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양평에 나들이 가서 마신 와인들입니다. 8명이 갔는데 8병이니 각 1병이군요. 와인을 모두 고르고, 싸게 준비해준 분에게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쎠~ 사진 올라갑니다.
Freixenet Cordon Negro Semi Sec, Nv (Spain, →) Penfolds Rawson's Retreat Chardonnay, 2003 (Australia, →) Columbia Crest Grand Estates Merlot, Columbia Valley 2001 (USA, →) Saltram Mamre Brook Cabernet Sauvignon, Barossa 2001 (Australia, →) Thorn Clarke Shortfire Shiraz, Barossa 2006 (Australia, →) Trapiche Oak Cask Malbec, Mendoza 2003 (Argentina, →) San Pedro Castillo de Molina Reserva Carmenere, Lontue Valley 2005 (Chile, →) Antinori Chianti Classico Peppoli, 2003 (Italy, →)
마실 순서대로 가지런히 정렬한 와인들입니다. 까바랑 화이트는 벌써 마셔버려서 빈 병이긴 하지만;;
프레시넷 코든 니그로.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처음 마셔봤습니다. 단 걸 별로 안 좋아해서요. 마셔보니 그리 많이 달지는 않네요. 트렁크에 얼음과 함께 넣어놨더니 칠링도 적당히 잘 됐습니다. 시원하고 상큼한 시작. 역시 시작은 스파클링입니다. 물론 끝을 스파클링으로 하는 것도 좋아하지만요.
펜폴즈 로손 리트릿 샤르도네. 빈티지가 자그마치 2003 입니다. 5년 묵힌 화이트네요. 잔에 따르니 색깔이 남다릅니다. 많이 숙성됐어요. 색이 아주 진합니다. 향은 마치 귀부와인처럼 올라오는데 맛은 좀 밍밍합니다. 시원한 맛과 특이한 향으로 마셨어요.
특이했던 색상. 그래서 사진도 찍어놨죠. 화이트 와인도 묵히니까 묵직해지는 군요. 하지만 저는 청량한 느낌을 좋아하거든요. 별로 추천할 맛은 아닙니다만,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이번에 마신 와인들은 하나같이 유명한 녀석들입니다. 이것은 마신 와인들 중 저한테는 베스트였던 콜럼비아 크레스트. 메를로의 부드러움에 미국 와인 특유의 단맛이 섞여서 따자마자 마시기 좋습니다. 점점 미국 와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엔 그런 단맛이 싫더니 말이죠. 빈티지도 자그마치 2001년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한 빈티지입니다.
역시나 유명한 살트렘 맘레 브룩. 호주의 유명 와이너리 중 하나죠. 빈티지가 좀 되서 그런지, 호주의 까쇼라서 그런지 거칠게 날뛰는 느낌은 없습니다. 편안하게 마실 수 있었어요.
요즘 주가가 한창 올라가고 있는(원래 올라가 있었나요?) 숏파이어. 역시 호주는 쉬라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고기랑 와인이랑 막 먹고, 마셨기 때문에 하나하나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와인들이 모두 너무 괜찮은 녀석들이었습니다. 편차가 좀 있어야 좋았다 나빴다 평을 할텐데 말이죠.
제가 자주 마시는 트라피체입니다. 아르헨티나하면 역시 말벡이죠. 트라피체 메를로를 자주 마시긴 합니다만 말벡도 역시 좋습니다.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와이너리.
몰리나. 이걸 처음 마셔본다고 하니 다들 놀라더군요. 아니 데일리 와인으로 이만한 게 어딨다고 이걸 처음 마셔? 마셔보니 맞더군요. 고기와 함께 마실 데일리로 이만한 녀석이 어딨겠습니까. 아니 이날 마셨던 와인들이 모두 마찬가지죠. 세심하게 와인을 고른 흔적이 역력합니다.
마지막 와인은 다른 것들보다 조금 가격대가 높은 안티노리 페폴리 키안티 클라시코입니다. 아, 하지만 이미 너무 쎈 애들한테 혀가 꺾여버렸나요? 산지오베제도 힘을 못씁니다. 앞선 녀석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애가 되어 버렸어요. 나빴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만 결국 베스트의 자리는 콜럼비아 크레스트에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이 포스팅은 나중에 '야외에서 바베큐할 건데 어떤 와인 사가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대답이 될만한 포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왠만한 경우에선 아주 적절한 리스트가 될 것 같아요. 아마도 제가 고른다면 스파클링엔 달지 않은 까바(몽블랑이나 뻬레 벤츄라 같은)로, 화이트엔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 같은 더 가볍고 청량한 애들로 바꾸긴 하겠습니다만(전적으로 취향의 문제이긴 하죠), 다른 녀석들은 바꿀 것이 없네요. 맛나게 마실 수 있었던 좋은 리스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