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2009년 6월 1일

zzoos 2009. 6. 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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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달력을 뒤져보니 2006년 6월 1일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입사일입니다. 정확하게 3년이 흘렀네요. 수서에서 양재동으로 지금은 역삼동. 이사도 몇 번 했고(그 때마다 랜선은 왜 내가 깔아야 되냐고요. 전산 관력 학과 나온 애들은 다 뭐하고!), 이런 저런 일들도 많았습니다. 어떻게 저떻게 만 3년이 흘러갔네요. 그러고보면 한 회사에서 만 3년을 보낸 적은 처음입니다.
솔직히 이렇게 오래 다니게 될 지 몰랐습니다. 게임 기획이라. 전공과 관련도 없을 뿐더러(그렇다고 그전에 하던 일이 전공과 관련이 있지도 않았지만), 나이 서른이 넘어서 새로운 분야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것도 모험이었고, 아직도 전에 하던 일에 미련이 남아 있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흘러흘러 3년이 지나고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직도 제가 이 일을 잘해나가고 있는 건지, 소질이나 재능이 있는 건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자로 인사 발령이 났어요. 이젠 제가 기획팀장이 되어버렸네요. 이젠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디까지 가게 될 지. 미련이 남아 있는 그 일은 쭉 버려둬야 할 지...
그리고 제 꿈은 언제 이뤄질까요. 저의 꿈은 카메라 들고 여행다니는 한량입니다.

#2
어제 홍대에 있는 A-Flight에서 오픈 기념 하우스 토너먼트가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참가해보는 하우스 다트 토너먼트였어요. 나중에 좀 큰 대회도 나가보고 싶어서, 대회 분위기라는 걸 느껴보려고 참가했습니다. 레이팅 2로 신고하고 참가했더니 저는 A 이상 던지는 분과 팀이 짜지더군요. 저랑 팀이셨던 분은 매우 잘던지는 분이셨습니다.
첫 번째 경기에서 1 Leg 501 게임을 시작하는데, 저희가 선을 잡았는데 그분이 불을 못 던지신 겁니다. 아앗! 그리고 상대편 퍼스트는 로우 톤. 전세가 기우는 건가? 싶었는데 제가 (미쳤나봐요!) 로우 톤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상대방은 멘탈이 흔들린 것 같아요. '아니, 세컨이 로우톤을 던지면 어쩌자는 건가' 뭐 이런 기분이었겠죠. 결국은 쉽게 이겼습니다.
두 번째 판에서는 상대팀은 누가 세컨인지 모를 정도로 실력이 두 분 다 좋으시더군요. 헌데 우리팀 퍼스트가 드디어 본 실력을 보여주시더라고요. 햇 트릭에 쓰리 인 어 베드까지. 전 거의 아무것도 안하고 이겼습니다. 아, 3 Leg 501 게임에서 우리가 뒤지고 있었는데, 딱 적절한 시점에 제가 불을 하나 넣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긴 했군요.
이렇게 두 게임을 이기고 나니까 어느덧 8강 진출! 세 번째 게임은 아뿔싸 너무 강자와 붙었습니다. 지난 POT에서 개인전 3위를 기록했던 닌베상. 정말 잘 던지시데요. 제가 평소만큼만 던졌어도 이길 수 있었을텐데(닌베상과 팀을 이룬 분은 레이팅 1의 여성분), 정말 아쉽게 졌습니다.
경기 자체는 재밌는데, 경기와 경기 사이가 너무 오래 걸리더라고요. 참가자들이 많은 데다가 데스 매치가 아니라 더블 엘리미네이션(2번 질 때까지는 탈락하지 않고 패자 부활전이 계속 이어짐)이라서 경기 수도 많고요.
다음엔 좀더 작은 규모의 하우스 토너먼트에 나가볼까 생각 중입니다. 물론 그 전에 연습을 좀더 해야겠지요.

#3
그 동안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았던 건 '사진을 정리하지 않아서'입니다. 지난 몇 번의 여행 사진들을 하나도 정리하지 않았어요. 헌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 블로그가 무슨 갤러리도 아니고 만날 사진만 올리는 곳은 아니잖아요. 예전 글들을 보면 이런저런 잡생각들이나 잡담들도 참 많았는데, 요즘엔 여행기나 와인 마신 얘기 아니면 식당 얘기 같은 것만 올리고, 그것도 사진이 없으면 잘 올리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전 이런 방식으로 사진을 올리는 것보다는 갤러리를 만들어서 좀 신중하게 고른 사진들을 하나씩 올리는 걸 더 좋아했었는데, 어느덧 시류에 젖어 들었달까. 게다가 이런저런 잡담들은 미투데이에 그때그때 올리다보니 블로그에 좀 길게 잡담할 일들이 줄어들은 거죠.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는 솔직한 감정이나 생각들을 블로그에 주저리주저리 쓰는 것이 창피하고, 겁이 난다는 것입니다. 예전처럼 일기장을 쓸까하는 생각도 들 정도로요.
요즘 항상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것. 가벼워지자. 하지만 역시 쉽지 않습니다. 도대체 저는 어디서 이렇게 쓸데없는 진지함과 무거움을 찾아서 스스로에게 달아놓은 걸까요. 가벼워지자. 바람에 흩날리듯이. 가벼워지자. 물살에 휩쓸리듯이. 좀 가벼워져야 하늘을 날 수 있고, 흘러흘러 바다에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론 블로그에 이런저런 얘기들도 - 예전처럼 - 적어야겠습니다.

#4
베타 서비스중인 텍스트 큐브계정을 하나 얻었습니다. (당연하게도) 티스토리와 아주 닮아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던 기능들 중에 티스토리에서 구현(?)이 좀 어려웠던 것들이 그곳에서 해결이 된다면 수많은 뻘짓을 통해서라도 옮길 의향은 있습니다. 이런저런 테스트를 좀 해볼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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