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삼 초등학교 앞의 더 라멘(The Ramen)입니다. 오픈한 지 한 달 정도 되었던가요? 회사에서 그다지 멀지 않아서 가끔 들르는 곳인데, 매번 카메라를 안 가져가서 사진을 못 올리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네요.
평소보다 사진 사이즈가 작아진 이유는 ISO 800으로 찍었더니 도저히 큰 사이즈로는 봐주기 힘들만큼의 노이즈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은 사진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네요.
실내는 아주 작습니다. 한꺼번에 스무 명 정도가 겨우 앉을 수 있을까 싶은 정도의 규모. 사진은 한쪽 벽에 장식된 사케 병 들입니다. 라면이 주력이긴 하지만 맥주, 사케도 판매하고 안주류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픈 키친. 말 그대로의 오픈 키친입니다. 주방 앞의 바에도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거기에 앉으면 주방에서 나누는 잡담까지도 빤히 다 들립니다. 청결함이야 당연히 신뢰할만한 수준이겠죠. 바에 앉으면 가끔은 주방과 너무 가까워서 뻘쭘하기도 합니다.
저녁에 들렀기 때문에 일단 맥주 한 잔 시켜놓습니다. 구석에 발렌타인이 보이는 건 무시해주세요;;
돈코츠 라멘이랑 차슈를 시켰습니다.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허겁지겁 먹어 치웠습니다. 다 먹고 나니까 사진을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라멘은 먹을만합니다. 사실 일본에 가본 적도 없고, 한국에서도 라멘집을 많이 가보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집이 과연 맛있는 집인가? 하는 점은 자신있게 평가 내리긴 힘듭니다만 돈코츠 라멘의 국물은 하카다 분코의 그것과 꽤나 흡사합니다. 하카다 분코가 조금 더 진한 편이긴 합니다. 면은 하카다 분코의 면이 더 제 취향입니다.
하지만 극찬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차슈입니다. 굉장히 부드럽고 잡냄새가 싹 빠진, 아주 수준급의 차슈입니다. 일본에서 오래 살다온 친구라던가, 지인들과 함께 가보면 차슈만큼은 일본에 내놔도 괜찮을 수준이라고 칭찬합니다.
이 날 함께 마신 친구가 이 집의 단골이라 원래는 안되는 것이겠지만 직접 가져간 발렌타인을 땄습니다. 사케잔을 직접 골라서 발렌타인을 마셨습니다.
고슬고슬하게 볶은 밥입니다. 메뉴의 이름은 까먹었어요. 평소보다 좀 더 볶았는지 너무 고슬고슬하게 되어버리긴 했지만 불맛도 잘 살아있고, 간도 적당하고 괜찮더군요. 다음에 다시 먹어봐야 겠습니다. 그 때도 너무 볶는지 확인을 해봐야 겠죠.
간장으로 간을 맞춘 닭 튀김. 역시 메뉴 이름은 까먹었습니다. 평범한 맛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원래는 1차를 마치고 근처에 있는 집으로 옮겨서 육회를 먹으려 했는데, 자리가 만원. 다행히도(?) 더 라멘에 손님이 별로 없어서 야외 테이블에 다시 자리를 잡고 주방장님까지 불러서 같이 육회와 소주를 마셨습니다.
서비스를 하나 내주시더군요. 이름도 맛도 재료도 기억이 안납니다. ㅠㅠ
어쨌거나 회사 근처에서 괜찮은 맛을 내는 라멘집이 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돈코츠 라멘의 국물이 가끔 생각날 때가 있거든요. 천천히 걸어서 갔더니 15분 정도 걸립니다. 손님만 많지 않다면 점심시간 동안 다녀올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