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포스팅은 2017년 6월, 방문했던 시점을 기준으로 썼다는 걸 밝혀둡니다. (지금은 바뀐 내용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
이곳도 역시나 작년 자동차 여행할 때 전주에서 들렀던 곳. 아니, 정확하게는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전주에 들렀다는 것이 맞는 얘기일지도. 워낙 이곳저곳 블로그에서 극찬을 하던 곳이라 과연 어떤 곳일까? 싶어 설레는 마음으로 무지런히 방문했더니 8시에 오픈이라고. 그래서 다른 바에 가서 1차를 하고 다시 넘어왔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가장 먼저 시킨 것은 탈리스커 하이볼. 자리에 앉아서 아무 것도 시키지 않고 메뉴판만 한참을 들여다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 이 집에 어떤 위스키가 있는지 아직은 파악하기 전이니까... 이럴 땐 '탈리스커 하이볼'을 주문한다. 대부분의 바에서 탈리스커 정도는 구비하고 있는 데다가 가격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이렇게 하이볼을 한 잔 주문해두고 얼음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소다는 어떤 것을 쓰는지 등등의 준비 과정을 보면서 가게의 분위기를 점점 익혀간다. 그리고 하이볼이 나오면 천천히 마시면서 백바를 구경하고 마스터 또는 바텐더와 가벼운 얘기를 하면서 다음에 시킬 위스키를 생각해본다.
뭐 이런 식이라서.
어쨌든 좋은 얼음으로 정성껏 만든 하이볼이었다. (겨우 하이볼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바로 안심하고 바에 녹아들 수 있었다.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다.
마시면서 백바를 보니 다양한 몰트가 보이고, 왼쪽에는 SMWS의 위스키들도 보인다.
마스터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당연하게도, 아주 엄청나게 많이 들으셨을 질문인 '여기는 전주인데 왜 이름은 진주도가인가요?'를 물었더니 '진/주/도/가' 라는 네 종류의 시그니처 칵테일이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진' 밖에 만들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신다. 그럼 당연히 마셔봐야지. 바로 주문. 위의 사진이 바로 진주도가의 시그니쳐 칵테일인 진. 조선 3대 명주 중의 하나라고 하는 죽력고를 베이스한 칵테일.
시간이 좀 흘러서 맛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굉장히 잘 만들었던 것이라는 인상은 기억하고 있다.
(이후 옆자리의 손님과 얘기를 하면서 진주도가라는 이름의 유래를 다시 듣게 되었는데, 굳이 여기에 포스팅할 내용은 아닌 듯 ^^a)
본격적으로 위스키를 좀 마셔볼까 싶어서 백바를 매의 눈으로 스캔해보니, 어라? 글렌드로냑 15가 보인다. 가격을 물으니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 그래서 바로 주문했다.
생각해보니 글렌드로냑 15를 안 따고 한 병 킵해두긴 했는데, 막상 마셔보질 못한 거다. 아, 그걸 여기서 마셔보게 될 줄이야.
결론은 킵해두길 참 잘했다. 가격이 얼마가 됐든 사뒀어야 하는 병이었구나. 이렇게 좋은 술을 또 마실 수 있을까? 이거 너무 내 취향이다. 뭐 이런 것들. 아마, 사진에 보이듯 매우 적절한 용량(보틀에 약 1/3 정도가 남은 시점)에서 한 잔을 마셨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계속 여행하느라 피곤해서일까? 아니면 1차에서 너무 많이 마셨기 때문일까? (그래봐야 칵테일 네 잔인데?) 평소보다 급하게 술기운이 올라오는 바람에 많이는 못 마실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독한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그래서 주문한 글렌드로냑 CS. 의도치않게 글렌드로냑 시리즈를 마시게 됐다.
아, 술 얘기가 아니라 바에 대한 얘기를 좀더 하자면....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지방 도시에서 찾아간 바 중에서 가장 포멀하고 본격적인 몰트 바. 사실 서울과 부산을 제외하면 몰트 바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희귀하다. 그런 면에서 전주에 있는 진주도가는 지방 도시를 여행할 때 전주를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어주기에 충분한 곳.
다음에 다시 방문한다면 마스터의 칵테일 실력을 좀더 느껴보고 싶다.
진주도가 :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1가 61-3 (← 요 링크는 구글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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