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와 나오키 半沢直樹 시즌 2 / TBS / 왓챠 / 2020
한자와 나오키 시즌 1은 2013년에 방영했다. 당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장르라서 큰 관심이 없었는데 '오랜만에 볼만한 일드'라는 소문이 돌길래 결국 시청했고, 헛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 말 그대로 오/랜/만/에 볼만한 일드였다.
올해 초 한자와 나오키의 시즌 2를 방영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기 시작했다. 왓챠에서 독점 공개한다고 해서 어둠의 경로(?)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어 안심했다. 지난 9월부터 일주일에 한 편씩 업데이트되어 드디어 오늘 마지막 회까지 모두 업데이트됐다(일본에서는 3분기 그러니까 7월부터 9월까지 방영했다고 한다).
주워들은 정보에 의하면 시즌 1은 일본 역대 드라마 시청률 TOP 3에 들 정도로 엄청난 인기였고, 시즌 2는 시즌 1 이후 7년 만에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시즌 1은 꽤 마음에 드는 드라마였다. 몰입력 높게 시청자를 끌고 가는 힘이 있었다. 캐릭터들이 잔잔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욕망에 솔직한, 입체적인 캐릭터들이라 기존의 일본 드라마와는 다른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인 한자와 나오키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겠다는 충분히 개인적인 이유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라고 느껴졌다.
하지만 시즌 2에서 한자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개인적인 목표를 향해 모든 것을 불태우던 인간적인 모습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히어로의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시즌 1에서는 은행 내에서 벌어지는 비리와 사건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시즌 2의 후반부에서는 은행과 외부의 기업 그리고 정치인까지 등장하는 거대한 비리와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밀접함도 확 떨어졌다.
기대가 너무 컸던 걸 수도 있겠다. 어쨌든 한자와 나오키 시즌 2는 나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드라마였다. 시즌 1이 훨씬 좋았고, 시즌 2에서도 초반부의 이야기(원작 소설로 치면 3부에 해당하는)까지는 비슷한 맥락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좋았다. 하지만 결론은 좀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장점은, 여전히 폭발하는 감정 연기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불편하게 볼 수도 있을 만큼 감정을 터뜨리며 대립하는 연기파 배우들을 보고 있자면 다른 단점들을 묻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한자와 나오키 역의 사카이 마사토(堺雅人)는, 역시 꽤 괜찮은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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