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포스팅이군요(외전을 포함하면 다섯 번째). 헌데 대표 사진은 모두 야경이네요. 다음 포스팅 부터는 낮 사진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모지코의 야경은 자꾸 올려도 될 만큼 볼만했어요. 너무 춥지만 않았다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4. 아듀 2008~! 헌데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서 나타난 거야?
점점 자정이 가까워 오기에 저희도 식당을 나섰습니다. 조금 전, 그러니까 식당을 찾아 헤맬 때만 해도 거리는 정말 한산했거든요. 속으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없는데 카운트 다운이 재밌을 리가 있어? 보신각을 생각해봐. 사람이 정말 많잖아. 서울은 한 나라의 수도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 지방에 갔을 때에도 이렇게 사람이 없진 않더라. 오늘 완전 시시한 거 아냐?' 뭐 이런 걱정 말이죠.
하지만 식당 밖으로 나와서 그런 걱정은 싹 사라졌습니다.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도대체 다들 어디에 있다가 나타나는 거야?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지코 역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믿어지지 않는 인파. 아직 일본의 대도시에 가보지 못해서 그런 거겠지요? 어쨌든 일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건 처음 봤습니다.
역 앞 광장을 꽉 메운 인파.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더라고요.
어디로 고개를 돌려도 사람들, 사람들. 정말 궁금합니다. 다들 집에 있다가 나온 건가? 식당도 싹 문 닫았던데?
아까 준비가 분주하던 곳에는 이미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이런저런 음식들을 파는 곳이었어요. 결국 우리도 카레빵을 하나 사먹었지요.
심지어 음식이 금방 다 떨어지기까지 하더군요. 사람도 많고, 다들 바쁘고, 분위기는 완전 시끌벅적.
이건 찌롸니 형님이 찍어주신 사진. 제 손에 들고 있는 건 천사의 날개를 달고 있는 샴페인입니다. 잠시 후 자정이 되면 터트리려고 준비한 것이죠. 이 시간을 위해 샴페인 잔도 준비했는 걸요. 하지만 샴페인의 정확한 이름을 잊어버렸네요. 건배하고 마시는 데 바빠서 사진을 제대로 찍어두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샴페인도 맛있었겠지만, 주위의 분위기때문에 더욱 흥겹고 달콤했었다고 기억합니다.
자정이 되고, 샴페인을 터뜨리고, 건배를 합니다. 아듀 2008~!! 드디어 2009년! 한 살 또 먹는 구나!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지코 역사 뒤쪽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새로 다가오는 한 해에 샴페인을 기울여 봅니다.
식당을 찾으면서, 저녁을 먹으면서,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면서 열심히 외웠던 말을 외쳐봅니다.
내 말을 알아 들었는지 더욱 커지는 불꽃. 하지만 그리 길진 않더라고요. 금방 끝나버린 불꽃 놀이. 사람들이 아쉬워 했습니다. 지금 보니 사진이 다 흔들려 버려서 저는 더욱 아쉽네요.
그리고 무대에 나타난 중년 아저씨 밴드! 음악은 올드 팝들. 신나게 흔들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샴페인을 마시고, 카레빵을 먹고, 서로 새해 인사를 나눴습니다.
신나는 연주! 날이 추워 손이 좀 굳으신 것 같았지만 연주자도 듣는 우리들도 모두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한켠에서는 종을 치는 행사를 하더군요. 일본에는 이런 풍습이 있나봐요? 굉장히 길게 줄이 늘어서 있더라고요. 저렇게 종 아래에 서서 종을 한 번 치고, 사진을 찍더라고요.
한번 해보고 싶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못했습니다. 막차가 끊기기 전에는 호텔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불꽃놀이가 끝나고 나니까 순식간에 빠져나간 사람들. 나타날 때에도 순식간이더니 사라질 때에도 순식간입니다.
요렇게 맥주랑 타코야키를 파는 곳도 있었습니다. 시간 여유만 있었다면 마구마구 먹어버렸을텐데 말이죠.
연주에 흠뻑 빠져 있던 기타리스트와 드러머 아저씨. 특히 드러머 아저씨는 긴 백발을 뒤로 질끈 묶으신 게 참 멋지셨습니다.
이 분들 덕분에 즐거웠던 시간. 기차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 서둘러 역으로 향합니다. 흥이 넘치는 기타리스트 아저씨의 표정과 카리스마 있던 드러머 아저씨의 표정이 아직도 떠오르는 듯합니다.
바로 이 티켓이 12월 31일 밤부터 1월 1일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프리 패스입니다. 새해 아침에 집에도 내려가야되고, 신사에도 가야되고 하기 때문에 발매하는 특별 패스라고 하네요. 가격도 더 저렴한 2,000엔. 왜 아까 2,700엔 낭비했다고 했는지 아시겠죠? 이 표 하나로 내일까지 JR은 공짜입니다. 우하하하하!
프리 패스로 JR을 타고 호텔로 돌아와서 맥주를 한 캔씩 마시면서 아까의 흥분을 얘기합니다. 저는 매실주 하나와 에비수 하나를 마셨어요.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하루의 메모를 정리하는데 TV에서 10th DCTV-LIVE 2008-2009라는 프로를 하더라고요. 거기에 동방신기가 나오더군요. 뭔가... 신기한 기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