얘기'를 훨씬 더 긴장감있고, 지켜 볼만한 것으로 만든다. 강간당하려는 여인이 나오고, 권투시합에서는 사람이 죽어나간다. 자신이 죽인 선수의 딸을 데리고 살면서, 그 자신은 기억을 잊어간다. 한 여인을 좋아하는 이복형제가 등장하고, 국회의원의 사생아도 출연한다. 한 남자는 이혼하고 자살을 시도한다.
아 그래서 흑마법인지 백마법인지는 논외로 하자는 거였다. 노지마 신지는 인간 내면의, 본연의 악함과 어두움을 끄집어내서 까발리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드라마가(또 이 드라마가) 어둡거나 우울한가? 라고 묻는다면 절대 그렇지는 않다(물론 모두 그렇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내 기억에도 <고교교사(1993년)>는 매우 어둡고 우울한, 도저히 TV에서 방영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드라마였으니까).
여하튼간 '이런저런' 과거를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이런저런' 방법으로 모여사는 조용한 시골마을. 거기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사건들을 따뜻하게 까발려놓고는 토닥토닥 마무리하는 드라마. 아마도 "호로"가 아니었다면 평이 그다지 좋을 수 없었던 드라마. 하지만 "호로" 덕분에 꽤나 좋았다고 생각되는 드라마. 꽝꽝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