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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추억돋는 - 건축학개론 본문

Media/Music, Drama, Movie

작정하고 추억돋는 - 건축학개론

zzoos 2012.03.25 23:41

:: 건축학개론, 2012
 
일단 제목부터 주목. 나 나름 건축과 졸업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배경도 마침 내가 딱 1-2학년이던 94, 95년 정도를 배경으로 한 듯(전람회 앨범이 94년 5월 발매했으니, 95년도가 배경인 것이 더 자연스럽기도 하고... 그렇다면 그 재수 없는 2학년 선배가 94학번이겠네...).

기억을 더듬어 봤다. 건축학개론이라는 수업이 있었나? 내 기억 속엔 없는데, 동창들의 말에 의하면 그냥 1학년 애들 전체 다 큰 강의실에 모아두고 교수님 소개하는 것처럼 한 분씩 돌아가면서 이런저런 얘기 해주던 수업이라고 하더라. 얘기 듣고보니 그런 수업이 있긴 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등장 인물에 사람을 하나씩 대입한다. (직업은 다르지만) 엄태웅에는 나를 대입해보고(아, 절대 외모나 그런 얘기가 아니다!!), 그 까불지만 웃긴 친구에는 비슷했던 친구를 하나, 압구정 사는 부잣집 선배에는 또 누구를, 이 배역에는 누구를... 실제로 그들끼리의 관계는 상관없고, 내 주위에도 저런 사람들이 하나씩 있었고, 저런 사건들이 하나씩 있었던 것 같은 기분으로 하나씩... 저기 저 속, 깊숙한 곳에 묻혀 있던 것들이 모래를 털고 부유하는 기분.

철저하게 추억을 돋게 하는, 그것을 노린 영화다. 마침 그 타겟인 세대는 현재 티켓 구매력도 충분하다. 비슷한 영화가 근래에 없기도 했고. 게다가 그들의 과거 첫사랑 역에는 삼촌팬들 그득한 수지를 내세웠다. 아, 이거 정말 작정한 영화(내가 티켓을 산 이유에 수지가 없었다고는 절대 말 못한다).

하지만 작정했다고 해서 혹평은 못 하겠다. 제대로 작정했고, 제대로 노렸고, 노림수는 제대로 터졌으니까. 이 정도면 됐으니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쓴웃음 한 번 짓고, 어디 포장마차에서 취하지 않을 정도의 쏘주 한 잔 하고 싶어졌으니까. 누군가가,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단번에 오래된 흉터를 살짝 만져주는 것 같은 느낌. 슬쩍 마음이 움직였으니까. 됐다.

아, 포스터는 (당연하게도) 수지의 캐릭터 포스터로. 사이즈도 평소 포스팅보다는 조금 크게.

2012.3.25 16:25 CGV 강동 2관 F17 
9 Comments
  • 프로필사진 missme 2012.03.26 00:19 신고 꼭 그런 엇갈린 인연이 있었던게 아니더라도 영화보다 더 영화같던, 그러면서도 그 부서지고 녹슨 철문처럼 원래대로 돌아갈수없는 각자의 흔적들을 소환하던 영화였지

    아 그리고 누구에게나 남주처럼 누군가의 모습을 멍때리고 바라보던 기억하나쯤은 있을테니...
    이와이슌지 러브레터의 남자버전같은 느낌이었음
  • 프로필사진 zzoos 2012.03.26 09:15 신고 혹시 이 댓글 모바일 티스토리에서 달은 건가?? 내 스킨이 이상한지 다른 데선안 보이고 모바일앱에서만 보이네!!!
  • 프로필사진 이동건 2012.03.26 09:00 신고 이거 봐야할려나요
  • 프로필사진 zzoos 2012.03.26 09:22 신고 수지를 보고 싶다면 봐야지!!
  • 프로필사진 nicekate 2012.07.17 00:43 신고 극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여의치 못해 그러지 못했고 ..
    저는 어제 컴퓨터로 다운받아 봤습니다.

    지나간 시간에는
    다시 볼 수 없는 내가 있다는 걸
    새삼스레이 떠올리면서
    저는 좀 아프네요..

    비슷하게 느끼는 또래들이 꽤 되나 봅니다...
    ^^
  • 프로필사진 zzoos 2012.07.17 00:58 신고 아, 정말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_^
  • 프로필사진 nicekate 2012.07.17 12:58 신고 제가 누군지 아시고요? ㅎㅎ
    농담이고요..
    기억해주시고 아는척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억력 좋으시네요... ^^
    당연히 기억 못하실 줄 알았는데....

    zzoo 님은 여전해 보이시네요..
    책 , 영화 , 여행 , ..
    나중에 두고두고 좋은 기억이 될 좋은 시간들 ..
    부럽네요.. ^^

    지금은
    나들이 다녀오신 사진들 보면서 대리만족 중입니다..
    ^^
    감사해요!
  • 프로필사진 zzoos 2012.07.17 13:47 신고 네. 뭐 사는 게 별로 달라지질 않네요.

    기억을 하고 있었다는 것도 사실 전 몰랏는데,
    그냥 닉네임 보니까 생각이 나더라고요.

    어쨌거나 반갑습니다. ^^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울릉도 여행기나 오키나와 여행기는
    회심의 역작이 될 예정입니다!! ㅋㅋㅋ
  • 프로필사진 nicekate 2012.07.18 00:57 신고 회심의 역작!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울릉도도 , 오키나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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