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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 넬레 노이하우스 | 김진아 | 북로드
제목에 혹해서 구입한 책. 정말 동화 속의 '백설공주'와 연관이 있는, 현대판의 잔혹동화와 비슷한 추리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것과는 별 상관없이 '눈처럼 희고, 피처럼 붉고, 흑단처럼 검은' 여학생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 자신의 이익과 공동체 전체의 이익(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위해서 사람들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
보덴슈타인 반장과 피아 형사가 등장하는 시리즈물 중의 하나라서 그런지 크게 사건과 상관없어 보이는 상황 설명이 굉장히 많고, 범인이나 용의자 외에 형사들의 캐릭터를 보여주거나 그들 주변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데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아주 두툼한 책의 두께는 저자가 정말 '할 말이 많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단순하게 사건에만 집중하지 않고 등장인물 하나하나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세밀하고 세부적인 묘사들은 마치 CSI 같은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도 느껴진다.
대부분의 독서는 지하철 출퇴근 시간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퇴근 후 집에서도, 주말의 침대에서도 읽었던 책. 사건이 흥미롭기도 했지만, 책이 두꺼웠기 때문에 다 읽는데 너무 오래 걸리면 다음 책을 읽는 데에 방해가 될 것 같기 때문이기도 했고, 별로 할 일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강추하고 싶은 책은 아니지만, 시간낭비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꽤나 두꺼운 책의 두께 그리고 사건만을 집중적으로 파헤치지 않는 산만함을 견딜 수 있다면 분명히 흥미로운 소설.
그러고보면 프랑스 소설의 현학적이고 수다스러운 문장 자체가 주는 산만함과는 다르게, 간결하고 세밀한 묘사로 이뤄졌지만 너무 넓은 범위에 대해 세밀함을 보여주는 산만함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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