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3박 4일 여행에서 8G의 디카 메모리가 부족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찍어 댔더군요. 벌써 이 포스팅이 열한 번째 포스팅인걸 봐도 사진을 많이 찍긴 찍었나 봅니다. 이제부턴 사진이 좀 적습니다. 메모리가 꽉차서 예전에 찍었던 사진들 중에서 잘못 찍은 사진들을 지우면서 찍어야 했거든요. 로모로 찍은 사진들이 더 있긴 합니다만, 언제 현상할지 몰라요.
홋카이도로 열차 여행 가자~! #11 - 마지막 밤. 온천으로 피로 풀기~
우슈산에서 내려와 다시 택시 기사님을 만나고, 호텔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기사님의 성함은 모르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의 짧은 일어에도 친절하게 대답해주시고, 설명도 열심히 해주셨어요.
그리고 도야코 한테이 호텔에 체크인을 했습니다. 체크인 과정에 사소한 문제가 있었지만 로밍해간 핸드폰으로 JR 홋카이도측과 연락을 해서 쉽게 해결을 했어요. 저희가 묵게 된 방. 창밖의 풍경이 도야코가 아닌 것이 못내 아쉬운 방이었습니다. 도야코는 정말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경치였어요.
짐을 대충 풀어두고 바로 온천으로 올라갔습니다. 9층에 온천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욕실에 카메라를 가져갈 수는 없으니 사진은 없습니다. 왠지 느낌은 공중 목욕탕과 비슷하더군요. 하지만 창 밖으로 도야코가 보입니다. 경치 끝내줍니다. 따뜻한 물에 피로가 확 풀립니다. 그리고 실외탕도 있더라고요. 호텔 9층 실내가 아닌 실외에 있는 탕에서 도야코를 보면서 온천. 더 좋은 온천에 가보고 싶어 졌습니다.
온천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니 방 가운데의 테이블이 치워져 있고, 이불이 깔려 있더군요. 미리 웹검색을 해봤을 때 일본식 료칸에 가면 방을 비운 사이에 이불이 깔려 있는 걸 보고 놀라지 말라고 하던데 정말이네요. 그 외에도 몇 가지 온천식 료칸에서 주의하라는 점들을 읽었었는데... 명심하지 않고 있다가 엄청나게 깜짝 놀랄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창피해서 비밀로 할 건데요. 아휴. 정말 큰일 날 뻔 했어요.
일정은 모두 끝났고, 온천까지 했는데 저녁을 먹기까지 시간이 좀 남더군요. 그래서 동네 구경을 나가보기로 합니다. 위의 사진은 호텔 로비에 있던 평상. 저런 곳에서 술마시면 술맛 좀 나지 않을까요?
주류 전문점이 있길래 들어가 봅니다. 각종 사케와 소주들이 보이는군요. 위스키도 있고요. 오늘 밤에 마실 홋카이도산 와인을 하나 샀습니다.
조금 뒤에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근처에 이자카야를 발견하고는 들어갔습니다. 야키도리를 딱 두 꼬치 시켜두고 맥주를 한 잔씩 마셨습니다. 그리고 저녁 먹고 다시 오겠다고 인사를 드렸죠. 물론 식사하고 다시 갔습니다. 배가 터지는 것은 더 이상 문제되지 않았어요. -0-
이자카야의 문을 나서면서 한 컷. 도야코에서 G8 정상회담이 열렸던 모양입니다. 이자카야 메뉴에 정상회담 기념 메뉴가 있더라고요. 왜 드라마 같은 데 보면 자기 아들이 상 받았다고 특별 메뉴 내놓고 그러잖아요. 실제로 그런 메뉴들이 있나봐요.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저녁은 뷔페더군요. 일단 간단하게 담아왔습니다. 뷔페라는 것이 원래 그렇잖아요. 특별히 빠지는 음식도 없지만, 특별히 튀는 음식도 없는. 위에 담았던 것들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초밥으로도 먹었던 새우입니다. 세 접시? 네 접시? 저 새우만 잔뜩 담아서 먹었어요. 저 위의 소고기도 나쁘지 않았지만, 금방 배부를까바 별로 안먹었어요. ㅋㅋ
이 곳의 주된 메뉴는 이 나베 요리였습니다. 자기가 넣고 싶은 재료들을 넣어서 테이블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방식.
이렇게 뚜껑을 닫고 기다리면 야채에서 물이 생기면서 나베 요리가 됩니다.
사케를 하나 시켰습니다. 이 녀석 맛이 괜찮더군요.
아무래도 먼저번 나베에 양고기가 들어간 것 같아서 제가 직접 고른 재료들로 다시 담아왔습니다. 해물만 넣었어요.
오른쪽은 요리가 다 된 나베, 왼쪽은 아직 익고 있는 나베. 특별한 맛은 아니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올라가는 길에 자판기에서 하겐다즈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하나 샀습니다. 헌데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 스푼이 원래 들어있지 않았던가요? 스푼이 없어서 힘들게 아이스크림을 먹었어요(어떻게 먹었는지는 비밀).
방에서 하루 일과를 노트북에 정리하고(매일매일 밤마다 했던 작업입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실제 여행기를 쓰는 시점이 늦어질 걸 미리 예상했죠. 그래서 감상들을 미리미리 적어놨습니다), TV를 잠깐 보다가 다시 밖으로 나와 아까의 이자까야로 갔습니다. 위의 메뉴는 G8 정상회담 기념 메뉴 중의 하나인 꼬치 8종 모듬.
이자카야에서 마시다가 다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술기운도 좀 풀겸해서 온천탕에 다시 다녀왔어요.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아까 사둔 북해도산 포도로 만든 와인을 마셨습니다. 맛은 별로 없더군요.
아차! 제가 직접 만든 잔으로 마셔야죠. ㅋㅋ 제가 만든 잔으로 처음 마신 것은 북해도산 와인 되겠습니다.
홋카이도에서의 마지막 밤을 장식한 맥주들. 피곤해서 저는 와인만 마셨어요. 그리고 이불 속으로 쏙~ 잠들기 아쉬웠지만 몸은 잠을 원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