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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 5

말랑함에의 강요

하루에 하나씩의 글을 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고 있다. 매일매일 고민 중이다.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글을 써야할지. 사실 떠오르는 소재들이 있긴 한데, 매번 비슷한 분위기의 글을 쓰는 것 같아서 나름 필터링을 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글을 아예 쓰지 못하는 날이 생긴다. 사실 뭐 그러고보면 이틀 연속으로 글을 쓴 날이 한 번 밖에 없다.어쨌거나 주말 내내 '이번엔 좀 말랑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근데 마침 떠오른 소재는 매우 딱딱한 소재여서 - 이 소재는 나중에 정리해서 한 번 써보기로 - 어찌하면 말랑말랑한 글을 쓸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주말을 훌쩍 흘려보냈다.그러고보면 나는 내 자신이 '말랑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강한 강박 같은 것을 가지고 있다. 공대 ..

Litters 2018.02.26

바 이야기 - 음악을 듣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바에서 술을 마시는 걸 좋아한다. 혼자서도 부담없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바텐더들이랑 얘기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칵테일을 잘 만들거나 좋은 술을 잔으로 마실 수 있는 바들을 좋아한다.일본을 여행하면서 바를 찾아다니는 것도 엄청 좋아라하는데, 흔히 우리나라에서 바(BAR)라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모습 그러니까 비싼 가격의 양주(이럴 땐 왠지 이 표현이 더 어울린다)를 마시면서 젊은 여성 종업원들과 이야기를 하는 형태의 바 말고, 술이나 이야기 또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형태의, 사실 본래의 '바'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곳들이 아주 작은 동네 구석구석에도 있을 정도로 많기 때문.위의 사진은 얼마전 도교에서 지낼 때 시모키타자와에서 꽤 오래되고 유명한 뮤직 바라고 해서 찾아갔던 트러..

Litters 2018.02.23

첫 교토 여행의 기억

2015년이었다. 일도 재미없고 일상에 찌들어 - 아, 이런 지겹도록 평범한 표현이라니 - 멍하니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업무 시간에 동생들과 메신저로 얘기를 하다가 언제나처럼 '아~ 훌쩍 떠났으면 좋겠다~'라고, 말 그대로 별 의미없이 한 마디를 던졌다."오빠! 교토 가세요!"같이 얘기하고 있던 동생 중 하나가 강력하게 추천했다. 아니 추천의 수준이 아니었다. 명령이었다. "꼭! 가세요. 오빠는 교토를 무조건 좋아할 거예요. 휴가도 있잖아요. 무조건 가세요!" 너무나 강력한 추천 아니 명령에 책상 아래로 빠져들 것 같이 흐물거리던 자세를 똑바로 고쳐 앉았다."그렇게 좋아?"말이 필요 없다고 했다. 무조건 떠나라고 했다. 바로 비행기 표를 알아봐 주었다. 그러더니 사이트를 하나 알려주고는 호텔을 빨..

Travel, Places 2018.02.20

하루에 글 하나씩 쓰기

비슷한 글을 여러 번 썼었다. 하지만 계속 실천하지 못했다.매번 이번에는 기필코! 하는 마음이지만, 매번 실패하고 말았다. 백수인 지금은 그 결심과 다짐의 결이 조금은 다르다.어쨌든 써야하고, 쓰고싶다. ----------------------------------- '글을 쓴다'고 생각하니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뭘 쓰지?'다. 그래, 가장 힘든 건 역시 소재다. 주제는 그 다음 얘기인 듯. 가장 잘 알고 있는 주변의 것을, 느끼는 그대로, 나의 생각을 쓰자! 는 뻔한 얘기로는 적당한 소재를 골라낼 수가 없다. 사실 난 '00에 대해서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 때 바로 키보드 앞에 앉는 편이라 소재에 대한 고민을 크게 했던 적이 없는데, 무조건 매일 하나씩의 글을 쓰자도 결심을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Litters 2018.02.19

우연이었다

몰랐었다. 우연이었다.나는 그런 걸로 작전을 짤 만큼의 인간이 아니다.심지어 소개팅 이후의 첫 만남(흔히들 말하는 애프터)에서 그런 작전(?)을 짤만한 과감한 인간이 아니다. 우연이 좀 겹쳤달까?소개팅 날짜가 잡혔는데 마침 가보고 싶던 식당이 있었다. 당시 막 떠오르는 이국적인 식당. 요즘엔 좀 흔해졌지만 그땐 그리 많지 않았고, 나도 별로 먹어본 적 없는 국가의 요리. 하지만 그 나라의 와인은 좀 마셔봤었기에 와인을 주문했고, 고기 요리와 해산물 요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스파라거스를 주문했을 때, 상대방이 활짝 웃었다. "저, 아스파라거스 좋아해요. 하지만 식당에서 그런 걸 시키면 친구들한테 혼나곤 했어요. 왜 그냥 야채를 시키냐고. 아스파라거스 좋아하시나요?" 아마 아스파라거스 때문이었을 거다.좀처럼..

Litters 2018.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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