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꼬기가 먹고 싶어 친구들을 불러냈습니다. 와인 한 병씩 들고 오라고 했죠. 급하게 나오느라 다들 들고오지는 못했지만, 와인 3병과 소주를 마시면서 오랜만에 얘기를 나눌 수 있었네요. 바쁜 와중에 잠깐 들른 친구들에게 반가웠고 고맙다는 얘기를 전합니다.
1차는 선릉의 화로화에서, 2차는 그 근처의 만복 수산(한티역 근처에 2개가 있죠. 선릉에는 아마도 3번째 지점일 겁니다)에서. 그리고 3차는 마찬가지로 선릉 근처의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었네요. 오랜만에 건전한(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지 않은) 모임이었습니다.
와인은 3병을 마셨습니다. 첫 번째로 마신 것은 에라주리즈 멜롯. 고기 먹을 때 가장 자주 마시게 되는 녀석입니다.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데다가 고기와 잘 어울립니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데일리로 강추하는 녀석. 에라주리즈 까쇼보다 멜로가 개인적으로는 더 마음에 듭니다.
언젠가 에라주리즈 멜로 맥스 리제르바를 마신 적이 있었는데, 아주 괜찮은 와인이더군요. 칠레에서 주목해야하는 와인 메이커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 번째로 마신 것은 라로크(?). 등급 표시가 없는 걸로 봐서 뱅 드 따블 정도의 등급이 아닐까 싶습니다.빈티지가 안 쓰여 있는 걸로 봐서 여러 해에 걸쳐 수확한 포도들을 섞어서 만든 것 같고요. 과당처리를 한 듯 많이 텁텁한 단맛이 나고 솔직히 맛은 그닥 없었습니다. 같이 먹던 고기가 등심이었는데, 오히려 양념이 강한 양념 갈비나 돼지 갈비 같은 것과 마셨다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 번째는 샤토 베이슈빌의 세컨인 아미랄 드 베이슈빌. 역시 베이슈빌이라는 명성에 걸맞는군요. 확실히 밸런스가 좋습니다. 또 금방 따서 바로 마셔도 마시기 편안하네요. 적당히 숙성되어 마시기 좋은 빈티지였던 것도 한 몫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닫힌 것을 열기위해 기다렸던 베이슈빌보다 바로 따서 마셨던 이 녀석이 더 마음에 드네요. 요즘 세컨 와인에 관심이 자꾸 생깁니다. 저렴한 세컨들을 좀 찾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