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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가 괴로운 지 어떤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미녀를 보는 것은 즐겁다. 매우 유쾌하고 즐거운 영화. 오랜만에 딱 내 수준의, 내 취향의 영화다. 아마도 <어린 신부> 이후에 처음인 듯. 그러고보면 <어린 신부>의 서보은(문근영)과 <미녀는 괴로워>의 장한나(김아중)는 어떤 면에서 비슷하다. 한 쪽은 어린 나이에 신부가 되는 '어색한' 역할, 또 다른 한 쪽은 뚱뚱하고 못난 인생만을 살다가 갑자기 절세 미녀가 되어버려서 '어색한' 역할이다. 그러니까 연기가 어색한 것이 문제가 안된다. 어차피 '어색함'을 보여줘야하는 연기라 이거지. 그래서인지 김아중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잘해서 빛을 발하는 게 아니라 '어색한 오버 연기'가 딱 어울리는 역할이라는 뜻.
이런 영화에서 누가 연기를 잘했고, 누가 연기를 어색하게 했는 지는 전혀 중요하지가 않다. 그냥 한 마디로 재밌다. 재밌으면 된거다. 성형이 판치는 세태에 대한 비판이냐 성형에 대한 예찬이냐. 관객의 눈이 무서워서 감독이 할 말을 다 하지 못했느냐... 이런 거 전혀 안 중요하다. 할 말이 뭐였는 지, 잘 모르겠다. 관심도 없다. 보는 내내 즐거웠고, 감동에 눈물을 흘렸고, 노래를 (속으로) 따라 불렀다. 그거면 된거다.
2007년 1월 6일 16:25 CGV 용산
<어린 신부> 이후 최초로 내 취향에 딱 맞는 영화를 본 기념으로 김아중 사진이나 몇 장 올려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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