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오후 9시. 신사동의 옐로우 쟈켓에서 윈터플레이의 첫 번째 앨범인 [Choco Snowball]의 쇼케이스가 있었습니다. 동호회 친구가 자리를 잡아놨으니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이리저리 사람을 모아서 대략 10여명이 단체로 관람을 갔습니다.
옐로우 자켓의 실내 모습입니다. 한쪽에선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옐로우 자켓은 신사동 가로수길 끄트머리에 있는 조그마한 재즈바입니다. 가끔 이런 라이브 공연도 하고, 벽에 가득 꽂혀있는 재즈 CD를 틀어주죠. 물론 신청곡도 받아 주십니다. 정말 편안한 기분으로 맥주나 양주를 마실 수 있어서 요즘 자주 찾는 곳 중에 하납니다.
아주 유명한 재즈 뮤지션들도 즐겨 찾는다고 합니다. 그건 아마 주인 아저씨(뭔가 이런 단어가 더 정감있지 않나요?)가 유명한 재즈 컬럼니스트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성함은 몰라요 ㅠㅠ).
저희는 옐로우 자켓의 한쪽에 있는 미니 바 전체를 전세냈습니다. 테이블 위에 가득한 맥주와 잭콕. 공연을 보면서 맥주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콧노래도 흥얼거리는 기분. 정말 짱입니다.
공연 중의 모습. 저희 자리가 특히 제자리가 바의 맨~~~ 구석이라서 이렇게 작게 보입니다. 렌즈가 광각이라 실제보다 더 멀게 느껴지는 것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이런 사진만 가지고는 '코 앞에서 라이브를 듣는 기분을 알아?'라고 자랑하기가 힘들지 않습니까?
그래서 사람들을 비집고 맨 앞으로 나갔습니다. 연주하시는 분들의 표정과 땀, 기타줄이 살짝살짝 미끄러지는 소리까지 스피커로 나오지 않는 소리까지 느껴집니다. 작은 무대에서의 라이브는 역시 이런 맛이 최고인 거죠. 딱 갖춰진, 멋진 음향을 느끼진 못하겠습니다만 오히려 서로의 땀냄새를 맡으며(정말로 냄새가 났다는 뜻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같이 호흡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연주 하시는 분들도 중간중간 맥주와 와인으로 목을 축이시고요.
본론에서 벗어나는 얘기이긴 합니다만, 이날 가장 놀랐던 순간은 바의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였습니다. 저희가 전세 낸 미니 바에 유복성씨가 앉아 계시는 겁니다!! 순간 자리에서 얼어 붙었지만, 괜히 서로 쑥스러울 것 같아서 모르는 척하고 친구한테 가서 '야! 저기 유복성씨가 계셔!!!'라고 작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고는 공연 내내 혹시 퍼커션 연주를 해주시진 않을까? 기대했죠. 아니나 다를까 앵콜곡에서 멋진 퍼커션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너무나 정열적인 모습이시죠? 음... 즈질 카메라 때문에 표정까지 생생하게 잡지 못한 건 아쉽습니다만, 이 사진은 이 사진대로 흥겨움이 넘치니 그것도 다행입니다.
이후 지인의 생일 파티가 근처에서 열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 결국 새벽까지 달리고 말았다는... 그런 슬픈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