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ters

아끼면 똥 된다.

zzoos 2009. 6. 18. 01:39
728x90
반응형

책상 위에 적지 않은 화장품들이 놓여 있다. 다 써버린 스킨과 에센스는 아직 새것을 구입하기 전이라 작은 샘플병, 로션과 수분크림 그리고 썬크림은 아직 새것에 가깝다. 오래 전에 선물 받은 필링젤, 얼마 전에 선물 받은 미스트. 핸드 크림도 하나 있고, 향수가 몇 병있다. 아, 손 세정제도 하나 있고, 여행 다닐 때 가지고 가는 작은 세안제가 두 개. 그리고 좋아하는 향이 나는 바디 로션 하나.

그래. 바디 로션. 아주 좋은 향이 나는 바디로션이다. 좀 특이한 향이다. 생강향. 독하고 기분 나쁜 생강향이 아니다. 어렴풋한 생강향을 베이스로 기분 좋은 꽃과 과일향이 올라 앉아 있는 기분 좋은 향의 바디 로션. 기분 좋게 땀을 흘리고 나서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이 바디 로션을 바르면 아주 상쾌하다.

잠시 다른 얘기. 어머니에게 가끔 무리해서 비싼 브랜드의 고급 화장품을 사드리면 아껴 쓰신다고 아예 개봉조차 안하시거나 개봉한 다음에도 너무 조금씩 아니면 너무 가끔씩 쓰셔서 결국 화장품이 상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유통기한이라는 게 있어서 그러는 거란다. 그래. 화장품에는 유통기한이라는 게 있다.

다시 바디 로션. 선물 받은 지 좀 오래됐다. 아껴 쓴다고 아직 반밖에 안썼는데, 최근에 쓴 게 언젠지 기억도 잘 안나는데. 아, 아직 상했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처음의 그 느낌이 아니다. 향이 좀 약해진 것 같고, 로션의 수분이 좀 빠진 것 같기도 하다. 조만간 상할지도 모르겠다. 이 로션을 쳐다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끼다 똥 된다.

똥 되기 전에 어서어서 써버려야 겠다. 좋을 때, 신선할 때 써야 되는 것 아니겠나.

아끼다 똥 된다.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도 그렇겠지. 유통기한이라는 것도 있을테고, 아끼다 상하겠지. 아끼지 말아야 겠다. 헌데 말이다. 샤워를 해야 바디 로션을 바를 것 아닌가. 젠장.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