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에 도착했더니, 먼저 오셔서 기다리시는 분들. 그리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주방. (모자이크 같은 거... 안 합니다. 혹시 특별히 요청하실 분 계시면 따로 말씀해주셔요. 뭐 우리가 죄짓는 것도 아니고...)
와인을 가지고 오는 것이 필수가 아니었는데, 고맙게도 '딱 한 분'이 협찬을 해주셨습니다. 소비뇽 블랑 중에 이만한 것 없죠. 클라우디 베이. 입 안을 상큼하게 만들고 시작합니다.
좍~ 늘어서 있는 스시용 받침들.
제 앞에도 하나 배정되었습니다. 이제 저 위에 스시가 한 점씩 놓이는 거죠..
마늘쫑과 고추 그리고 보라물 들인 무(가 아니라 이름을 들었던 것 같은 데, 벌써 3주 가까이 지났다보니 까멌었습니다; 어쨌든 무 종류. 씹는 식감이 조금 다른 편).
전채. 토마토 샐러드(라고 감히 이름 붙여 봅니다;)
전채 중의 하나. 소라를 양념해서 굽고(아닌가? 삶았나?), 음... 그 아래에 뭔가 더 있었는데, 까먹었습니다. 정리해둘 걸 그랬나봅니다...
전채 중의 하나. 이쿠라(연어알)와 잘게 자른 연어를 소스에 잘 버무린 것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역시 전채 중의 하나. 장어 구이와 아마 에비의 머리를 튀긴 것.
요렇게 세 접시가 하나로 서빙됩니다. 재료들의 선도도 뛰어나고 맛도 좋은 데다가 식감도 모두 다릅니다. 게다가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만, 재료들간의 조화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듯합니다. 절대 재료 하나만 덜렁 나오는 요리는 없습니다.
계속 리필해주시는 맑은 조개국. 전날의 음주로 좀 피곤한 상태였는데, 이것 덕분에 잘 먹을 수 있었어요.
드디어 스시가 시작됩니다. 마쓰가와 타이(껍닥 도미). 유자 가루가 뿌려져 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혼자 나오는 요리는 없습니다. 재료들의 조화가 주방장님의 컨셉인 듯. 재료 자체도 신선하지만 살짝 올라오는 유자향과의 조화도 좋습니다.
히라메노 콘부지메(다시마 숙성 광어). 광어 위에 올려진 것이 다시마 조각입니다. 찰진 식감에 고소한 바다향이 샥~
아까미(참치 등살). 참치의 빨간 등 부분의 살에 오크라(오각 고추)를 넣어 돌돌 말아서 김밥 썰듯이 썰어낸 것. 사실 아까미는 잘 안 먹는 부위인데, 이렇게 먹으니 전혀 다른 느낌.
하마치 아부리(새끼 방어 겉만 구운 것). 위에 올려진 것은 파. 어차피 불맛과 새끼 방어의 기름지면서 부드러운 맛이 합쳐지기 때문에 파 정도로 살짝 향을 잡아 주신 듯. 입에 넣으면 사라질 정도.
칸파치 아부리(잿방어 겉만 구운 것). 앞선 것과 마찬가지로 불맛과의 조화를 방해하지 않는 정도로 파만 올라가고, 하마치에 비해서는 찰지게 씹히는 느낌.
가시발새우. 새우라기 보다는 거의 랍스터에 가까운 식감에 상큼하게 터지는 연어알이 마무리. 이 새우에 완전 반해버렸어요. 게다가 예쁘게 눈처럼 장식해주시는 센스.
스미이까(갑오징어). 오징어는 확실히 식감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맛이 없는 식재료라 그런지 김밥처럼 다양한 야채와 소스를 넣어 말아서 나왔네요.
이까게소 아부리(오징어 다리 겉만 익힌 것). 자칫 질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피스. 역시 아부리에는 파가 올려 지고요.
몇 번이고 리필했던 생강과 가지 절임. 특히 가지 절임이 너무 맛나서 싸달라고 할 뻔했습니다.
함께했던 술은 맨 처음 올렸던 클라우디 베이, 커다란 병으로 시켰던 고구마 소주인 이이치고 그리고 서비스로 받은 이름 모를 사케.
자, 1부 사시미편은 여기에서 마치고 2부에서는 스시편으로 다시 포스팅~
※ 위에 소개된 메뉴는 스시 무라나 하루키에서 항상 취급하는 메뉴가 아니라, 특별히 모임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책정해 준비해주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