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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 무라카미 하루키 | 권남희 | 오하시 아유미 | 비채
첫째, 남의 악담을 구체적으로 쓰지 않기. (귀찮은 일을 늘리고 싶지 않다.)
둘째, 변명과 자랑을 되도록 쓰지 않기. (뭐가 자랑에 해당하는지 정의를 내리긴 꽤 복잡하지만.)
셋째, 시사적인 화제는 피하기. (물론 내게도 개인적인 의견은 있지만, 그걸 쓰기 시작하면 얘기가 길어진다.)
를 기조로 에세이를 쓴다는 하루키의 에세이. 그래서 그런지 참으로, 한없이 가볍다. 글의 '무게'라는 것이 뭔지 솔직히 잘 모르겠으니 '가볍다'는 표현을 써도 될런지는 모르겠는데, '특별한 배경 지식 없이 읽을 수 있고, 읽고 나서 크게 생각하게 만들지 않는' 글이라는 점에서 가볍다는 표현이 참으로 적절하지 않은가 싶다.
일본의 유명 패션지 <앙앙>에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들의 모음. 목차를 살펴보니 <채소의 기분>과 <바다표범의 키스>라는 제목의 글들이 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싶었더니... 정말 채소의 기분에 대한 얘기였고, 바다표범 오일(아이슬란드에서는 유명한 건강 보조제라고 한다)에 대한 얘기였다.
참으로 소소한 하루키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의 평소 잡생각들을 들여다 보고 있자니... 살짝 친근해졌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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