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뒤늦게 왔던 녀석들 두 명 중 한 명은 일이 있다고 꼭두 새벽에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멤버는 다섯 명이 됐죠. 차 두 대에 둘, 셋씩 나눠 타고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춘천을 향해 달렸습니다. 소양댐이나 중도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가려고 했지요. 강촌을 지나면서부터 제가 좋아하는 바로 그 길입니다. 그 즈음 핸들을 잡은 녀석이 한 마디 합니다. "우리 화천 갈까?" 그러면 나머지 녀석들은 별 생각없이 대답합니다. "콜~!" 우리들은 아주 즉흥적인 녀석들입니다. 어쩌면 맨 위에 올려둔 사진을 보고 화천 감성마을로 목적지가 바뀌었다는 걸 눈치챈 분들도 있겠네요.
강촌을 조금 지나니 화천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더군요. 그 길로 접어들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는 길이 너무 예뻤어요. 최고! 최고! 를 연발했습니다. 사실 춘천에 가면 중도 근처에 찾아놓은 드라이브 코스로 녀석들을 안내하려 했거든요. 거의 비슷한 수준의 멋진 드라이브 코스였습니다. 면허따면 꼭! 드라이브 나와봐야 겠어요. 정말 예쁜 길!
뒤쫓아오는 친구의 차. 길이 참 예뻐요.
길이 너무 예뻐서 중간에 차를 잠깐 세웠습니다. 강원도는 역시 산과 물이 가깝다는 점이 매력이죠. 산세도 멋지고요.
가는 길에 춘천댐을 지납니다. 달리면서 찰칵.
그렇게 한참을 달렸습니다. 고개도 많이 넘고, 군부대도 많이 지나가고. 꼬불꼬불 달려서 화천군 다목리의 감성마을까지 달렸습니다. 핸들 잡은 녀석 고향이 이쪽이더군요. 자기가 나온 초, 중, 고등학교를 다 보여줬습니다. 어쨌거나 감성마을은 지금 산책로 공사중입니다. 헌데 소설가 이외수님의 작업 공간에 왜 산책로를 내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예 관광지처럼 만들려는 걸까요
공사중인 길을 터벅터벅 올라갑니다. 그리 오래 걸리진 않더군요.
일단 집 앞에 깨끗한 물이 모였다 흘러가는 연못이 있고요.
그 옆에 소설가 이외수님의 작업 공간이 있습니다. 조병수씨가 디자인했다고 하더군요. 노출 콘크리트의 질감이 특이하길래 자세히 보니 깔끔하게 마무리를 안하고 일부러 거칠게 마무리를 했어요. 그리고 거푸집의 크기를 일부러 잘게해서 거친 질감을 더욱 살렸구요. 친구가 슬쩍 이외수 선생님 계시냐고 여쭤봤더니 주무신다고 그러더라는군요.
짚 앞에는 계곡이 흐르고 있습니다. 아주 맑고 시원한 계곡이었어요.
바로 발을 담그니 정말 시원하더군요.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발이 시렸습니다.
서로 눈싸움하는(?) 계현과 인수.
발 닦고 터덜터덜 내려오다가 계곡에서 또 한 컷.
차를 몰아 포천쪽으로 이동합니다. 이동을 지나고 광덕 계곡을 지나 광덕 고개에서 차를 세우고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위의 사진은 식당에서 내려본 광덕 계곡쪽 모습. 광덕 고개는 카라멜 고개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그 유래가 재밌는데요. 6.25 당시 미군 부대가 이 고개를 넘다가 너무 힘들어서 카라멜을 씹으면서 걸었다고 해서 카라멜 고개가 됐답니다. 또 다른 설로는 당시 그 부대의 장군 이름이 카라멜이었다고도 하네요. 어쨌든 정말 무시무시한 고갭니다. 악명높던(?) 고개들이 대부분 터널을 뚫어 다니기 편해졌잖아요. 헌데 이 동네는 아직 그대롭니다. 정말 오랜만에 멀미할만큼 고개를 지났네요.
식당에서 먹은 감자전. 찰진 식감은 좋았지만 전체적으로 조금은 심심한 맛이었습니다.
그리고 산채 비빔밥. 게눈 감추듯 뚝딱. 그도 그럴 것이 이 때의 시간이 오후 세시. 아침에 라면 한 젓가락 먹고 처음 먹는 음식다운 음식이었어요.
지나가다 꽃이 예쁘길래 한 컷.
그렇게 차를 몰아 이제 서울로 향합니다.
중간에 비가 살짝 내렸지만 금방 그치더군요. '주말에 비온다'는 예보가 있었던 것 같은데 비는 전혀 맞지 않았어요.
어쨌거나 그렇게 1박 2일의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펜션도 좋았고, 드라이브도 좋았고, 못가봤던 곳들을 다녀서 좋았습니다. 운전하면서 여기저기 가이드처럼 설명을 잘 해준 인수 덕분에 모르던 것들도 많이 알았어요. 군부대를 백 개쯤은 지나친 것 같습니다. 강원도에 군부대가 많긴 많네요.
녀석들은 2주 뒤에 래프팅에서 만나자면서 헤어졌습니다. 무서운 녀석들... 래프팅도 가야되고, 굴업도도 가야되고... 여행 계획으로 매 주말이 아주 바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