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CEP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Culture Experience Program이던가? 여튼 여러 가지 문화 행사 체험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인데, 별 생각 없이 신청했는데 그만... 덜컥 뽑혀서 지난 10월 3~4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 비엔날레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당시에 모바일로 올렸던 사진들은 여기에 있어요.) 전시장 내에서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관람 자체에 대한 사진은 없지만, 비엔날레 관람 외에 광주 일대를 돌면서 보고, 먹고, 놀았던 사진들이 좀 남아 있어서 꺼내봅니다.
출발 당일 아침 일찍 회사 앞에 모여서 미니 버스를 탑승. 광주로 출발했습니다. 너무 놀랐던 사실은, 제가 약 5분 정도 늦었는데 거의 마지막에 도착했다는 점. 다들 굉장히 시간 관념이 철저하신... 코리안 타임 그딴 거 없더라고요.
총 16명이 함께 움직였던 이번 여행을 시작하는 그 시점에서 저는 매우 심심하고, 뻘쭘하고 그랬습니다. 서로들 잘 아는 사이로 보였는데, 저는 혼자, 떨렁, 아무도 모르는 채 사이에 낑겨서, 입도 심심하고, 잠도 안 오고 뭐 그런 상황. 카메라를 꺼내서 사진을 찍기도 뻘쭘하여 사진조차 없습니다.
네 시간 정도를 달렸을까요? 광주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되었지요. 점심 식사는 광주에서 유명한 음식이라는 오리탕. 오리 고기는 별로 좋아하는 고기가 아니라서 좀 부담을 느끼면서 식당에 들어갔는데, 고기는 별로 먹지 못했지만(맛이 없다기 보나 원래 오리를 잘 안 먹어서) 국물이 아주 일품인 요리였습니다. 끓이면서 계속 부추를 넣어 먹는데, 야채가 많아서 느끼한 맛도 별로 없고요.
점심을 먹고 나서 광주 향교를 구경. 마침 설명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향교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뭐 향교는 큰 감동이 있는 곳은 아니었어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남도 향토 음식 박물관. 향토 음식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더군요. 미리 신청을 하고 참가해야 되는데, 원래는 가족 단위의 신청만 받는다고 하네요. 저희는 좀 특별한 방법(?)으로 참가. 이날 만들었던 음식은 고구마 떡 케잌. 가지런하고 정갈하게 필요한 도구와 재료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고구마도 손질하고, 찹쌀 가루(아니 멥쌀 가루였나?)도 손질하면서
조를 나누어 열심히 떡을 만듭니다. 재료가 미리 준비되어 있으니 그리 어려운 작업은 아니더군요.
자, 이제 떡을 찌는 중. 마지막 단계죠.
요것이 저희 조가 만든 고구마 떡 케잌. 무지 맛있었습니다. 다들 같은 재료로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괜히 그런 건지 정말 맛이 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떡이 제일 맛있더라고요. 물론, 모두 자기가 만든 떡이 젤 맛있다고 하긴 했습니다만...
점심도 먹고, 떡도 먹고 나니 소화도 시킬 겸 5.18 공원에 들렀습니다.
하늘이 참 맑더라고요. 가을 하늘. 헌데 사실 날씨는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좀 더운 날씨였죠.
자, 드디어 숙소에 도착입니다. 광주 라마다 프라자 호텔. 광주 최초의 특1급 호텔이라고 합니다.
담배 피다가 살펴보니 정말로 무궁화가 5개. 우왕. 숙소를 배정받고, 짐을 풀고 잠깐 쉬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는 호텔 주변을 돌아다녔는데, 온통 모텔과 술집 뿐. -0- 구경할 것이 하나도 없길래 호텔로 돌아와 1층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습니다. 주위에 커피 마실 곳이 없더라고요.
드디어 저녁 시간. 메뉴는 하모 샤브. 철이 살짝 지난 건 아닐까? 싶었지만 아직 괜찮다고 하더군요.
요렇게가 1인분. 먹는 법을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시길래 아는 척 좀 하면서(-0-), 갯장어와 붕장어 그리고 꼼장어 등 차이도 얘기하면서 하모를 샤브샤브~
살짝 데쳐서 이렇게 꽃처럼 활짝 피어날 때 먹으니 좋더군요. 일단 산지와 가까워서 그런지 신선한 맛도 좋고, 남도 특유의 맛깔스런 반찬들도 좋고요.
요로코롬 죽까지 만들어서 저녁 식사 완료. 서울에서 먹던 것과 비교해서 훨씬 좋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가격은 좀더 저렴했고, 맛도 좋았습니다. 사실 서울은 맛있는 집 가려면 좀 비싸서;;;
다시 숙소로 돌아와 2차를 시작합니다. 호텔 근처에 있는 대규모 포장마차. 이후의 사진은 과감하게 생략합니다. 여러분이 상상하시던 바로 그런 장면들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