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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백영옥

zzoos 2008. 5. 22.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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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 백영옥 | 예담

커다란 광고 문구.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 수상작. 1억원이다 1억원. 드디어 문학상 상금(?)이 억대를 돌파했다. 그리고 꽤 오랜동안 교보문고 소설부문 베스트 셀러의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1쇄를 찍고 한 달만에 7쇄. 흥미가 생겼다. 아마 저런 '광고문구'가 아니었다면 '스타일'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집어들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작가는 패션지 기자를 지냈다고 한다. 주인공도 패션지 기자다. 피쳐팀에서 영화, 레스토랑 등의 기사를 쓰는. 패션잡지 그리고 기자라는 직업. 뭔가 대단히 화려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품뿐이고 얼마나 처절한 직업인가에 대해서 계속 얘기한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깊이 와닿지는 않는다. 비슷한 일을 해본 경험이 있기에 어느 정도의 공감은 할 수 있을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재밌었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표현처럼) 온스타일을 보는 기분이었다. 광고 가득한 패션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요새 읽을만한 소설 있어?'라고 물어본다면 추천해 줄만한 소설이다.

줄거리에 대해서는 생략하자. 직접 읽어보는 편이 훨씬 빠를 테니까. 문체도 시원시원하고 꽤나 빠르게 전개되는 소설이다. 중간중간 과거를 회상하거나 감상에 젖는 장면들이 템포를 늦추고 김을 빠지게 하지만 그런 부분이 없다면 철없는 30대의 일기장과 다름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감상들 조차도 지극히 요즘 사람들의 것이다.

어쩌면 나는 조금 보수적인 시각으로 이 소설을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주인공과 그리고 작가와 비슷한 연배이면서도 말이다. 1/3을 읽을 때까지 소설을 읽는 것인지 패션 잡지의 통통튀는 기사를 읽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그점이 바로 이 소설의 강점이다. 쉽게 읽히는 점. 어쩌면 그렇게 쉽고, 빠르고, 간결하게 그리고 가볍게 풀어가는 점이 바로 요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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