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Places/2017 초보의 자동차 전국 일주

초보의 자동차 전국 일주 : 20일차 - 제주, 김창열 미술관

zzoos 2018. 11. 2.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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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엄청난 속도로(?) 전국일주 포스팅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 정리하다가 지도 그리다가 하루치를 모두 정리하면 기억을 더듬어서 포스팅을 올립니다.


사진 정리는 아이패드의 라이트룸 CC에서 작업하는데, 계속 포스팅을 하면서 마음 한 구석이 매우 찝찝합니다. 좀 낡은, 싸구려 모니터를 쓰고 있는데 아이패드에서 볼 때랑 모니터에서 볼 때의 색감이 너무나 다릅니다. 하아... 어떡해야 하는 걸까요? 일단은 아이패드의 색감을 믿고, 모니터에서 이상하게 보이더라도 신경을 끄고 있기는 합니다만...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제주에서 처음 맞이하는 주말. 어제 늦게까지 술을 좀 많이 마시기도 했고, 주말이라 여기저기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돌아다려는 생각으로 서두르지 않고 느지막히 일어났다. 해장도 할 겸 쥔장 아저씨께서 소개해주신 서상동 해녀의 집에 가서 전복죽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나갈 채비를 하는데.


어라? 지갑이 없다? 가방을 모두 뒤져보고, 어제 입고 나갔던 옷의 주머니를 뒤져도 없다. 그렇다면 어딘가에 지갑을 두고 온 것일까?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제 밤 한잔을 더 하려고 해비치의 99 BAR에 다녀올 때, 숙소에 도착해서 카드로 택시비를 계산했다. 그러고 나서는 숙소에서 바로 잠을 잤으니 지갑을 어딘가에 두고 왔다면 마지막에 탄 택시일 터. 표선콜에 전화를 해봤지만 콜택시를 내가 부른 게 아니라 바텐더가 불러줘서 기록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해비치에 전화를 해서 어제 밤에 나에게 불러준 택시를 수배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으이구, 진상.


해비치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다시 한 번 방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입고 나가지 않은 옷까지 뒤져보겠다며 청바지를 집어드는 순간 뒷 주머니에서 지갑이 털썩. 헐!!! 그랬다. 낮에는 반바지를 입고 돌아다녔지만, 밤에 다시 나갈 때는 긴 청바지를 입고 나갔던 것이었다. 그걸 깜빡하고 반바지만 뒤지고 있어서 지갑을 못 찾았던 거다.


'술 마신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기도 했고, 어쩌면 아침까지 술이 안 깬 것일지도 모르겠다. ㅠㅜ


방 안에서 혼자 생쑈를 하고 있다보니 쥔장 아저씨께서 오늘도 커피를 한 잔 하자고 부르신다. 매일 아침일과가 되는 느낌. 오늘은 사모님과 함께 모닝(?) 커피 타임이었다. 아직 미혼이라는 얘기에 사모님께서는 부모님이 걱정 많으시겠다고 걱정하신다. 그리고 당신들의 딸 얘기를 한참 했다. 자랑스러워하시는 느낌.



그렇게 모닝 커피 겸 수다 타임을 보내고 나서 아점 아니 점심을 먹으러 출발! 해안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저~ 멀리 해녀의 집이 보인다. 



날이 좀 개고 나서 다시 만난 표선의 바다는 역시나 훨씬 보기가 좋았다.



드디어 서상동 해녀의 집(구글맵 링크 - 지도에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그냥 주소로 링크) 도착. 메뉴를 보면서 뭘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역시 해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복죽을 주문. 주문하면 만들기 시작하시는지 음식을 만드는 데 꽤 시간이 걸린다.


한참을 기다려서 받은 전복죽. 기다리면서 먹은 밑반찬이 맛있길래 기대감 상승 중이었는데, 전복죽을 떠 먹어보니! 아, 바로 이집이구나! 앞으로 내가 자주 오게 될 집이구나! 하는 느낌. 바로 숙소에서 걸어올 수 있는 곳이니 얼마나 좋은가! 오이 소박이와 함께 전복죽을 흡입했다. 야외 식당이라 바로 앞에 바다가 보이고 파도 소리가 들린다는 것도 엄청난 메리트.


※ 서상동 해녀의 집 (구글맵 링크)


나중에 별도의 포스팅을 올릴 것 같은 집이긴 한데,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정식 가게는 아니고 해녀회에서 여름 성수기에만 잠깐 오픈하는 집이다. 위에 링크를 걸어둔 주소로 찾아가보면 해녀 탈의실이 하나 있다. 지도를 보고 위치를 잘 모르겠다면 해비치 리조트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약 3-5분 정도 서귀포 방면으로 내려오면 왼편에 있다.


정확하게 어느 시기에 오픈해서 언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여름 성수기 약 3개월 정도라고 한다. 전화로 확인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한데, 안타깝게도 전화번호를 모르겠;;;


멀지 않은 곳에 해녀의 집이라는 이름을 가진 식당이 하나 더 있어서 헷갈리지 않도록 주의. 그곳은 해녀가 하는 집도 아니고 1년 내내 상시 영업을 하는 식당이다.


밥을 든든하게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 오늘은 어디를 가볼까 하고 지도를 열어 코스를 만들어 보는데, 어제 갔던 비자림이 너무 좋았어서 화순곶자왈을 가볼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아차! 오늘 엄청 습하더라, 야외 활동은 좀 자제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술관을 몇 군데 가보기로 생각 변경. 일단 제주 현대미술관으로 목적지 설정!



표선에서 저지까지는 꽤 먼 길이었다. 약 70km에 가까운 거리. 중간에 기름을 넣기 위해 네비가 알려주는 길에서 벗어났는데, 벗어난 김에 그냥 계속 달렸더니 제 2 산록도로를 달리게 됐다. 오~ 직선으로 쭉 뻗은 길. 심지어 차도 거의 없다! 완전히 신나는 길! 운전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길.


그러고보니 제주에서는 '운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길이 많았구나.


어쨌든 그렇게 제주 현대미술관(구글맵 링크)에 도착!



진행중인 전시는 <생태미술 2017 : 공존 순환>.



전시된 작품들은 대부분 자연, 생태 뭐 그런 것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당연한 얘긴가?) 사진 금지가 아닌 곳에서 찍은 사진 한 컷.


솔직히 말해서 미술관도 전시 작품도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다. 아,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전시 마지막 코스 즈음에 씨앗을 심어서 싹을 틔운 옷(정확한 설명인지 모르겠네)들이 있었는데, 재밌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도를 보니 근처에 다른 미술관들도 많길래 한 군데 더 방문. 여기는 제주도림 김창열 미술관(구글맵 링크).



아, 입장하기도 전부터 뭔가가 느껴진다. 이곳은 마음에 든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미술관.



괜히 요런 사진도 한 컷 찍어보고 나서 미술관에 입장했다. 현재 진행중인 전시는 <시간의 흔적>展. 물론 상설 전시관에서는 김창열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김창열 작가는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현대 화가.



일단 이곳은 미술관 건물 자체가 너무 맘에 들었다.



그래서 참 여기저기 사진을 많이도 찍었다.



이건 흑백이 나을 것 같아서 흑백으로 변환.



아까 현대미술관에서도 그렇고, 유난히 창밖으로 외부의 풍경이 보이는 장면, 그러니까 내부의 건물과 외부의 풍경이 함께 어울리는 장면들을 많이 찍는 걸 보니, 내가 그런 걸 좋아하나보다.


<시간의 흔적> 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작품. 최우람 작가의 Cakra-2552-a. 이게 사진처럼 정지한 게 아니라 톱니가 돌면서 모든 부속(?)이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다른 모양을 만들어 낸다. 쉴새 없이 변하면서 만들어내는 모양들이 너무 신기하고 아름다워서 한참을 서서 바라봤다.



그래서 동영상도 찍어놨다. 영상에 찍힌 부분은 극히 일부분일 뿐이고, 정말이지 계속 다른 모양을 만들어 내는데, 과연 어느 정도의 시간 주기를 가지고 있을까?



사실은 작가 이름과 작품 이름을 기억하기 위한 메모용이었지만, 기왕 찍었으니 함 올려본다.


이것도 같은 작가의 작품.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모양을 바꾸며 돌아간다. 어찌보면 대단히 공돌이스러운데, 정말 아름답다.




미술관 내의 전시를 모두 구경하고, 미술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외부 구경. 참 기분 좋은 곳이었다.


미술관을 좀더 돌아볼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숙소까지 거리가 꽤 되니까 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면서 한잔 하려면 이제 부지런히 돌아가야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고 5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울리는 전화벨. 왠만하면 운전하다가 전화를 받지 않는데(초보니까!) 너무 오랜만에 연락한 동생이라 차를 세우고 전화를 받았다.


그랬더니 자기 지금 제주라면서 고기 먹으려고 왔는데, 형도 제주에 있는 것 같아서 연락해봤다고, 올 수 있으면 와서 같이 고기를 먹자는 거다. 그래서 위치를 물어보고 지도를 검색해보니 말 그대로 바로 옆이다. 그래서 차를 돌려 동생네 가족이 있다는 제주돗으로~



제주돗(구글맵 링크)은 꽤 외진 곳에 있는 식당이었는데, 앞에 큰 잔디 마당이 있어서 아이들이 뛰놀기에 좋아 보였다. 실제로 아이들을 위해서 비누방울 놀이를 할 수 있는 장비(?)를 빌려주기도 했고, 아기 보는 부모들이 고기에는 신경끄고 아이만 볼 수 있도록 고기를 모두 구워주는, 서비스가 좋은 집이었다.



파노라마로 찍어도 될 정도로 넓은 마당.



그리고 고깃집이라면 당연히 맛있어야 하는 고기. 아마 혼자라면 찾아가지 않았을 곳을 동생네 식구 덕분에 방문해서 맛있게 고기로 단백질 보충.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운전 때문에 술을 못 마셨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 왈, "아니 형이 차를 끌고 나타난 것도 너무나 놀라운데, 고기를 먹으면서 술을 안 먹으니까 너무 어색해!"


그래서 목적지는 숙소가 아니라 서상동 해녀의 집으로. 고기를 많이 먹어서 배는 불렀기에 성게알을 한 접시 포장했다.



숙소에 도착해서 술상을 차렸다. 뒤늦게(?) 크라임씬에 꽂혀서 아이패드로 시청. 아, 저 우니의 자태. 그리고 자연산 미역.



소주 한 병은 결국 아드벡으로 이어졌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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