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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의 자동차 전국 일주 : 25일차 - 제주, 서부 드라이브 본문

Travel, Places/2017 초보의 자동차 전국 일주

초보의 자동차 전국 일주 : 25일차 - 제주, 서부 드라이브

zzoos 2018.11.13 16:04


제주에 놀러왔던 친구들을 모두 서울로 올려보내고나니 갑자기 휑~ 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혼자서 여행하던 중이었는데, 며칠 왁자지껄하게 지냈더니 금세 거기에 익숙해졌나봅니다. 혼자 남으니 뭔가 허전한 느낌. 특별히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없어졌습니다. 뭘 해야 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특별한 생각없이 서쪽 방향으로, 그러니까 애월-협재-차귀도-마라도-서귀포 방면으로 쭉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말 그대로 드라이브'만' 했네요. 혼자서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중간중간 차를 세워야 하는데, 세우기 마땅하지 않을 때가 많고 일단 초보운전자가 운전 중에 자꾸 차를 세우는 게 엄청 귀찮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엔 사진이 별로 없을 거라는, 예고였습니다.



마지막 남은 친구도 서울로 올라가는 날. 비행 시간은 10시. 8시에 숙소에서 출발. 9시에 공항에 친구를 내려주고 다시 혼자가 되었다. 왁자지껄했던 건 겨우 며칠일 뿐이었는데, 다시 혼자가 되고나니 허전한 기분이 든다. 어디를 가야하나? 무얼 먹어야 하나? 게다가 시간도 이른, 오전 9시. 담배를 한 대 태우면서 고민을 하다가, 미리 생각해둔대로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 영화라니 ㅋㅋ 여행을 하다 말고 극장을 가서 영화를 본다고?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는 것도 아니고, 모스크바에서 발레를 보는 것도 아니고, 제주에서 영화를 본다니! 정말 여유로운 스케줄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말 그대로 '여행'이라고 보기 힘든 계획. 제주에서 극장을 가보는 것도 재밌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도 했고, 꼭 보고싶은 영화가 마침 개봉하기도 했다.



바로 스파이더맨 홈커밍! 마블 영화는 개봉하면 바로바로 봐줘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여행이 끝나고 서울에 올라가면 너무 늦을 것 같았다. 그리고 각종 소셜 미디어에 스포일러가 난무하고 있어서 그것을 피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제주도에 있는 극장을 검색해보니 CGV와 메가박스. 공항에서 가까운 곳은 CGV 제주(). 마침 적당한 상영시간도 있어서 CGV 앱으로 예매! 건물 지하로 들어가보니 주차장은 처/음/으/로 넣어보는 기계식 주차장. 관리하시는 분이 재촉하시는 눈빛으로 바라보셔서 긴장했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제주에서 일하고 있는 지인에게 점심을 같이 먹자고 연락을 했더니, 점심시간에 맞춰서 회사 앞으로 오라고한다. 자, 그럼 점심까지 스케줄이 잡혔군.


당연하게도 영화는 재밌었고, 극장에는 사람이 없었다. 기계식 주차장에서 처/음/으/로 차를 빼서는 넥슨 컴퓨터박물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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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근처 식당에 세워두고 살랑살랑 걸어서 간 곳은 미스터 스시()라는 집. 평범한 보급형 스시집인데, 가격도 맛도 구성도 평범해서 근처 회사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은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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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처음 방문해보는 넥슨 컴퓨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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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있는 카페에서 (기억이 정확하다면) 감귤 쥬스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수다. 아~ 제주에서 근무하면 뭔가 여유로워 지는 건가? 하는 부러움도 살짝. 그리고 다음 날 시간이 있으니 제주에 있는 다른 친구와 함께 낮술을 마시기로! 하고는 bye-b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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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 어디로 갈까. 마땅히 목적지를 정하지 못하고서 무작정 서쪽으로 핸들을 돌렸다. 애월 부근 어딘가에서 - 아마도 꽤 큰 편의점이 있는 곳이었던 것 같은데 - 차를 세울만한 곳이 있길래 차를 세웠다. 별로 맑은 하늘이 아니다. 점점 더 흐려질 것 같은 하늘.


흠. 생각해보니 난 제주의 서쪽 해안도로를 제대로 달려보지 않았구나. 아! 지난 번에 제주에 왔을 때 협재 해수욕장을 갔었지. 어떻게 변했을까? 협재의 바다도 꽤 아름다웠는데... 그래서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협재 해수욕장()으로 설정.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을 달려 협재 해수욕장 부근에 도착을 했는데... 아... 이게 뭐야... 동네 분위기가 영 별로다. 건물도 낡고, 길은 좁고... 게다가 하늘은 영 찌뿌둥한 상태라 바다를 예쁘게 볼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아마 쨍하고 맑은 날씨였다면 바다를 보기 위해서라도 해변까지 들어갔을텐데, 도무지 들어가고 싶지 않은 분위기.


어쩔까... 어쩔까... 하다가, 같이 점심을 먹은 지인이 성이시돌 목장 부근에 우유부단()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꽤 괜찮다고 추천을 해준 것이 떠올랐다. 그럼 그쪽으로 가볼까? 그래, 날씨가 꾸물꾸물하니 바다가 예쁘지 않을 거야. 차라리 산길을 드라이브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분위기일 수 있겠군!


계속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핸들을 돌려 산길로 접어드니 느낌이 새로워졌다. 그러고보면 제주에서는 드라이브를 할 때 해안도로의 매력뿐만 아니라 산간도로의 매력도 느낄 수 있어서 운전하는 재미가 풍부하다. 협재에서 우유부단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한적한 산길을 달려 이시돌 목장 근처에 다다르니 너른 벌판과 뛰어 다니는 말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카페 쪽으로 핸들을 딱! 꺾었더니, 헐! 차가 많다. 사람도 많다. 주차장에 자리는 있을까? 걱정이 될 지경이다. 카페 앞을 느린 속도로 지나면서 상황을 좀 보니 엄청나게 대기줄이 길다.


그래서 주차장에 들어가는 척하고는 그냥 차를 돌려서 나와버렸다. 꼭 가보고 싶은 곳도 아니었는데 굳이 줄까지서서 먹어야 할 필요가...


에잇. 모르겠다. 다시 해안도로로 돌아가자! 일단 가까운 곳은 한경해안도로로군. 그래서 목적지는 일단 한경해안도로의 시작점인 한경면 방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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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흐려서인지 바다가 달라서인지 제주 서쪽의 해안도로는 월정이나 성산 그리고 표선의 느낌과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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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차를 세울만한 곳들이 있어서 사진을 좀 찍어봤다. 근데 이 사진은 좀 특이하다. 어떻게 봉화대(?)의 윗부분을 수평선에 딱 맞췄지? 절대로 일부러 저러진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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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가 보이는 지점. 차귀도 방면의 낚싯배들을 타는 곳이기도 한 듯. 그리고 여기서부터 대정을 지나 산방산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느낌도 참 좋았다. 그저 달리는 것이 좋아서 차를 세우지 않는 바람에 사진은 없다. ㅠㅜ


기억이 정확하다면 산방산을 넘어 서귀포 방면으로 들어갈 때 비가 좀 뿌렸던 것 같다. 평평했던 제주의 길이 갑자기 급경사로로 변해서 놀랬는데, 비까지 뿌리니 두 배로 깜놀.


점심을 먹고 나서 총 운전 시간이 네 시간에 달할 무렵 서귀포 시내 부근에 도착했다. 돔베고기가 유명한 식당에 전화를 해보니 포장은 불가능하다고 해서 희신이네()라는 닭요리 전문점으로 목적지 변경. 가게 앞에 차를 잠깐 세워두고 깐풍기와 닭곰탕을 포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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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집에 도착 아니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급하게 상을 차렸다. 배가 고팠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포장한 깐풍기가 차 안에서 풍기는 그 냄새가 너무 식욕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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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바삭하고 매콤한 맛도 배어 있는 깐풍기. 뼈째로 튀겼기 때문에 뼈를 발라 먹어야 한다는 귀찮음은 있지만, 뼈없는 그러니까 살을 발라 둔 닭고기들은 오히려 선도나 원산지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치킨을 주문할 때도 뼈가 있는 걸 주문하는 스타일이라 별 문제가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드는 깐풍기였는데, 나중에 친구들과 함께 제주를 여행할 때 친구들은 별 감흥이 없다고 한 걸로 봐서 취향을 좀 타는 맛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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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닭곰탕. 그냥 국물이 필요해서 주문을 했는데, 이게 진짜 맛있었다. 이 녀석 덕분에 쏘주가 쭉쭉 들어가는 바람에 오늘도 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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