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09년의 첫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호텔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일출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호텔측에 미리 양해도 구해놨지만 전날의 피곤함과 긴장 그리고 음주 덕분에 늦잠. 일출이 한참 지난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어쨌든 오늘의 일정은 하카다와 텐진입니다. 아무래도 부근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지요.
#5 일본의 새해 맞이는 신사에서
아침 일찍(?) 일어나 로비에서 모닝 커피를 마시고(무료예요), 호텔 앞에서 담배를 한 대 피우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호텔은 아주 한적한 곳이예요. 고쿠라역에서 좀 걸어야 되기는 하지만 바로 앞에 바다도 보이고요.
다들 모여서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겨우 2박 3일의 일정이잖아요. 게다가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구요! 어제 끊어둔 프리 패스를 이용해서 JR 하카다 역으로 갑니다. 한 시간 반? 두 시간? 그리 짧지는 않은 시간을 달렸습니다. 그리고 하카다 역에서 하차.
사진을 뒤져보니 하카다 역을 제대로 찍은 사진이 없더군요. 하카다 역은 현재 공사중이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찍을 장면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좀 찍어둘 걸 싶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새해 아침에 신사를 들른다고 합니다. 하카다에는 다른 유명한 신사들도 있지만 저희의 동선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는 스미요시 신사(住吉神社)에 들렀습니다. 한문을 그대로 읽으면 주길 신사로군요. 근처의 지명이 주길입니다. 우리나라 식으로 하면 주길동이네요. -0-
지도상으로 보면 JR 하카다 역과 캐널 시티(Canal City)의 가운데에서 좀 아래쪽에 있습니다. 신사 이후의 일정이 캐널 시티이기에 가는 길에 들른 거죠. 지도로 본 규모는 결코 작은 규모의 신사는 아니예요.
스미요시 신사에서는 스미요시 대신을 모시는데 개운, 방재, 교통 안전의 신으로 섬겨진다고 합니다. 신사의 규모가 꽤 크다보니 산책을 하기에도 좋더라고요.
여긴 또 뭔가 다른 이름으로 적혀 있는데, 아무리 검색을 해봐도 스미요시 신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찾기가 좀 힘드네요. 일어를 할 줄 알면 더 많은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스미요시 대신은 아니겠죠? ㅎㅎ 귀여운 얼굴입니다. 에비수 맥주에 그려진 포동 아저씨처럼 손에 고기도 쥐고 있어요.
뭔가 표지판인데, 교통 안전, 가내 안전 등 뭔가 바라는 것을 비는 방법을 적어 놓은 듯 합니다.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비는 방법도 달라지나봐요.
나중에 다른 신사에도 가봤는데요, 거기에도 비슷한 것이 있더군요. 뭔가 기념품(?) 같은 것을 파는 건가요?
다들 여기서 절을 한 번씩 하더라고요. 꽤 멋스러운 처마가 보입니다. 일본의 고건축을 보면 저런 식의 처마들이 보이더라고요. 확실히 우리네 그것과는 다른 맛입니다. 역시 고건축은 우리 것이 더 단아한 느낌이죠. 일본 것은 좀더 힘이 느껴진다고 할까요? 선이 좀 굵어요. 아, 그러고보니 우리 건축 중에도 고구려 건물들은 훨씬 힘이 느껴지는 웅장한 느낌이긴 하네요.
아, 지금 생각해도 아주 아쉬운 점 한 가지. 노란 모자와 함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는 저 아가씨 말인데요. 정말 예쁜 아가씨였어요.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양해를 구하고 좀 클로즈 업해서 찍어봤어야 하는 건데. 정말 아깝습니다(뭐가???).
안내도가 귀여운 느낌이에요. 정확하진 않지만 원근법도 지키려 하는 군요.
가장 사람이 많은 곳으로 들어가기 직전입니다. 저 문 안으로 들어가니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있더라고요. 눈이 오다가 말다가 해서 바닥이 좀 질척한 것이 흠.
아마도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스미요시 대신을 모시는 곳이 아닌가 싶네요. 가장 큰 건물이었고, 가장 안쪽에 있는 건물이었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건물인 걸로 봐서요. 그나저나 사람들 참 많습니다.
그 옆에는 이렇게 소원을 달아 두는 곳이 있더군요. 모두 하나씩 달아 두더라고요. 아니 어쩌면 소원을 달아두는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소원을 적어서 달진 않았어요.
앞에 이렇게 운세가 적혀있는 종이를 사는 곳이 있습니다. 무인 판매 시스템. 한 장에 오십 엔입니다. 저는 백 엔을 넣고 두 개를 뽑았습니다.
나중에 해석을 해보려고 이렇게 내용도 촬영을 해놨지요. 빨간 건 애정운이랍니다. 애정 운이 중길이네요. 심지어 왼편의 총운은 말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 대길이던데. 그래도 흉이 아니니 다행인 건가요.
제가 뽑은 점괘를 이렇게 끈에 매달아 두었습니다. 아, 물론 위의 사진은 제 손도 아니고 제 점괘도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 제것도 매달아 두었다는 얘기. 손은 일행 분께 부탁해서 설정했지요. 찬조 출연 감사. ^^
설정샷? 아니 설정은 아니고 반대편에서 눈치 채지 못했을 때 찍은 것일 거예요.
가족끼리(?) 단체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안보이네요;;
신사의 곳곳을 둘러 봤습니다. 여기도 누군가를 모시는 것 같은 느낌이지요.
이렇게 하나의 신사 안에도 여러 개의 사당이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물론 설명을 들은 것도 아니고, 글을 읽을 줄 아는 것도 아니라서 모두 짐작일 뿐;;
어떤 건물 앞에서 발견한 신발. 독특한 모양이네요.
순서 상으로 더 먼저 찍었어야 하는 장면입니다. 신사 구경을 마치고 나오면서 찍은 컷인데요. 신사에 들어가기 전에 손을 씻는 곳이랍니다. 전 나오면서 씻었어요.
우리네 사찰에는 사천왕상을 모시는 곳을 지나가면서 악귀를 쫓아내고 경건한 마음으로 들어가잖아요. 그런 비슷한 의식이겠죠? 헌데 이네들은 스스로 직접 손을 씻는 점이 다른 점이라고 봐도 될까요?
입구 쪽에는 이렇게 포장마차(?)들도 많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먹거리를 팔고 있더라고요.
일행분께서 사주신 찹쌀떡! 아~ 쫀득함이 예술입니다. 달지 않은 앙꼬도 좋고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찹쌀떡과 다른 점은 사진에도 보이듯이 직접 구운 것이라는 점.
난생 처음 먹어본 타코 야키. 하필이면 처음 먹는 것을 일본에서 먹었답니까. 나중에 귀국해서 먹어봤는데, 맛이 전혀 다르더군요. 나중에 언젠가 오사카에 가게 되면 꼭! 유명한 집에 가서 먹어봐야 겠습니다. 정말 반했어요. 타코야키!! 아마 일행들이 산 타코야키의 대부분을 제가 먹은 듯.
이것도 운세를 보는 겁니다. 헌데 자신의 생일에 맞춰서 뽑아갈 수 있더군요. 무인 판매 방식이길래 하나 슬쩍 집어 오려다가 양심에 가책을 느껴 그냥 돌아섰습니다.
사실 저는 새해 아침(1월 1일 보다는 설날 아침이겠죠)이 되면 간단하게 차례를 지내고는 다시 집에 누워서 TV를 보는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은 가까운 친지분들에게 인사를 다니시겠죠?
일본에서는 아마도 가족끼리 신사를 방문하나 봅니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곳곳에 신사가 많다는 걸 느꼈는데요. 새해 아침 집 근처의 신사에 들러 가족끼리 새해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는 것. 그리 나빠 보이지 않네요. 물론 그들이 모시는 많은 신들 중에서 우리에게는 별로 탐탁치 않은 신들도 있으니
그런 점은 좀 인상이 찌푸려 지지만 말이죠.
그래도 가족들이 모여서 함께 가까운 곳으로 나서는 모습들은 좋아 보입니다. 같이 군것질 거리도 사 먹으면서 말이죠. 아, 타코야키 또 생각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