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정리한 필름 스캔

여기저기 필름 쌓여 있던 것들을 최근 정리하고 있다. 서랍을 열 때마다 하나씩 튀어나오는 바람에 아직 모두 정리하지 못했다. 오늘은 하드에 쌓여있는 사진 정리하는 날로 정해놔서 지난 10월의 여행들을 정리하던 중, 10월에 현상/스캔한 사진들도 함께 정리했다. 그랬더니 엄청나게 오래 전에 찍은 사진들이 뭉텅이. 그래서 대방출해본다. 대부분(아마도 전부) Lomo LC-A로 찍은 사진들. 로모로 사진을 찍을 때는 아/무/런/생/각/이/없/어/지/기/때/문/에 사진들도 딱 그 모냥이다. 하지만 그래서 평소의 내 모습, 내 생각과는 다른 사진들이 잔뜩. 디카나 SLR로는 이런 사진... 절대 안나온다. 딱딱하고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내가 들더라도 이런 느낌을 가질 수 있게해주는 로모가 그래서 좋다.

이렇게 대방출해 놓으면 아무도 기억 못할테니 나중에 한 장씩 꺼내서 다른 글에 첨부할 거다. 혹시 그 때 보시더라도 '어라! 이건 옛날에 이미 써먹은 사진이잖아!'라고 하지 말아 주시길. 그리고 찍을 때 아무런 생각이 없었으니 보실 때에도 아무런 생각없이 봐주시길...

※ 사진의 EXIF 정보를 보여주는 플러그인을 설치했는데, 필름 스캔한 이미지들이라 필름 스캔한 날짜와 스캐너 기종이 EXIF 정보에 박혀있다. 촬영한 날짜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 아직 이거 수정하는 법을 모르겠네;;;

꽤 최근의 하늘. 아마 10월 영암 여행 중에 찍었을 듯.

이것도 마찬가지 하늘. 하지만 필름을 안 감고 뒷뚜껑을 열어버려서 빛이 들어가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나름 재밌는 효과.

이것도 영암 무화과 여행(조만간 정리해서 올릴, 이미 너무 늦어버린;;;)에서 찍은 사진. 프레임 밖으로 날뛰는 강아지 녀석.

도대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 어느 여름. 필리핀 세부에서.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다.

도대체 언제일까? 분명한 건 술에 취해 신사동 가로수길을 뛰놀다가 찍은 사진들이라는 것. 흔들리면 어떠랴, 초점이 안맞으면 어떠랴. 당시의 기분이 그대로 전해지는 이런 사진들이 훨씬 기분이 좋다.

아무리 생각해도 언제 찍었는지 도저히 기억 안나는 사진. 혹시 술먹고 밤새고 아침에 집에 들어가다가 찍은 걸까?

이 두 장도 영암 무화과 투어에서 찍은 사진인 듯. 이제 사진 정리가 다 끝났으니 글을 쓰는 일이 남았다. 대략 2~3편으로 올라올 듯. 이게 다 올라가야 일본 여행기도 올릴 수 있다. 아무래도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니까.

패닝을 설명하는 글에 예를 든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날. 그러니까 지난 달에 찍은 사진. 회전 목마를 사진으로 찍으면 왠지 모르게 아련하다. 뒷뚜껑을 '또' 열어버려서 빛이 들어갔지만, 덕분에 더욱 아련해져 버렸다.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올려버리는 셀프 샷 두 장. 욕하지는 마세요;;

기분이 나빴던 건 아닌데... 햇빛이 너무 따가웠던듯. 이 때 기분 좋았었는데...

이건 아무리 기분이 좋았다 하더라도 좀 과했네. 두 장의 셀프샷 모두 영암 무화과 투어에서 찍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