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삼촌 브루스 리 | 천명관 | 예담
일단 당부 하나만 먼저 하자면, '천명관'이라는 이름은 꼭 외워 두고 그의 작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읽어라. 그래도 된다. 그만큼 재밌다. 진짜다.
어이 없게도 '오빠들이 돌아왔다(맞나?)'라는 낯 간지러운 제목으로 온라인 서점에서 기획 이벤트를 열 정도로 같은 시기에 김영하, 김연수, 천명관이 장편 소설을 들고 나타났다. 셋 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 모두 다 예약 구매 걸어두고 책들을 기다리는데 가장 먼저 도착한 책이 바로 <나의 삼촌 부루스 리>. 참고로 두 권짜리, 꽤나 두툼한 소설이다.
천명관에 대한 얘기를 잠깐 하자면(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 <고래>라는 문제의 소설로 제 10회 문학동네 신인상 수상. 단편집 <유쾌한 하녀 마리사>. 이후 두 번째 장편 소설 <고령화 가족> 발표. 그리고 그의 세 번째 장편이 바로 <나의 삼촌 부루스 리>.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겨우 네 번째 책을 낸, 신선한 작가라는 얘기. 처음 <고래>를 읽고 바로 열혈 팬이 되기로 결심했을 정도로 대단한 이야기꾼.
자, 그럼 책 얘기로 돌아와서. 이 소설은 부루스 리, 그러니까 이소룡에 대한 얘기다. 아니 사실은 이소룡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 청년의 얘기다. 좀더 생각하고 얘기하자면 암울했던 과거와 발버둥쳐도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의 굴레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고, 향수와 아련한 기억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다.
꽤 많은 면에서 <고래>와 닮아 있지만, <고래>에 비해서는 훨씬 더 현실의 땅을 단단하게 밟고 있는 느낌이다. 여전히 빠르고 흡입력 있는 서술과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은 그의 매력.
별점을 매기라고 한다면,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반? 다섯 개는 <고래>에 헌납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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