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보홀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리조트 체크아웃하고 다시 세부 섬으로 돌아가는 일정이고, 비행기는 새벽 2시 출발입니다. 그러니까 전체 일정은 다음과 같죠.
- 1일차 : 오후 7:45 출발. 필리핀 시간 11:20 도착. 공항 앞 호텔에서 1박
- 2일차 : 오전 9시 배 타고 보홀 섬으로. 오후 1시경 체크인. 리조트 1박
- 3일차 : 호핑 투어와 마사지. 리조트 1박
- 4일차 : 리조트 체크아웃. 배 타고 세부 섬으로 이동. 저녁 식사 및 마사지. 숙박 없음
- 5일차 : 필리핀 시간 새벽 2시 비행기로 세부 공항 출발. 오전 6:30 공항 도착.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3박 5일의 일정입니다. 아마 그동안 보홀 다녀오신 분들은 대부분 비슷한 일정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6월부터 직항이 생긴다고 하니 (한국에서 새벽에 출발, 보홀에 아침에 도착. 보홀에서 밤에 출발, 한국에 아침에 도착. 뭐 이런 일정이라는 듯) 좀더 알차게 일정을 잡을 수 있게 되겠네요.
어쨌든 이제 4일차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체크아웃 하기 전에 맑은 날씨와 바다 그리고 여유로움을 한껏 즐겨보기로 합니다. 아무런 일정 없이 그냥 자유시간. 리조트를 산책하면서 '아, 아쉽다!!', '아~ 하루만 더~~'라고 계속 중얼 거립니다.
해먹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니 그 한적함이 너무 좋더군요. 한 30분 정도의 숙면. 흔들흔들 살랑살랑 철썩철썩.
햇살이 따가웠지만, 그 화창함이 기분 좋더라고요.
그렇게 여유로운 바다를 마지막으로 느끼다가 체크아웃. 체크아웃 하고 나서 리조트의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메뉴에 있던 필리핀 현지식. 생선살을 발라서 볶음밥 위에 얹고 거기에 가지와 후라이를 올렸는데, 맛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가격도 매우 저렴했는데, 문제는 양이 너무 많았다는 거. 두세 명이 먹어도 될 정도의 양. -0- 엄청 남기고 왔네요.
보홀 여객선 터미널(?). 짐을 부치지 않으면 대합실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습니다. 비즈니스석인데도 부쳐야 하냐고 했더니, 그런 거 상관 없고 무조건 부치랍니다. ㅠㅜ 올 때는 안 그랬는데...
어쨌든 그렇게 배를 타고 세부로 다시 나왔습니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가더군요. 비행기 시간은 새벽 두 시. 저녁이야 식당에서 먹으면 되는데 그 이후 뭐하면서 시간을 때우나... 했더니, 수요가 있는 곳에는 공급이 있는 법.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마사지 샵들이 많이 있는데, 이 샵에서 짐도 맡아주고, 샤워도 할 수 있게 해준답니다.
그래서 마사지 샵을 하나 예약하고, 짐을 모두 맡겨두고, 샤워를 개운하게 한 다음, 식사를 하러 갑니다. 마사지는 식사 이후에 하기로 했거든요.
지난 번에 세부 여행을 갔을 때 맛있게 먹었던 집이라고 합니다. 일행 중 한 명이 꼭! 여기서 저녁 먹어야 된다고 그래서 방문.
재료가 쭉~ 진열되어 있고, 고르면 구워주는 식입니다. 그러고보니 보홀에서도 비슷한 방식. 재료가 다르긴 했지만요.
일단 가장 먼저 산미구엘을 한 잔씩 하고요.
이번에는 또 다른 종류의 럼을 한 병 시킵니다. 저게 3천원 정도 합니다. 150페소. 라이트라고 써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는데 약 20도 정도. 매우 부드러워서 거의 럼주 같지 않을 지경. 친구들은 쥬스와 섞어서, 저는 스트레이트로 달립니다.
먹은 음식들 중 극히 일부의 사진입니다. 정말이지 엄청난 양을 먹어 치웠습니다. 마지막 날이라는 아쉬움도 있었고, 실제로 맛있기도 했고요.
살랑살랑 걸어서 마사지 샵으로 돌아가 마사지를 받고, 로비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시간을 좀 때우다가 공항으로 갔더니... 이게 웬일입니까. 12시부터 2시 까지(2시가 거의 마지막 비행기) 한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들이 꽤 많은데, 사람들이 모두 여유롭게(?) 공항에 와서 그런지 출국 심사가 한꺼번에 몰리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비행기 시간이 급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출국 심사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린 것 같네요.
우리 비행기는 거의 마지막이었으니 차라리 더 늦게 갈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이 엄청 붐빕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면세점에서 말린 망고를 좀 산 다음, 비행기를 타고 귀국~~~
이렇게 2017년의 보홀 여행이 끝났습니다.
총정리 하는 느낌으로 몇 가지 정리해봅니다.
- 개인적으로는 필리핀 여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치안 문제 때문인데요. 이번에도 저희 일정 바로 앞에 보홀 섬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여행 자제 구역으로 경보가 승급(?) 됐었습니다. 며칠 뒤에 다시 여행 유의 구역으로 내려오긴 했죠. 일단 필리핀은 보홀/세부/보라카이/수빅 을 제외한 전 지역이 여행 자제 구역 이상입니다. 다시 말해서 보홀/세부/보라아키/수빅 지역이 필리핀에서는 제일 안전한 지역이긴 합니다. (외교통상부 여행경보제도, 여행경보 발령현황)
- 막상 현지에서는 위험하다는 느낌을 별로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밤거리를 돌아다니기 싫어서 빨리빨리 리조트로 돌아가자고 재촉하고 그랬습니다. 이게 여행의 기분(?)을 방해하긴 하더군요. 쩝.
- 보홀, 팡라오 지역의 리조트들을, 심지어 직접 방문도 안 해보고;;; 비교해보자면... 일단 가장 유명하고 인기가 많은 헤난 리조트. 여기는 가장 번화한 알로나 비치에 바로 붙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뭔가 복작복작한 느낌. 그리고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리조트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번잡한 느낌이 싫어서 제외. 우리가 묵었던 사우스팜 리조트와 바로 옆의 BBC(보홀 비치 클럽, 저녁 먹으러 방문해 봄).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조용해서 좋습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BBC는 투숙객들의 동선을 일부러 마주치게 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하는 느낌이었고, 사우스팜은 프라이빗하다는 느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사우스팜 리조트가 결국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 이긴 한데, 헤난이나 BBC에서 묵어본 적은 없다는;;;
- 리조트에서 마사지를 받고 싶다면(해변 그늘가에 방갈로가 있는데, 거기서 받는 마사지는 환상적일 것 같은 기분), 숙소를 예약할 때 미리미리 잡아둬야 할 듯. 현지에서 예약하려고 했더니 도저히 빈 시간이 없더군요. 가장 아쉬웠던 부분.
- 혹시라도 호핑을 예약하면서 돌고래 워칭을 뺄 수 있다면 빼는 것도 방법일 듯. 굳이... 봐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 시간에 그냥 스노클링 더 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았음. 그렇게 생각하면 버진 아일랜드도 뭐 그냥...
- 기회가 된다면 발리카삭에서는 1박을 하는 것도 좋을 듯. 바다가 너무 좋아요. 리조트가 딱 한 개 있는 듯한데, 대부분의 후기가 '바다가 너무 좋아요. 숙소는 기대하지마세요'
- 알로나 비치에서의 식사, 리조트에서의 식사, 옆 리조트에서의 식사, 세부에서의 식사... 모든 음식들이 평균 이상이었어요. 딱히 엄청나게 맛있는 것도 없었고, 도저히 못 먹겠는 것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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