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바쁜 것도 아닌데 도통 포스팅을 하지 않는 나날이다. 여행기도 엄청나게 밀려 있고. 그래서 오랜만에 생각해본 포스팅.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를 잘 들고 다니지 않고, 아이폰으로 척척 사진을 찍어버리니까 사진 보관함에 엄청난 사진들이 쌓인다. 그걸 가만히 살펴보고 있자니 이걸 잘 정리만 하면 내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돌아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시도. 2013년 1월에 찍은 사진들을 모아서 한 달을 어떻게 지냈는지 정리해보기.
모든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었고, 보정 안 했고 크기만 줄였다. 페이스북에 이미 올렸던 사진이 있을 수 있다.
요즘 자주 가는, 동네에 새로 단골 뚫은(아직 단골이라고 하기엔 좀 그런가?) 뮤직바. LP가 없고 대부분의 경우 인터넷 음원을 틀어준다는 것이 대단히 아쉽지만 기네스 생맥주가 맛있고(15L 짜리 작은 케그 설치 1호점. 용량이 적어서 통을 빨리빨리 갈기 때문에 더 신선하다는 설명) 7-8여종의 시가도 판매한다는 것 그리고 아주 저렴한 와인을 많이 구비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
음악도 듣고, 시가도 태우고, 혼자 가서 술도 마시기 좋으니 이 정도면 집 앞에 있는 바(걸어서 10분)로 충분하다.
유난히도 눈이 많았던 이번 겨울. 1월에도 역시 눈은 자주, 많이 왔다. 눈이 내린 아침이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옆 건물 옥상의 길냥이 발자국. 얼마 전에 새끼도 낳은 것 같던데... 주차장에 사료라도 좀 줘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찌보면 1월 최대의 이슈는 이사. 이 사진을 페북에 올리는 순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어딘지 바로 알아버리더라. -0-
그리고 아이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처음으로 적용해본 샷.
사무실을 이사했더니 점심 시간에 여기저기 탐방(?) 다니느라 바쁘다. 그 중에 한 곳. 평소 가보고 싶던 곳이었는데 사무실에서 가까운 거리에 떡하니 있더라. 그래서 바로 방문. 쓱싹 한 그릇 비웠다.
아, 어디냐고? 청키면가. 홍콩에 본점이 있는 완탕면 체인점. 들어 있는 만두(?)는 딤섬 처럼 촉촉하고 보드라운데 새우가 탱글탱글하다. 면은 에그 누들. 얇지만 꽤 탄력이 있고 꼬들꼬들한 질감이 독특하다. 같이 점심 먹는 사람들이 '신기하다. 맛있네' 정도의 반응이기는 하지만 '자주오자!'는 아니었으므로, 가끔만 갈 수 있을 것 같은 집.
오랜동안 가보고 싶다 가보고 싶다 말만 하다가 드디어 가본 매봉역의 소가횟집. 자연산 횟감만 사용한다는데, 진짜인듯. 회들의 식감이 장난 아니더라. 사진에 찍힌 애들이... 뭐더라... 기억이 안난다. 우럭이랑 줄돔이었나 뱅에돔이었나. 그리고 간재미였나. 아아아. 저주받은 기억력. 그리고 오른쪽은 부채새우. 맛 없을 줄 알았는데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람. 랍스터에 훨씬 가까운 맛.
이곳 역시 거리의 압박과 가격의 압박으로 자주는 가지 못할 집.
육면체에 이런저런 영단어들이 적혀 있는 주사위 - 라고나 할까. 아이디어가 잘 안 떠오를 때 이런저런 뻘짓을 하는 편인데, 이것도 그런 행동 중의 하나다. 랜덤하게 주사위를 몇 개 골라서 책상 위에 휙 던지고나서 보이는 단어들을 조합해서 문장을 만들어 본다. 그러다가 번뜩~! 하고 아이디어 나오면 좋고. 안 나오면... 또 다른 뻘짓을 해봐야지 뭐;;
여전히 다트를 하는데, 실력은 당연하게도(?) 점점 줄어만 간다.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하진 않으니까. 그러다가 오랜만에 햇 트릭! 불에 맞추는 것조차 쉽지 않더니만 저 날은 왜 그렇게 잘 들어 가던지. ㅋㅋ
새조개 철이 돌아왔으니 한 번은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 새조개 샤브샤브도 한 번 해먹었다. 준비하느라 수고한 이들에게 감사!!
역시나 사무실이 이사한 덕분에 먹을 수 있게 된, 내가 좋아라하는 가릿국밥. 이름도 갸릿(got it!) 같아서 재밌다. 함경도 음식인데 맛은 맑은 소고기국이다. 포스코 사거리 뒤쪽 하동관에서 좀더 올라가면 보이는 반룡산. 갈비찜도 맛있고, 만두도 괜찮은 집.
이번은 사건사고. 테헤란로에서 큰 불이 난 적이 있다. 일하는데 연기가 막 올라와서 깜놀. 퇴근하면서 보니 몽조리 깡그리 다 타버렸다. 오렌지팩토리라고 옷집이라서 더욱 잘 탄 듯. 다행히도 인명피해는 없었다고 한다.
요즘 한창(?)하고 있는 '확산성 밀리언 아서'라는 아이폰 게임. 점검 보상으로 가챠폰 티켓을 줬는데, 어우동이라는 한국 캐릭터가 나왔다. 사무실에서 다들 부럽다고 와서 구경;;; 알고보니 이거 그린 일러스트레이터가 예전에 같이 일하던 분이더라는.
영동시장 맞은편의 칠백시당에 또 들렀다. 깜빡하고 고기 사진을 못 찍었네. 첫 번째 방문보다 맛이 조금 덜했다. 날마다 다른 걸까 손님따라 다른 걸까? 그래도 저렴하게 맛난 고기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완소!
'확밀아'말고 요즘 플레이하고 있는 아이폰 게임. '퍼즐 앤 드래곤'. 확밀아보다 이게 더 재밌다는 개인적인 견해. 카드를 모으는 재미도 있지만 이건 어쨌든 퍼즐게임이니까. 근데 '벽'에 부딪히는 건 어떤 게임을 하던 접게 되는 이유인 듯.
확! 크게 사진을 올린 이유는 아이폰으로 찍은 것 치고 사진이 너무 잘 나와서. 뭐 특별한 얘기거리는 없는 사진이다. 선물 받고 나서 너무 오래동안 방치한 커피라 맛이 별로였지만, 드립 커피를 저렇게 포장해서 판매하니까 편하더라. 라는 정도.
하아. 바로 엊그제의 일. 위의 스샷은 Keynote Remote라는 아이폰 앱. 맥북 에어에 설치한 키노트랑 연동해두면 아이폰으로 슬라이드쇼를 컨트롤할 수 있고, 아래쪽에는 만들어둔 노트도 볼 수 있다. 딱,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앱. 문제는... 이 프리젠테이션(스샷에서 보면 170장이다. 나중에 줄이고 줄였지만 140장;;;)을 만드느라 정말 오랜만에 밤까지 샜다는 거 ㅠㅠ
자, 요로코롬해서 1월달에 찍었던 아이폰 사진들로 돌아본 나의 2013년 1월. 시간이 후딱 지나간다고 생각했지만 돌아보니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