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네스프레소 캡슐을 내려서 마시는데, 매번은 아니지만 가끔씩 나 혼자 시음 노트(?)를 정리해두곤 했다. 그걸 모아보니 꽤나 양이 되길래 블로그에 포스팅해 본다. 다음에 캡슐 구매할 때 참고하려고.
Arpeggio
2011.01.05 주문해둔 캡슐들 중 구석에 숨어 있어서 이제야 발견. 뽑기 시작하는 순간 구수한 누룽지향. 마지막 크레마가 쌓일 때까지 계속 갈색빛. 느낌은 두툼하지만 부드럽다. 신맛도 적은 편은 아니군.
2011.01.07 뜨겁게 먹을 때보다 차게 먹는 게 나에게는 좋다. 추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 녀석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겠다. 두툼한, 풍부한 향과 진한 느낌이 매력인 듯. 쓴맛은 별로 없다. 지난 번 강하게 느꼈던 신맛도, 차게 마셨더니 훨씬 덜하다.
2011.01.10 오늘은 좀 독한 애들이 먹고 싶었나보다. 헌데, 아메리카노로 마셨더니… 오왕. 매력적이다~!!!! 쓴맛과 신맛도 충분히 견딜 수 있어.
2011.01.11 오늘도 아르페지오 아메리카노. 이거이거 괜츈하다. 식으면 쓴맛과 신맛이 도드라진다는 문제점은 있다.
Cosi
2010.12.20 고소하고 가볍다. 커피의 향은 적을지 몰라도 구워진 냄새가 꽉 차 있는 점은 기분이 좋다.
2010.12.30 가볍지만 그만큼 상쾌하다. 뽑을 때부터 맡을 수 있는 구수한 구운 향기가 매력적이다. 사실 이거 적기 시작한 게 '다음에 뭘 주문할 지' 때문이었는데, 각각이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골라내기는 쉽지 않네.
2011.01.06 어쩌면 이번에 산 여러 캡슐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녀석이다. 아무런 부담 없는 상쾌함과 고소한 향이 좋다. 주로 룽고 컵에 뽑아서 아이스로 마시는데, 물처럼 계속 마셔도 될 것 같은 녀석.
Capriccio
2010.12.21 고소하고, 시다. 크레마는 아주 부드럽다. 입안에 계속 남아 있는 신향이 전체의 느낌을 잡아주는 베이스인듯.
2010.12.28 커피 뽑는 내내 고소한 향이 진동한다. 크레마는 많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고소함이 포인트인 듯. 지난 번에는 신맛을 많이 느낀듯 한데. 오늘은 같은 방법으로 마셨지만 신맛은 별로 없다.
2010.12.29 어제의 고소함이 떠올라서 뽑아 내렸는데, 오늘은 굉장히 밋밋하다. 온도의 차이일까, 같이 먹는 음식의 차이일까, 시간의 차이일까. 전체적으로 아주 묽고 부드럽다. 끝에는 아주 살짝 신맛.
2011.01.03 코를 댈 때에는 기분 좋은 고소함, 입을 댈 때에는 가벼운 냇물 같은 상쾌함… 까지는 좋았는데, 빌어먹을 할리피뇨 덕분에 이후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음;
2011.01.11 독특한 상쾌한 느낌이 많이 희석됐다. 얘는 오히려 룽고, 그보다도 아이스로 먹는 것이 느낌이 좋다. 아메리카노로 마실 땐 진한 녀석들이 더 좋구나. 하지만 여전히 편안하다는 점은 좋네.
2011.01.12 짬뽕 먹고 얼얼한 입과 속을 달래려 상큼한 카프리치오를, 평소와는 다르게 마셔보고 싶어서 에스프레소로 뽑은 다음 물을 타봤다. 룽고로 뽑는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Decafeinato
2011.04.06 어제 마신 것이지만 느낌만 기록하자면, 디카페인이라고 해서 맛이나 향이 확 달라지진 않네. 나름의 특징과 개성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겐 기억 안나고, '좋은 느낌'은 남아 있다. 다음엔 이쪽 라인도 주문해봐야지.
Dulsao do Brasil
2011.03.24 일단 마음에 든다. 고소하고 달콤하다. 퓨어 오리진은 처음인데 이쪽 라인도 괜찮은 라인인 듯. 50원 더 비싼 이유가 있는 건가?
2011.03.28 헷갈려서 Dulsao do Brasil을 뽑았네. 얼음과 물에 살짝 가려진 고소함 덕분에 쓴맛도 기분 좋게. Indriya 만큼 고소함이 강렬하진 않지만, 얘도 분명히 매력적인 녀석.
2011.04.06 부드럽고 고소하고 편안하다. 딱 적절한 정도. 퓨어 오리진 시리즈 다 맘에 들어.
Fortissio Lungo
2011.03.31 처음 내려본 룽고 캡슐. 에스프레소로 내려서 물을 섞어 아메리카노를 만드는 거랑 솔직히 차이는 모르겠다. 향은 특별한 걸 모르겠는데, 전체적으로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 피니시로 치고 올라오는 쓴맛도 독특하다.
2011.04.04 얼음의 양을 잘 조절한 건가? 많이 차갑지 않고, 윗부분에 엄청난 크레마가 올라왔다. 룽고로 뽑는 맛이란 게 이런 건가. 씁쓸한 향이 독하지 않아서 괜찮다. 전체적으로 부드럽지만 어딘가 모르게 풍겨오는 개성은 있는 녀석.
2011.04.08 실수로 룽고 버튼을 안 누르고 에스프레소 버튼을 눌렀다. 결국 에스프레소로 두 번 뽑고, 물도 첨가. 향이 가벼운 건 그런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신맛과 쓴맛이 주된 뉘앙스인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밸러스는 좋아 보인다.
Indriya from India
2011.03.25 멋지다! 내릴 때부터 고소함이 진동을 하더니 얼음과 물을 섞었는데도 여전히 강한 고소함. 입에 넣으니 엄청난 씃맛이 밀려오지만 고소한 향 덕분에 매력적이다. 향도 맛도 그리고 질감도 개성이 강한 멋진 맛.
2011.03.29 어제는 헷갈렸지만 오늘은 정확하게 캡슐을 선택했다. 고소함과 쌉싸름함이 엄청 강렬해서 기분도 통통 튀게 만드는 멋진 캡슐. 이번에 주문한 오리진 시리즈 둘 다 완전 맘에 든다.
2011.04.08 요즘 나의 훼이보릿은 단연 이것! 고소고소~
2011.04.12 몸이 이상한 건가? 내릴 때 전혀 고소한 향이 없었다. 오늘은 처음으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만들었는데, 기분 나쁘지 않은 쓴맛은 느껴지지만, 특유의 고소함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크레마마저도 금세 사라져버린 평범한 아메리카노.
Kazaar
2011.01.19 진하다는 것이 유일한(?) 특징. 개성이 없다기 보다 너무 반듯하다. 헌데 이 정도로 강한(?) 녀석이 이리저리 개성부리면 굉장한 거부감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Livanto
2010.12.21 카푸치노라고 착각할 만큼의 엄청난 크레마. 룽고로 뽑아내린 게 실수였을까 차게 마신 게 실수였을까. 비주얼에 비해 향이나 풍미는 적다. 목 넘길 때 살짝 느껴지는 미세한 신맛과 고소함이 포인트. 한마디로 부드럽다.
2010.12.27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툼한 향. 고소한 쓴맛. 밸런스가 좋다. 어찌보면 개성이 약할지도 모르겠지만, '밸런스가 좋다'는 것은 모든 것을 뛰어넘은 장점.
2010.12.29 고소하고, 부드럽고, 적당한 향도 있고. 다음 번 구매 리스트에 꼭 넣어 둘 캡슐. 밸런스가 좋은 기본적인(?) 커피랄까.
2011.01.05 Capriccio와 더불어 마음에 드는 녀석. Roma나 Ristretto류의 진한 느낌이 아니라 밸런스 잘 잡힌 '좋은' 느낌이다. 아이스로 마실 때 특히 더 좋다.
2011.01.07 뽑아 내릴 때 음청 고소한 향은 매번 기분좋게 한다. 근데 커피도 내 몸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많이 달라지나보다. 오늘은 엄청 쓰고 시다. 며칠간의 과음이 문제겠지...
2011.01.13 완전 고소한 향. 참기름 뽑는 줄 알았다 -0- 기분 좋은 커피
Onirio
2011.05.11 상큼한 첫 느낌. 밸런스도 훌륭하다. 상큼하다고 해서 가벼우리라 생각하면 오산. 꽤나 풍부한 향들을 피워낸다. 꽃향기가 주 아로마라고 하는데 따뜻하게 마셔봐야 알 수 있으려나. 참고로 작년 한정판은 Kazaar.
2011.05.23 계속 아이스로만 마시다가 오랜만에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좋은 밸런스와 부드러운 느낌은 여전하다. 뜨겁게 마셔서인지 피니시로 느껴지는 기분 좋은 민트향 덕분에 이 녀석에게 '꽃향기'를 운운하는 이유를 조금은 느낄 수 있다.
Ristretto
2010.12.22 농도 10이라길래 선택. 색상도 크레마도 굉장하다. 마셔보니 쓰거나 독하지 않고 밸런스가 매우 좋다. 오히려 개성이 좀 없다 싶을 정도. 피니시에 길게 남는 쓴맛이 농도를 말해주는 듯. 에스프레소가 궁금하다.
2010.12.27 농도 10이라더니 역시 바디감이 좀 느껴지긴 한다. 하지만 신맛이 강하지 않아서 마시기 수월하다. 말 그대로 '깊다'.
2010.12.30 두툼하고 탄탄한 바디. 진한 크레마. 왜 캡슐이 검은 색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맛과 향. 오늘따라 더 고소하고 진하다. 왠지 속도 풀리는 듯.
2011.01.10 분명히 진하고 무거운데, 기분 나쁘지가 않다. 씁쓸하지도 않고. 오히려 부드러운 느낌. 오늘 아침에 뭔가 어울린다.
Roma
2010.12.22 부드럽고 적절한 크레마가 쌓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신맛이 느껴지고, 고소함은 적다. 피니시가 깔끔하고 쓴맛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2010.12.28 검은 캡슐 답게 뽑을 때 진한 향을 맡으며 기다리는 것이 즐겁다. 두툼하고 묵직한 말 그대로 '커피'의 느낌. 길게 남는 쓰면서 신 맛이 느껴지는 피니시. 어느 면으로 보나 커피 답다.
2011.01.03 두툼하고 묵직한 맛. 뽑으면서 기다릴 때에는 달달한 기운까지 느껴진다. 개성 만점. 맘에 든다.
2011.01.12 코에서 느껴지는 고소한 쓴맛. 입에서는 살짝 단맛도. 두툼한 느낌도 좋지만, 아메리카노로 살짝 희석하니 은은한 맛도 좋다.
Rosabaya de Colombia
2011.05.11 희한하다. 특별한 건 없는데, 참 괜찮다. 밸런스가 좋다는 건 이럴 때 쓰라는 말인가? 튀는 부분은 없지만, 참 깔끔하고 좋다. 퓨어 오리진 시리즈가 대체로 더 좋은 느낌인 듯.
Volluto
2010.12.23 견과류 향이 강하다. 고소한 구운 향도 강하게 올라온다. 어쩌면 방금 맡은 건 벌꿀일지도 모르겠다. 역시 에스프레소로 뽑으니 향이 훨씬 진해지는구나. 신맛도 있지만 견딜만하다. 진한 고소함이 끝맛.
Variations 2010 Almond
2010.12.28 커피를 뽑는 동안 핫초코 같은 진한 초코렛 향이 인상적이었다. 막상 마실 때는 오히려 향은 다 날아가고 기분 좋은 신맛이 느껴졌다.
Variations 2010 Vanille
2010.12.23 2010 크리스마스 한정 캡슐. 세 가지 맛 중 바닐라. 이미 매진되었지만, 미리 구매해둔 분께 캡슐 하나 얻어서 내려봤다. 역시나 바닐라 향이 부드럽게 피어 오른다. 산미가 좀 있고, 피니시가 길다.
2011.01.13 이걸 뽑고, 마시면서 느낀 점. 절/대/로 다음번 시즌 베리에이션즈는 꼭 산다! 정말로. 향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