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일드를 안보고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봤던 것이 <체인지>니까 작년 3분기로군요. 그 이후 찔끔찔끔 보기는 했지만 영 관심이 안가서 일드에는 집중 안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최근 <신의 물방울>을 드라마로 한다길래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방영중인 1분기 드라마들을 확인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관심이 가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후지 TV 개국 50주년 기념 드라마라고 하는데 현재 3화까지 방영했어요(매주 화요일 10시). 오늘 퇴근하고 3화를 봐야되겠군요. 내용은 공소시효가 지난 미해결 살인사건에 대한 내용입니다. 관심을 가진 이유는 그 화려한 출연진 덕분입니다. 최근 이렇게 화려했던 캐스팅이 있나 싶을 정도예요. 먼저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에구치 요스케. 많은 사람들은 <하얀 거탑>에서의 그를 기억하겠지만 저는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에서의 카리스마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런치의 여왕>에서 순진하고 무뚝뚝했던 그도 기억하고 있죠. 그가 오랜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라서 일단 관심이 가더군요.
그리고 SMAP의 멤버인 이나가키 고로가 나옵니다. 다작을 하는 사람은 아니죠. SMAP 멤버들 중에서 가장 모범생처럼 생긴 멤버이기도 합니다. 뭐랄까 안정적인 연기랄까요. 굴곡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키무 타쿠처럼 흡입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저를 일드의 세계로 빠지게 했던 히로스에 료코도 등장하네요. 예쁘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지만 밝고 쾌활한 성격을 잘 연기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처음 봤던 일드가 <속도위반 결혼>이었어요.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일드는 <사랑따윈 필요없어, 여름>이었고요. 모두 료코가 나오는 드라마지요. 특히 <사랑따윈...>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둡고 까칠한 상속녀의 연기가 너무 좋았잖아요. 결혼과 이혼을 경험한 그녀의 연기는 이제 많이 성숙한 느낌입니다.
<힘내서 갑시다요>에서 제가 주목했던, 그리고 이제는 가장 유명한 여배우 중의 한 명이 되어버린 아이부 사키는 오히려 다른 배우들에 묻혀서 존재감이 미약할 정도예요. 아직 극의 초반이라 그녀의 역할이 다 드러나지 않은 걸까요? 아니면 후지 TV와의 계약을 채워야 되기 때문에 일단 출연하고 봐야되는 상황 같은 게 있는 걸까요? 주연급 배우가 이렇게 작은 배역이라는 게 좀 이해가 안 가긴합니다. 물론 아이부 사키가 주연급 배우냐는 이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이미 <절대 그이>로 확인 됐다고 생각이 드네요. 만화가 원작인 2부작 특집극 <해피>에서도 주인공이었죠. 잘 어울렸는데 말예요.
그 외 조연 한명 한명들도 모두 유명 배우입니다. 또한 극의 초반에 매우 빠른 스토리 전개로 사람을 확 잡아 끕니다. 이제 겨우 2화까지 봤을 뿐인데 꽤 많은 얘기가 진행됐고, 그 뒤가 너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분기 가장 기대하고 있는 드라마. 이러다가 결말이 흐지부지하면 마음이 확 상할 것 같은데요.
완결되지 않은 만화를 드라마로 만들면 결국 실망밖에 안할 것 같아서 안보려고 했는데요. 본 사람들 대부분이 미스 캐스팅 얘기를 하더라고요. 특히 토미네 잇세와 미야비의 대해서 불평하더군요. "나의 미야비를 돌려줘~"라고 외치는 분들도 계시고요.
토미네 잇세를 연기하는 타나베 세이이치는 그러고보면 존재감이 그리 큰 배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배용준을 모델로 그렸다는 토미네 잇세의 조각같은 얼굴과는 좀 거리가 멀죠. 하지만 제 생각엔 토미네 잇세의 느낌을 꽤나 잘 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토미네 잇세는 꽃미남보다는 칼같은 냉정함과 풍부한 지식을 가진 냉혈한의 느낌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그리고 말이 많이 나오는 미야비역의 나카 리이사. 그녀를 처음 봤던 드라마는 <81 다이버>였습니다. 좀 통통한 편이지만 귀여운 외모라고 할까요. 만화에서 미야비는 키도 크고 날씬하고 쭉쭉빵빵한 스타일인데요. 그건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미남, 미녀가 주인공인 거잖아요. 실제 만화에서도 미야비의 성격은 털털하고 덤벙거리는 스타일이예요. 드라마에서는 미녀의 이미지보다는 훨씬 덤벙거리는 털털녀쪽으로 성격을 잡고 가더군요. 그리고 그런 성격에 나카 리이사가 그리 큰 미스 캐스팅이라고 보이진 않습니다. 물론 만화에서의 미야비 외모와는 다르지만요.
오히려 칸자키 시즈쿠역의 카메나시 카즈야가 좀 안어울리는 느낌이랄까요? 외모는 비슷할지 모르겠는데, 시즈쿠의 그 엉뚱하고 천진난만하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도저히 보이지 않아요. <노부타를 프로듀스>에서도 그랬고, <고쿠센 2>에서도 그랬잖아요. 어딘가 어둡고 반항기가 가득한 얼굴이에요. 시즈쿠는 아픔도 가지고 있지만 천성적으로 밝은 사람인데 말이죠.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각본이 노지마 신지라는 거죠. 출연 배우가 누구던 봐야 되는 겁니다. 언제 노지마 신지가 실망시킨 적 있었냔 말이죠. 가장 최근작이었던 <장미가 없는 꽃집>도 얼마나 좋았냔 말이죠. 그러니 봐야되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등장인물을 보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치아키 선배를 연기했던 타마키 히로시가 메인이군요. 좀 일관된(일률적인) 연기를 보여주긴 하지만 꾸준히 주연을 맡고, 어느 정도 이상 성적을 보여주는 걸보면 착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군요.
그 외 마츠다 쇼타와 타니하라 쇼스케 외에는 잘 모르는 배우들이 많더군요. 주인공은 총 8명. 아무래도 커다란 스타를 쓰는 것보다는 고만고만한 배우들(마츠다 쵸타나 타마키 히로시를 '고만고만한'이라고 표현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이 서로를 누르지 않는 것이 더 나은 배치인 것 같기도 합니다.
간단한 내용은 뭔가 잘 풀려가지 않는 네 쌍의 커플이 서로 애인을 바꿔가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아보자는 얘기입니다. 어찌보면 뭔가 위험해 보이는 설정인데요. 노지마 신지는 아슬아슬한 수위를 왔다갔다 하는 것도 잘 하잖아요. 일단 믿고 따라가 보는 거죠.
아, 그러고보니 방영중인 드라마는 아니고 이미 완결된 드라마(작년 1분기) 중에 보고 있는 게 있습니다. 제목을 보고 웃으실지 모르겠지만 <네 자매 탐정단>이에요. 사실 이런 류의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그리고 대단히 재밌는 드라마도 아닙니다만, 혹시 로리 취향이냐는 말을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카호가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보는 거예요. 봐줘야 되죠. 아암. 아암. 우리 카혼데.
물론 그 외의 자매들도 개성있는 캐릭터와 예쁜(?) 외모들을 가지고 있어서 최소한 눈은 즐거운 드라마 되겠습니다. 이제 두 편만더 보면 완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