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HP의 새로운 컬러 레이저 프린터인 CP1215의
체험단으로 선정됐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배송이 좀 늦어져서 일정이 좀 바뀌긴 했습니다. 역시 1215명이나 되는 대규모
체험단을 관리하려니 일정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만큼 대규모 체험단이었으니 저도 선정될 수 있었겠지요.
ㅎㅎ
어쨌거나 체험단 활동의 막마지가 되어서야 리뷰를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회사일이 좀 바빴고, 몸도 좀
안좋았거든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CP1215의 리뷰를 시작해 볼까요? 그러고 보니 이런 리뷰... 참 오랜만입니다. 예전에는
하루에도 몇 개씩 리뷰 쓰고 그랬었는데요. 제품 사진도 오랜만에 찍어보니 어떤 각도로 찍어야 할 지 참 헷갈리기도 하고요. 잉크젯, 레이저,
스캐더, 디카, 소프트웨어 등의 리뷰를 본격적으로 쓸 때가 벌서 4~5년 전이니 그 사이에 얼마나 발전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HP에 올리는 걸 위주로 작성한 글이라 사진이나 스샷이 제 블로그의 사이즈에 맞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점 감안하시고 봐주시면 더욱 좋을 것 같네요.
- 간결함이 최고의 미덕! 초보자들을 위한 간단한
디자인
먼저 CP1215의 외관입니다. 특별한 모양이 없습니다. 깔끔함. 사실 버튼이 많으면 자세한 세팅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헷갈리지요. CP1215의 가격대를 생각해볼 때(인터넷 검색 결과 20만원대 중반의 가격을 형성하는 듯 했습니다)
전문가용이라기 보다는 사진도 찍고, 문서도 출력하는 SOHO나 가정용의 컬러 레이저라 보입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이나 외부 UI의 디자인은 간결한
것이 좋습니다.
< CP1215의 외관. 방바닥에 놓고 찍었더니 배경이 안습 ㅠㅠ
>
< 토너 카트리지 삽입부를 열어 본 모습. 블랙, 시안, 마젠타, 옐로우, 총
4개의 카트리지가 필요합니다. >
< 좀더 가까이에서 본 카트리지들의 모습입니다. 4개의 세트로 약 750 장
정도의 문서를 출력할 수 있다고 합니다. >
< 아래쪽의 용지 보관함에 용지를 넣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인 프린터와 같습니다.
>
< 전면 조작 패널. 왼쪽부터 카트리지 잔량 부족 표시 램프, 전원 램프, 용지
배송 버튼, 취소 버튼입니다. 아주 간결하고 알기 쉽습니다. >
- 애니메이션을 따라하는 간단한
설치
자, 그 다음으로 프린터를 설치해봤습니다. 설치용 CD를 넣으니 자동으로 실행되고, 애니메이션과 함께
설치 방법을 알려줍니다. '다음' 버튼을 누르면서 시키는대로 따라하면 아주 간단하게 설치가 끝납니다. 드라이버를 찾아서 제조사 선택하는 등의
귀찮은 작업은 전혀 없습니다.
- 프린터의 모든 정보는 여기에, HP
Toolbox
프린터의 설치가 끝난 다음 CP1215의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서 ToolBox를
실행해봤습니다. 참고로 ToolBox는 작업표시줄의 시계 옆에 있는 작은 아이콘들 중에 프린터 모양의 아이콘을 더블 클릭하면 가장 쉽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또는 시작 버튼을 눌러 HP 프로그램 그룹 안을 잘 살펴봐도 됩니다.
아주 자세한 내용을
ToolBox로 부터 알 수 있었습니다. 카트리지가 얼마나 남았는지, 남은 양으로 얼마나 되는 문서를 출력할 수 있는지 등의 내용부터 도움말까지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주 세부적인 설정을 건드릴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더군요. 솔직히 잘 모르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건드려볼 생각은
안했습니다(아마 대부분의 CP1215 사용자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게 되겠지요). 하지만 설정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지요. 주 타겟은 초보자들일지라도 전문가들이 사용하기에도 나쁘지 않은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카트리지별로 자세한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ToolBox >
< 그 외에도
아주 자세한 프린터 설정을 직접 세팅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
- 기대 이상의 출력 결과! 컬러 사진도 문제
없다.
자자, 언제까지 이런 딱딱한 얘기만 하고 있을 수는 없죠. 사실 프린터 본연의 임무는 역시
출력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사진을 얼마만큼이나 출력해 줄 것이냐 하는 점. 바로 Adobe Photoshop
Lightroom 2를 실행했습니다. 최근 사진 관련 작업은 모두 라이트룸에서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출력도 바로 같은 라이트룸에서 진행하게
될테니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는지 봐야하니까요.
최근에 찍은 사진 한 장을
골라서 프린트 메뉴를 불러왔습니다. 화면에 캡처가 되지는 않았지만 프린터 이름까지 제대로 다 잡아냈습니다. 처음은 일부러 필름으로 촬영하고 필름
스캔한 결과물을 불러봤습니다. 필름 입자 때문에 거칠게 출력이 될 텐데 얼마나 뭉개질지, 느낌이 어느 정도 살아날 지 궁금했거든요. 자, 아래에
원본과 결과물이 있습니다.
< 원본 - Lomo LC-A 와
필름으로 촬영후 필름 스캔, Adobe Photoshop Lightroom에서 보정 >
< 출력된
결과물 재촬영 >
단순히 비교하면 출력된 것이 좀 흐릿하고 컨트라스트도 부족해보입니다. 그리고 컬러
밸런스도 좀 달라졌다고 생각되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화면으로 보던 것보다 채도가 약간 부족하고, 컨트라스트(대비)가 살짝 죽긴 했지만
출력물이라는 생각을 해볼 때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결과물입니다. 단, 위의 결과물은 제대로된 조명환경이 아닌 곳에서 다시 디카로 촬영했기 때문에
실제의 결과물의 느낌과 완전히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겠지요.
실제로는 위의 재촬영본 보다 훨씬 나은 품질입니다. 컬러 레이저
프린터가 사진을 출력해봐야 얼마나 출력하겠어? 라고 생각했던 제 선입관을 바꾸는 정도였으니까요.
자, 그 다음 출력물은 아래에
있습니다.
< 원본 - Leica D-Lux
3로 RAW 촬영후 Adobe Photochop Lightroom 에서 보정 >
< 출력 결과물 재촬영
>
이것도 약간 어두워지고, 컨트라스트가 살짝 죽긴 했습니다. 아, 하지만 재촬영 사진 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출력물이라는 건 원래 제대로 된 조명에서 직접 눈으로 봐야 되는 거라 이렇게 사진만으로 설명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음은 흑백
이미지를 출력해봤습니다. 흑백으로도 많이 촬영하는 편이거든요.
< 원본 - Leica D-Lux 3
로 RAW 촬영후 Adobe Photoshop Lightroom에서 보정 >
< 출력물
재촬영 >
흑백에서도 콘트라스가 좀 빠지는 느낌은 있더군요. 하지만 디테일은 충분히 훌륭합니다. 다시
촬영하면서 컨트라스트가 더 빠져 보이지만 출력물은 저 정도의 느낌은 아닙니다.
다음 출력물은 아주 색상이 강렬하게 대비되고 있는
쨍~ 한 사진입니다.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 지 솔직히 좀 걱정을 하면서 출력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출력 용지를 잉크젯 전용지로 바꿔서 넣어
봤습니다. 용지 설명에 레이저 프린터에 써도 된다고 되어 있더군요. 100g/m 정도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주 고급 용지는
아니었어요.
< 원본 -
Leica D-Lux 3 로 RAW 촬영후 Adobe Photoshop Lightroom 에서 보정
>
< 출력물
재촬영 >
색온도 때문에 출력물과 출력물을 촬영한 것이 좀 다르게 보이는 것이
안타까운데요, 확실히 컬러 레이저 프린터도 용지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더군요. 그다지 좋지 않은 전용지였는데 결과물은 훨씬 나아졌습니다.
색상들의 선명도도 더 좋아졌고요. 왠지 전문가들만 만질 수 있을 것 같던 고급 옵션들을 만져보면 훨씬 괜찮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 간단한 설치, 수준급의 결과물, 쉬운
유지보수
컴퓨터 관련 제품을 살때 가장 고민하고, 망설이는 이유는 역시 가격이겠지요. 가격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망설이는 이유중 하나가 과연 내가 잘 설치하고, 고장없이 쓸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래서 주변에 '나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을
찾아서 부탁하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 사람을 호출합니다. 솔직히 저도 많이 당해본(?) 입장이기도 하고요.
글의 서두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HP의 컬러 레이저 프린터인 CP1215는 일단 설치가 쉽습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렇게 쉽게 설치되는 프린터를 본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사진, 문서, 웹페이지 등 다양한 색상이 섞인 데이터를 깔끔하게 출력합니다. 출력 속도도 꽤 큰
이미지 파일을 출력 버튼을 누르고나서 30초 내에 결과로 만들어 내더군요. 솔직히 전문가들이 쓰는 포토 잉크젯 프린터와 비교할 수 있는 출력
품질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비용과 출력 시간 등을 생각해볼 때 일반적인 가정에서 쓰이는 용도로는 더할나위 없이 매력적인 결과를
보여줍니다.
게다가 프린터를 설치할 때 함께 설치되는 HP Toolbox는 프린터의 유지보수를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는 툴입니다. 토너의 잔량을 알기 쉽게 보여주고, 토너가 떨어졌을 경우에 온라인 주문을 할 수 있는 버튼까지 달려있습니다(이
부분은 실제 주문까지 테스트해보진 못했습니다). 유지보수가 아주 쉽다는 얘기지요.
HP CP1215는 20만원대 중반의
가격(소비자가 기준이 아니라 인터넷 쇼핑몰 검색으로 찾아본 가격)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 이상을 보여주는 프린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컬러
출력이라면 역시 잉크젯이지'라고 생각하고 있던 저에게 이런 프린터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도 다행스럽네요.
모든
테스트가 끝나고 쌓여있는 출력물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책상 앞의 벽면이 허전하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벽에 덕지덕지 사진을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필름을 직접 인화한 사진까지 함께 붙여봤는데요. 노란 모터보트 사진과 직접 필름을 인화한 결과물을 비교해보시면 오히려 위의 출력물
재촬영 본들보다 출력 품질을 가늠하는 데 더 나은 샘플이 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