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Night @ Podo Namu

역시 지난 달의 이야기. 지난 달 3월 28일 지인이 치킨에 맥주를 마시자고 해서 신사동 친킨 골목(이렇게 부르면 되나?)에서 치킨을 엄청 먹었습니다. 그러고나서 2차로 와인을 마시러 갔죠.

(치킨을 먹던 장면은 사진이 없습니다. 왜냐면 먹느라 바빴으니까요.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사진보다는 먹는 것이 먼저입니다. -0-)

2차로 간 곳은 한남동 리첸시아 옆의 포도나무입니다. 작고 아담하지만 친절하시고, 안주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도 꽤 많은 와인을 구비한 와인 리스트가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꾸려져 있다는 점이 매력이죠.

Two Hands Angel's Share Shiraz, 2006 (Mclaren Vale, Australia) (→)
Lou Dumont Cremant de Bourgogne N/V (France) (→)

두 병의 와인을 마셨습니다. 호주의 쉬라와 입가심으로 제가 좋아하는 루 두몽 클레망을 마셨습니다. 루 두몽은 사진을 못 찍었네요. 하지만 저의 숙달된 '스파클링 와인 따기'를 본 여러 분들께서 작은 박수를 보내주셨다는 후문....따위는 없습니다.

투 핸즈의 와인들은 언제 만나도 반갑습니다. 워낙 유명한 녀석들인데 제가 많이 못 마셔봤거든요. 이날 마셨던 엔젤 쉐어도 처음 마셔봤습니다. 엔젤 쉐어라는 말은 와인의 숙성 과정에서 쓰는 말이라고 합니다. 오크통에서 숙성을 하는 과정에서 와인의 맛이나 향은 조금씩 공기중으로 날아가게 마련인데요.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렇게 날아간 맛이나 향은 와인을 지켜주는 천사들에게 바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바로 그런 천사들의 몫을 엔젤 쉐어라고 부른다네요. 뭔가 낭만적인 얘기죠. (와인 뒷면에 쓰여있는 얘기입니다;;)

일단 이 녀석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네. 달았어요. 전 스위트(sweet)한 와인들을 싫어하거든요. 하지만 전체적인 구조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좀 천천히 마셨어요. 점점 단맛이 빠져나가더군요. 그리고 기분좋은 향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이제 다 피었나?' 싶었을 때 옆 자리의 형님께서 '아직 30분에서 1시간은 더 기다려봐라. 그 때가 절정이다'라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시간이 늦어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3차로 달리러 가실 때. 전 뿌리치고(?) 집으로 왔죠. 네. 뭔가 의지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