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월요일 아침부터

zzoos 2007. 4. 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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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수서역을 가던 길. 택시를 타자마자 우회전을 하는데 신호에 걸려서 잠시 대기. 헌데 어떤 아가씨(아줌마?)가 다짜고차 택시 문을 열더니 급하다며 합승을 하자고 한다. 기사 아저씨는 합승은 절대 안된다며 거부. 헌데 이 아가씨 막무가내로 급하단다. 잠깐 실랑이를 하더니 다짜고짜 택시에 타버린다.

이런 황당한 경우가.

합승은 물론 택시 기사와 합승하려는 손님과의 거래(?)이긴 하지만 먼저 타고 있는 승객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니던가! 세상에 뭐 이런 경우가 있어. 게다가 출근길에 택시를 탔다는 건 나도 급하다는 얘긴데, 실랑이 하느라고 버려진 내 시간은 어쩔꺼야?

이 아가씨 계속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한테는 내리기 직전에 딱 한마디. '뒤에 계신 분한테 정말 죄송해요' 라고 뒤통수가 얘기하더라. 이 아가씨야. 당신이 뺏은 건 내 시간이라구 내 시간!

어쨌든 아저씨가 미안했는지, 약간의 신호 위반과 함께 서둘러 주셔서 수서역에 도착한 건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었다. 헌데 내리려는 나에게 아저씨가 전화번호를 좀 달라고 한다. 이유는? 지나가던 다른 택시들이 합승 장면을 봤다면 신고를 한다는 거다. 아까 아가씨가 요금을 내고 내렸고, 나한테도 그 만큼의 요금을 제하고 받으면 합승이 아닌 거 아니냐, 그리고 자신은 절대 합승할 생각이 없었던 것을 보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혹시라도 신고를 당하면 정황 설명을 해달라는 거다.

이보세요! 저 지금 출근이 급해서 택시 탄 사람이거든요!!

후다닥 전화번호를 적어주고, 요금은 반만 내고 내렸다. 도대체 월요일 아침부터 왜 이래! 지하철에서 데파페페의 음악을 들었지만, 오늘따라 이상하게 고음이 튀어서 신경에 더 거슬리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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