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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차 | 미야베 미유키 | 이영미 | 문학동네
사실 미스터리 소설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이걸 전제에 깔고 가야겠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처음 읽게 된 것은 다른 사람과 착각했기 때문이고(누구랑 착각했는지는 까먹었다), 그렇게 읽은 <외딴집>은 아주 좋았다. 그래서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불린다는 이번 소설은 엄청 기대를 했다. 게다가 영화로까지 만든다니, 심지어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그래서였을 거다. 다 읽고 나서 조금 허전하고 실망스러웠던 것은. 절대로 그 자체로써 실망스러운 소설은 아닌데, 내가 너무 기대했기 때문일 거다. 그러고보면 읽는 도중에는 참 재밌게 읽었다. 풀어가는 방식이 흥미진진했으니까. 하지만 중간중간 저자의 (물론 등장 인물의 입을 빌리고 있기는 하지만) 설교같은 또는 교육같은, 엄청 긴 글들은 글 자체가 '사회적 미스터리'라는 멋진(?) 평가를 받게 했을지는 몰라도 지루했다. 설교나 교육 보다는... 음, 그래 핑계나 감싸주기 같았다. 등장 인물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이 한 사람만의 입을 빌린 길고 긴 설교일 수밖에 없었을까...
아쉬움이 극대화된 곳은 엔딩. 미리 말하면 재미 없어 질까봐 얘기는 안 하겠지만... 책을 덮으면서 허전하고 아쉬운 부분은 오히려 엔딩 때문이었을 거다.
분명히 재밌다. 글도 잘 썼고 몰입도도 최고다. 별점 주자면 3.5 이상은 줘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아쉽다.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자, 이제 책 안에 들어 있던 초대권으로 영화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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