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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일본삼경, 세계문화유산. 미야지마

시모노세키(下関)에서 바로 신칸센을 탈 수 있을 줄 알았으나 기차역을 잘못 찾아가는 바람에 다시 고쿠라(小倉)로 이동해서 신칸센을 타야 했다. 하루에 간몬해협을 세 번 건넌 거다. 배 타고 올라가면서 한 번, 일반 기차 타고 내려가면서 한 번, 신칸센 타고 올라가면서 한 번. 고쿠라에서 히로시마(広島)까지 신칸센으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히로시마역(広島駅)에 내리니 외국인 - 그러니까 동양인이 아닌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커다란 백팩을 매고 있거나 트렁크를 끌고 있는 사람들. 미야지마(宮島)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알려진 곳일 뿐만 아니라 일본삼경(日本三景)이라고 해서 일본에서 가장 멋진 풍경 세 군데 중에도 꼽힌 유명 관광지. 그러다 보니 외국인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던 거다. 그러고 보니 야..

30. 5분 바다 건너 시모노세키

어제저녁에 모지코(門司港)는 충분히 돌아봤다. 별로 큰 동네가 아니라 그 정도면 됐다. 오늘은 시모노세키(下関)로 건너갈 예정이다. 반나절 정도면 시모노세키의 남쪽 항구 주변은 돌아볼 수 있겠지. 그런 다음은 신칸센을 타고 히로시마(広島)로 넘어가야 한다.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하는 날이구나.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천천히 걸어서 모지항 옆에 있는 간몬연락선 매표소로. 배를 타고 5분이면 시모노세키로 건너갈 수 있다. 아, 오후에는 시모노세키에서 기차를 타고 히로시마로 갈 계획이라 돌아오는 배표는 사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넘어오긴 해야 했는데... 어쨌든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기로 하고. 어린아이들이 소풍을 나왔나 보다. 왁자지껄 시끄러운 분위기로 간몬해협을 건넌다. 창밖을 보니 무지개다. 아이들도..

[NETFLIX] I KILL GIANTS (2017) - 오랜만에 판타지 하나 볼까? 했다가 이게 뭔 일이래

요 며칠 좀 정신 복잡한 영화/드라마들을 봤더니 편안한 영화를 하나 보고 싶어서 골랐다. 해리포터 제작자, 거인, 소녀. 자칫 전형적일지는 몰라도 별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판타지일 거라는 생각으로 플레이! 포스터는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소녀와 거인이 싸우는 얘기는 맞다. 분명히 저렇게 생긴 거인이 등장하기도 하고, 저런 망치도 등장하고, 토끼 머리띠를 한 소녀도 등장한다. 하지만... 내용은 그게 아니다. 2017년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던 이유가 떠올랐다. '판타지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라는 영화평을 봤던 기억이 난다. 결국 나도 똑같은 말을 쓰고 있다. 짐작했던 내용과는 달랐지만, 영화가 참 좋았다. 뭐 이런 얘기를 쓸 수가 없다. 음, 뭐랄까. 판타지 영화를 보는 자세나 마음가짐은 ..

29. 첫 여행의 추억을 걷다

첫 해외여행은 아니었지만 익숙하진 않았고, 일본 여행은 처음이었다. 여행작가인 선배 형의 인솔을 따라 고쿠라와 모지코를 돌아봤다. 2008년 12월 31일이었다. 2009년 새해를 모지코역 광장에서 맞이했다.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고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과거와 현재가 묘하게 공존하는 모지코라는 도시가 마음에 남았다. 언젠가 다시 한번 여행하고 싶은 곳으로 남겨두었다. 2017년 10월 31일. 모지코역(門司港駅)에 도착했다. 첫 여행의 기억. 추억의 장소라 잔뜩 기대를 하고 개찰구를 나섰는데... 어라? 이게 무슨 일이야! 보수공사 중이라 내 기억 속의, 멋진 건물을 다시 한번 볼 수 없었다. 너무 진한 감정 표현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정말이지 너무 아쉬웠다. (검색을 통해 확인해보니 2019..

28. 가을 햇살, 킨린코, 커피 한 잔

2017년 10월 31일. 내 마흔두 번째 생일의 다음 날이자 시월의 마지막 날. 여행을 떠나 온 지 열아흐레가 지난 날. 조식 시간에 맞춰 식당에 내려갔더니 뭔가 엄청 복잡스러운 세팅이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조식이다 보니 각각의 양은 많지 않은데 종류가 다양하다고 할까? 자리에 앉고 나니 따끈한 밥과 국을 가져다준다. 어제 저녁과 비슷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흠잡을 건 없는데, 인상적이라거나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다. 오히려 료칸 하나무라(はな村)는 직원들의 친절한 서비스가 기억에 남아서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간단하게 목욕을 한 다음 체크아웃했다. 오늘의 목적지는 모지코(門司港)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유후인에는 가을이 한창이었고, 마침 오늘은 맑게 갠 파란 하늘이 ..

[NETFLIX]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 (2018) - 로맨틱 코미디의 교과서. 좋은 의미, 나쁜 의미 모두.

두괄식으로 써야겠다. 결론을 맨 먼저. 사랑스러운 영화다. 여주인공도 사랑스럽고 영화 자체도 사랑스럽다. 남주인공이 좀 더 귀여웠다면 좋았겠지만 크게 아쉽진 않다. 말 그대로 딱! 인 로맨틱 코미디다. 넷플릭스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나리오를 만든다고 하더니만 정말 그런가 보다. 엊그제 [7번째 내가 죽던 날]을 보고서 조이 도이치(Zoey Deutch) 나오는 다른 영화를 보고 싶었다. 마침 넷플릭스의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가 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시청. 성격 드러운(?) 상사 밑에서 자정이 넘도록 퇴근하지 못하고 일하는 비서들. 마침 같은 빌딩에서 일하고 있었고, 우연한 기회에 얘기를 나누다가 자신들의 상사 둘을 엮어서(!!) 연애하게 만들면 퇴근을 일찍 하고 출근을 늦게 할테..

[WATCHA] 7번째 내가 죽던 날 (2017) - 여주인공 말곤 볼 게 없는 청소년 계몽영화

왓챠플레이에 '7번째 내가 죽던 날'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화다. 실제 영화의 내용에서 '7번째'라는 건 별 의미가 없는데? 싶어서 원제를 보니 'Before I Fall'. 그래, 7번째라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해피 버스데이처럼 환생을 이용한 공포나 스릴러물일 거라고 생각하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그런 것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왕따 문제 해결을 위해 올바로 살아야 한다는 계몽 영화.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 같은 날을 살아야 한다. 여주인공은 매력적이다. 몇몇 영화에 조연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넷플릭스의 '상사에 대처하는 로맨틱한 자세'에서 주연인 듯. 그래서 그 영화가 보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 영화 자체는 영 매력적이지 않..

[NETFLIX] 익스트랙션 (2020) - 스토리는 도대체 집중이 안 되는데 액션은 볼만하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집을 찾아와서 함께 시간 때울 영화를 찾아가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영화가 있어서 보기 시작했다. 루소 형제가 제작을 했고, MCU의 많은 영화에서 스턴트를 했던 샘 해그리브가 감독. 무엇보다도 크리스 햄스워스가 주연이라는 점에서 시간 보내기 좋은 액션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초반의 액션씬을 보다가 솔직히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격렬한 액션에도 놀랐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긴박감을 보여주는 카메라 워킹이 놀라웠다. 어떻게 저렇게 찍었지? 싶은 롱테이크들이 난무한다. 어? 저기서 카메라가 저리로 갈 수 있나?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한 걸까? 아니면 드론으로 찍었나? 분명히 원테이크로 찍은 것 같은데 카메라의 동선이 놀랍다. 덕분에 액션이 훨씬 긴박하고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