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처음 가보는 식당에 들르면 가끔 사진을 찍어둡니다. 혹시라도 마음에 들면 블로그에 올려볼까 싶어서요. 헌데 한 번도 올린 식당이 없네요. 다들 그냥 그랬거든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우연히 들른 둔촌 시장 입구의 고기집입니다. 이름은 배꼽집. 둔촌 시장에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제주 아줌마집이 있는 곳이죠. 정확하게 어디를 입구라고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둔촌역 3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뒤를 돌아 첫번째 골목에서 좌회전하면 시장 입구. 바로 왼편에 배꼽집이 있어요.
집에서 택시타고 갈 때에는 올림픽 공원역에서 둔촌역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보성 중고등학교 있는 사거리 지나서 두 번째 건널목(둔촌 종합 상가 바로 앞 건널목 지난 다음 건널목)에 내려서 건널목을 건넙니다. 길따라 왼쪽으로 계속 올라가면 4번 출구를 지나서 3번 출구가 보이는데, 거기서 우회전 하면 시장 입구.
자, 먼저 가격표를 보면 등심 100g에 1.2만원. 꽃등심 150g에 2.3만원. 1인분(?) 양이 서로 다르니 300g으로 통일해서 계산해보면 등심은 300g에 3.6만원. 꽃등심은 300g에 4.3만원. 둘다 매우 저렴한 가격이에요. 왠만한 정육식당의 가격으로 계산해봐도 너무 싼 가격. 게다가 꽃등심이 등심보다 별로 안 비싸요! 이 계산을 왜 이제야 해봤을꼬. 지난 번에 갔을 때 조금 싸게 먹겠다고 그냥 등심 먹은 게 후회되네요.
특이하게 기본찬으로 간과 천엽이 나옵니다. 신선한 편. 찬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맛있고 깔끔한 편들인데, 내 입맛이 워낙 싱거운 걸 좋아하다보니 살짝 간이 느껴집니다.
크고, 질 좋은 참숯을 잔뜩 넣은 화로는 아니지만(화로의 크기가 보기보다 좀 작아요), 조개탄이나 가스불이 아니라 숯인데다가 구리 불판. 요런 것들이 고기집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준!
200g 밖에 안시켜서 등심은 좀 조각나있긴 하지만, 저 마블링은 흡사 꽃등심의 비쥬얼 +_+ 겨우 1.2만원인데! 보기에만 좋고 먹어보면 질긴 등심들도 가끔 만나게 되기 때문에 먹어보기 전까지는 안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니 아니 왠걸? 훌륭합니다.
물론 1인분에 4만원, 5만원하는 것들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요.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훌륭합니다. 가격대비 성능을 따진다면 최고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 강남의 유명 정육 식당에서 150g에 3만원이 넘는 가격을 주고 먹던 녀석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등심 200g을 먹고 난 다음 추가로 특미육 200g 추가했습니다. 이건 100g에 0.9만원!! 특히 오른쪽 위에 마블링 좋은 부위가 맛있더군요.
아저씨가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에서 조금 찾아보니 한우 1+ 이상만 쓰신다는 것 같은데, 사실 전 등급 같은 건 잘 모르겠고요. 어쨌든 가격 훌륭하고 맛도 좋습니다.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 같은 집입니다. 우럭찜과 갈치 구이가 먹고 싶으면 제주 아줌마 집으로, 고기가 먹고 싶으면 배꼽집으로 가면 되겠지요. 그리고 2차는 다트 던지러 J&J로 가는 코스가 완성된 겁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