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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 오가와 요코 | 권영주 | 현대문학
오가와 요코. 당연히 기억할 수밖에 없는 이름이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작가니까. 아마 2004년 즈음? 도서출판 이레에 다니던 친구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며 선물해줬고, 단연 그 해 나의 베스트 소설이었다(아마 향후 몇 년을 통틀어도 베스트일 거라 믿는다). 그리고 얼마 뒤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했고, 바로 달려가서 봤는데, 그 영화마저 참으로 좋았다.
오랜만에 YES24를 둘러보다가 발견한 이름. 하지만 꼭 기억하고 있던 그 이름이라 망설이지 않고 주문. 출퇴근 지하철에서 조금씩 조금씩 아껴가며 읽었다.
참으로 신기한 재주다. 비일상적인 것들을 편안하게 만들어두고는, 자신의 세계로 독자를 훅! 끌어당기는 힘. 그리고 결코 쉽지 않은(수학도 체스도 일반적인 경우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지 않은가) 것들을 아름답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힘. 그것이 오가와 요코의 신기한 재주.
코끼리 인디라와 고양이 폰 그리고 마스터와 미라. 리틀 알레힌은 그렇게 체스의 해저(海低)를 여행하며 시와 같은 기보를 남긴다. 어제 출근길, 리틀 알레힌이 죽을 때, 그만 지하철에서 울컥. 했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꼭 읽어봐야 할 잔잔하고 아름다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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