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렉팅 같은 거 안 하고 마구마구 올리다보니 포스팅 하나로 끝나지 않는 군요. 뭐 좋습니다. 오랜만에 불꽃 포스팅 한 번 해보죠. 현충원은 생각보다 넓은 곳이더라고요. 게다가 사람 없는 곳을 골라서 외곽으로 빙 돌다보니 시간이 한참 걸렸어요.
아주아주 커다란 벚꽃 나무가 하나 있길래 발걸음을 멈추고 찰칵!
헐, 그랬더니 그 바로 옆에 또 커플이. 네, 하지만 전 신경쓰지 않습니다. 전혀요.
퐁퐁퐁퐁~! 퐁포로봉퐁!
이제 좀더 가까이에서 벚꽃을 볼까요. 살짝 분홍빛이 감도는, 그 하얀 꽃잎. 역광으로 보니 더욱 멋져요.
벚꽃도 개나리처럼 이파리보다 꽃잎이 먼저 나오는 거죠? 확실히 한창 절정인 때에 갔나봅니다. 슬슬 이파리들도 나오고 있는 걸 보니 말이죠.
벚나무가 너무 울창해서 숲속엔 그림자가 질 정도였어요. 이 근처엔 돗자리 깔고 있는 커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몇몇은 다정해보이는 커플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혼자서 카메라를 짊어지고 꽃에만 신경쓰는 듯 셔터를 눌러대고 있더군요. 네, 전 그쪽 부류는 아닙니다. 카메라가 작아서 짊어질 필요가 없거든요.
공원 반대쪽으로 가보니 목련이 한창인 곳이 있더라고요. 온통 벚꽃 천지인줄 알았더니 말이죠.
벚꽃과 마찬가지로 목련도 참 찍기가 어려운 피사체 중의 하납니다. 일단 노출이 어렵고요. 특히 목련은 꽃이파리가 성한 녀석들을 골라서 찍기가 어렵습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만, 새순이 올라와서 이파리들을 막 펼쳐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현충원 안에는 호국지장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절 입구에 있는, 보호수로 지정된 오래된 나무.
다가오는 부처님 오신날을 준비하는 것인지 벌써 연등들이 걸려 있네요.
그나마 좀 성해보이는 목련꽃 발견!
진달래인가요? 그러기엔 꽃이 너무 적고, 나무가 너무 큰데. 매화라고 하기엔 꽃이 너무 하늘거리고...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전 대통령들의 묘소도 보이네요. 발걸음을 그쪽으로 돌려봅니다. 뭔가 좋은 게 있을 것 같아서.
터널 같은 벚꽃길. 정말 벚꽃은 원없이 보고 왔네요. 오랜만에 산책도 하고요.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현충원. 저렇게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우리가 여기에 편하게 서 있구나, 라는 생각. 저절로 하게 됩니다. 아시겠지만 제가 별로 그런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 이것인가요? 현충원에 있다는 수양벚꽃. 아마 이거 한 그루가 아닐 것 같았지만, 더 많이 찾아 다니진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니 따로 수양벚꽃이 많은 곳을 표지판으로 설명하는 것 같기도 했는데, 그쪽으로 가면 사람이 많을 것만 같아서 다른 곳으로 돌았습니다.
수양벚꽃은 막상 보니까 참 멋지더군요. 커다란 다무에 철턱철턱 내려와 있는 퐁퐁퐁 벚꽃들. 재밌는 나무입니다.
왠지, 현충원에 가면 이런 샷은 꼭 찍어와야 할 것만 같아서...
저랑 비슷한 속도로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인 발견, 계속 같은 거리를 유지하면서 같은 길을 걸었습니다. 나중엔 마치 아는 사람 같은 착각이.
바닥에 꽃잎이 떨어져 있길래 뭔가 분위기를 내보려 했는데, 사진이 영 제대로 안 찍혀서 흑백 변환에 막 별 짓을 다해봤지만... 여여전히 별로인 샷. 역시 보정이고 뭐고 원본 샷이 좋아야 합니다.
산책을 마치고, 서울의 곳곳에서, 휴일에 혼자 나와서 산책하고 있던 사람들끼리 이태원에서 뭉쳤습니다. 세골목집에서 써로인 스테이크로 일단 허기를 채우고, 금방 집에... 가지 못하고 방황방황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