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s, Cameras

Nikon FE

zzoos 2008. 11. 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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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어 맨 처음 잡았던 카메라다. 1978년 모델인 Nikon FE의 블랙 모델. 아버지가 구입하셨을 당시(당시에는 신제품) Nikkor 50mm 1.4 렌즈 하나만 장착되어 있었지만 유명한 렌즈인 Nikkor 24mm 2.8을 구입했고, 그 이후에 다시 저가형 렌즈인 Nikon E 100mm 2.8을 구입해 24, 50, 100 mm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모터 드라이브인 MD-12도 구입했음은 물론이다. 아차, 애초에 아버지가 SB-15도 함께 구입하셨었니 이 정도면 200mm 이상의 망원이나 어안렌즈를 제외하고는 풀라인업을 구축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사실 Nikon E 100mm는 Nikkor 105mm Macro를 사기 전에 화각 연습을 위해 구입했으나 이후 경제적인 사정으로 꿈에 그리던 MF Nikkor 105 Macro는 구입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카메라로 참 많이도 찍었다. 여행을 다닐 때에도 함께였고, 주말이면 무조건 어깨에 걸고 다니던 카메라였다. 하지만 몇년 전 사진에 대한 관심이 좀 시들해지고 디지털 카메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장농 속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었는데, 최근 필름으로 찍는 것에 대한 향수와 관심이 다시 피어 오르면서 장농을 탈출, 어제는 급기야 친절하기로 소문난 테크노 마트의 니콘 A/S점에 방문 여기저기 점검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다시 써먹기 위함이었다.

렌즈를 모두 검사하시고, 작동되지 않던 MD-12를 고쳐주셨다. 그러고나서 Nikon FE의 노출계를 검사해 달라고 부탁드렸고, 기계 앞에서 계속 셔터를 누르시던 기사님. "노출계는 이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그럼 어디가 이상이 있는 거지? "셔터쪽에 문제가 좀 있습니다." 엥? 셔터에? "헌데... 이건 회로쪽 문제라서..." 회로? 뭔가 심각해 지는 건가? "노후된 장비기 때문에 수리는 불가능합니다." 크헉!

그래,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가끔 그랬다. 가끔 셔터가 열린채로 닫히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 셔터 다이얼을 M90(임시 기계식 셔터 1/90초)으로 돌리면 셔터가 닫혔고, 그 이후엔 다시 제대로 작동했었다. 그게 셔터 회로 문제구나. 모델명인 FE에서 E는 Electric에서 따온 이니셜이다. 기계식 셔터가 아니라 전자식/회로식 셔터를 쓰는 모델에 붙는 이니셜. 그런데 회로가 고장났고, 수리는 불가능. 이제 저런 증상이 더 심해지면 아예 돌아가신 것이라는 얘기.

"그럼 FM 시리즈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겠네요?" FM에서 M은 Mechanical의 M. 기계식 셔터이니 그런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질문. "네, 맞아요. 하지만 FM은 가끔 수리 들어오는 게 셔터막 주면에 때가 끼는 문제가 있어요. 그런 면에서 FM2가 현재 구할 수 있는 모델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혹시 노출계가 고장이 나더라도 셔터는 잘 고장나지 않고, 고장 나더라도 고칠 수 있어요."

그렇다. FM2의 중고가가 비싼 건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 '현재 구할 수 있는 니콘의 수동식 모델들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바디'인 것이다. 결국... 조만간 FM2를 하나 구입해야 겠다. 혹시 집에 굴러다니는, 안쓰는 FM2가 있으시다면 저에게 좀 파시지 않겠어요? (이 긴 글의 결론은 이것;;) 하지만 FM2를 쓰게 되더라도 두 개의 바늘을 겹쳐서 노출을 맞추는 FE의 노출계 표시 방식은 많이 그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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