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블로거 투어의 주된 내용은 무화과 체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첫째 날은 주변 구경을 하고 둘째 날은 온전히 무화과 체험으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가장 기대했던 것도 바로 이 체험이었고요. 너무 열심히 체험하다보니 오히려 사진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날이 너무 화창해서 색온도 조절도 쉽지 않았기에 건진 사진도 많지 않고요. 그래도 분명한 건 무화과 체험은 재밌었고, 무화과는 정말 맛있었다는 겁니다.
일단 아침은 간단한(?) 백반으로 시작했습니다. 짱뚱어탕 전문점이었지만 짱뚱어탕은 점심 메뉴로 미뤄두고 된장국과 간단한 반찬들로 아침 식사를 했는데, 그 맛이 또 기가 막혔더랬습니다. 위의 사진은 저희가 아침 식사를 했던 식당입니다.
자, 그럼 또 출발해 볼까요? 강서 관광의 버스를 타고 출발합니다. 출발 전에 시간이 좀 있어서 한적하게 주변 산책을 좀 했지만, 실력이 미천하여 보여드릴만한 사진은 없네요.
먼저 들른 곳은 용당 농원입니다. 무화과를 재배하는 곳인데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라면 저희만을 위해서 따로 만든 프로그램이었을까요? 우리나라 무화과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영암에서 토종 품종(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무화과는 토종은 없고, 국내에 가장 먼저 도입된 품종)인 '봉래시'를 재배하는 몇 안되는 농원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용담 농원의 사장님께서 간단하게 무화과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 앞에 놓인 도구들은 잠시 뒤에 쓰이게 됩니다.
잠시 용당농원 광고도 좀 하고... 무화과도 주문할 수 있고, 무화과 액기스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무화과 액기스를 한 봉 주셔서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_+
'무화과 체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직접 무화과를 따는 것이었습니다. 용당 농원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도후인과 봉래시였는데, 도후인이 더 붉고 과실이 큽니다. 봉래시는 다 익어도 녹색을 띄고 살짝 벌어지기 때문에 눈으로 보기에는 별로 맛이 없어 보이지요. 하지만 실제 먹어보니 도후인보다 봉래시가 열 배는 더 맛있었습니다. 저는 결국 도후인을 버리고 봉래시를 잔뜩 수확하기로 결정.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 딱 먹기 좋은 시기가 된 봉래시 품종입니다. 아니 가운데 녀석은 너무 익어서 아예 다 벌어져 버렸군요. 저런 건 상자에 담지 않고 따서 바로 먹어버렸습니다.
제가 직접 수확한 봉래시 품종의 무화과들. 마지막에 사장님께 "저 이만하면 잘 땄나요?"라고 여쭤봤더니 "바로 출하해도 되겠네요. 정말 잘 골라서 잘 따셨네요."라고 칭찬 받았습니다. 비교해볼 사진은 없지만 도후인은 이렇게 담아두면 정말 때깔이 다릅니다. 봉래시가 좀더 맛없게 보이지요. 하지만 실제 먹어보면 못생긴 놈이 훨씬 맛이 좋습니다. 진짜로요.
요로코롬 플랭카드까지 걸어주시면서 환영해 주시더군요. 감격. 감격. 무화과 나무 아래에 깔려있는 검은 부직포들은 잡초를 방지하기 위한 겁니다. 그래도 잡초가 좀 있긴 해요. 그래서 잡초 제거 작업도 한참 하고 나왔습니다.
이건 단순하게 무화과의 껍질을 벗겨서 바로 냉동실에 얼린 무화과 셔벗입니다. 워낙 당도가 높아서 그대로 얼리기만 해도 충분히 맛이 좋습니다. 금세 하나 비워버렸죠.
무화과 비누를 만드시는 모습입니다. 모두 체험단 여러분들이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비누도 하나 얻어왔습니다.
사모님께서 무화과 잼을 만들고 계십니다. 요 잼이 또 별미더군요.
요로코롬 빵에 발라 먹으니 정말 맛있습니다.
파란 하늘 아래 넓적하게 햇빛을 받고 있는 무화과 나뭇잎.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던 것은 말린 무화과가 아닌 생 무화과를 처음 드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저는 어릴 적 외가에 커다란 무화과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무화과를 따먹곤 했었거든요. 오랜만에 어릴적 추억도 생각나는 여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농원에서 키우는 무화과 나무들은 키가 크지 않더라고요.
무화과도 먹고, 빵에 잼도 발라 먹고, 셔벗도 먹고, 무화과 액기스도 먹었는데 점심 식사를 하러 들렀습니다. 메뉴는 짱뚱어탕. 난생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습니다. 갯벌에서 팔딱팔딱 뛰어다니는 바로 그 녀석들을 추어탕처럼 갈아서 만든 탕이더라고요. 맛은? 물론 너무 맛있었죠. '도저히 못먹겠다'고 외치던 사람들도 모두 한 그릇 뚝딱.
식당 광고도 해야죠. 바로 이곳 경인 식당이었습니다. 맛있었어요.
요게 바로 짱뚱어. 참 못생겼어요. ㅎㅎㅎ
자,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삼호 농원입니다. 좀 전의 용당 농원보다 규모가 더 큰 것 같았어요. 그리고 아주 경치가 좋은 곳이 위치하고 있더군요. 위의 사진은 삼호 농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바라본 풍경입니다. 저~ 너머에 커다란 호수가 있어요.
삼호 농원의 풍경. 이 곳에서는 대부분 도후인 품종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나네 품종(새로운 이름이죠?)도 키우고 있었는데 사진은 잠시 뒤에.
삼호 농원의 사장님께서 열심히 설명해 주시고 계십니다.
그러나 전 사진 찍느라 바빴.....
저희에게 맛보라고 건네주신 무화과입니다. 오른쪽의 붉은 것들이 도후인, 왼쪽의 녹색이 바나네입니다. 바나네와 봉래시의 정확한 차이점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봉래시가 가장 못생긴 것 같습니다(봉래시는 용당 농원에서 제가 직접 땄던 것). 굳이 맛을 비교하자면 가장 맛있어 보이는 봉래시가 가장 당도가 떨어지고(바나네가 2배 이상의 당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봉래시가 가장 맛있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이죠. 바나네가 가장 맛있다고 하신 분들도 있고, 도후인이 깔끔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어쨌든 맛이 다 다르다는 거 +_+
무화과를 드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시는 동안 저는 잠깐 근처 산책. 농원 바로 앞에 황금 벌판이 펼쳐져 있더군요. 수확을 기다리고 있는 벼들.
황금 벌판과 파란 하늘. 짐작 하셨겠지만 이것도 Graduated Filter 효과 쓴 것 맞습니다. 온전하게 하늘만 찍으면 모를까 땅과 하늘을 같이 찍고 하늘 색을 제대로 다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하늘만 찍으면 전체 노출을 조절해서 하늘 색을 표현할 수 있지만요.
삼호 농원도 광고 해야죠. ^^ 백과 사전에서 무화과를 찾아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전남 영암에서 국내 무화과 생산량의 90%가 생산된다는 것 말이죠.
참, 무화과가 왜 무화과인 줄 아시나요? 무화과는 한문으로 無花果입니다.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는 과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말이라고 하네요. 꽃이 피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꽃이라고 합니다. 저~ 위에 너무 익어서 벌어진 무화과 사진을 보세요. 열매의 안쪽이 꽃처럼 화려하지 않나요? 그래서 영암 무화과의 브랜드도 '꽃을 품은 영암 무화과'인 것이죠. 삼호 농원의 사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무화과는 과일이 아니라 꽃 그 자체입니다'라고.
마지막으로 무화과 가공 공장을 견학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무화과잼 등 무화과를 원료로하는 가공 식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직 세워진지 얼마 되지 않아서 계속 증설하시는 중이라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깨끗한 내부와 자동 설비들. 더 많은 사진이 있지만 굳이 다 보여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바로 이런 잼을 만듭니다. 그리고 기념으로 저희에게도 하나씩 나눠주셨어요. ㅠㅠ 오늘의 수확. 무화과 1박스, 무화과 비누 1개, 무화과 잼 1통. 와우!!
그렇게 무화과 체험으로 하루가 흘러가고, 편안한 버스를 타고 버스 전용차로를 이용해 전혀 막히지 않고 서울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들렀던 전라 남도, 그리고 처음 가봤던 영암. 오랜만에 맛본 무화과. 제가 직접 수확한 무화과를 집에 가져왔더니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그렇게 좋아하시는 줄 알았더라면 좀 사드리기라도 할 것을... 이라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실천할지는 미지수;;
주말을 이용해 이렇게 전국 곳곳을 돌아다닐 기회가 생긴다는 게 참 다행스럽고, 즐겁고, 선물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어디를 가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어디가 됐건 열심히 보고, 맛있게 먹고, 부지런히 찍어서 이렇게 또 흔적도 남겨두고, 나중에 꺼내보면 추억도 살아나고. 그렇게 살아봐야 겠습니다. 어익후!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그럼 오늘도 다들 굳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