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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이럴래? |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작품집 | 한겨레출판사
오랜만에 집어 든 단편집. 총 13명의 단편이 실려 있다.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적이 있는 작가들의 최근 단편들. 책이 잘 읽히지 않거나, 긴 호흡이 힘들 때에는 역시 단편집이 좋다. 그리고 단편집을 읽다보면 보석같은 신인 작가들(물론 '나에게'만 신인이라는 얘기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도 한창훈의 '그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어딘가 모르게 살짝 고루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단편 하나로 그런 느낌이 확 달아났다. 좀더 긴 호흡의 얘기를 만나보고 싶어졌다. 박민규의 글은 언제나 재기 발랄함이 넘쳐서 좋다. 심지어 지구 멸망 하루 전의 얘기하니. 하하. (이번에 처음 읽게 된) 권리의 글은 기분이 나쁜 글이었다. 물론 나 자신의 취향이 별로 폭넓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진의 '홈, 플러스'를 읽고 그의 다른 글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찾아주는 뱀파이어의 이야기. 글감을 찾는 재주라는 것도 타고 나야 하는 걸까. 주원규의 'come back home'은 좀 놀라운 단편이었다. 놀라운 얘기를 덤덤하게 써내려가는 재주라니. 심윤경의 '가을볕'을 보니 주목하고 있어야 할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담담하게, 가족 구성원들 하나하나의 얘기를, 자연스러운 시점 변화로 풀어 나가는 수법이 예사롭지 않다.
오랜만에, 재밌게 단편집을 읽었다. 꽤 괜찮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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