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19/01 5

건군 50주년 기념 호국 가요제

에... 그러니까 일천구백구십팔년의 일이었을 거다. 소위 말하는 '군번이 잘 풀린' 케이스라서 군생활이 참 널널했다. 갓 병장을 달았을 때 즈음이던가? 관사병으로 지내던 '형'이 부사수를 받으면서 부대 내로 복귀했다. (관사병은 관사에서 '살아야'하기 때문에 제대할 즈음이 되면 부대로 복귀한다.) 볕이 좋았던 어느 일요일 오전. 바로 그 '형'이 본부중대에 볼 일이 있었는지 찾아왔다가 옆 마당 벤치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어! 00야. 너 노래 부르는 거 좋아하니? 기타도 좀 칠 줄 아네?" "뭐 이렇게 소일거리하는 거죠. 운동하는 건 지지리도 싫으니까요." "야, 내가 대학다닐 때 아카펠라 동아리했었거든. 사람들 모아서 노래나 부르면서 놀자. 어차피 남은 군생활 지루한데"..

Litters 2019.01.28

초보의 자동차 전국일주 : 38, 39일 차 - 마지막 스퍼트 그리고 복귀

드디어 마지막 1박이 남았다. 친구에게 차를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더 늘릴 수는 없는 상황. 오늘의 출발지는 부산. 7번 국도를 달려보고 싶었고, 최대한 서울에 가까이 가서 마지막 1박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은 무리가 되더라도 부산에서 강릉까지 7번 국도를 따라 달려보기로 했다. 약 350km 의 여정. 고속도로를 달리지 않는다면 여섯 시간 반 이상이 걸리는 거리. 천천히 달리면서 중간에 쉬다보면 엄청 오래 걸리겠구나, 하지만 한 번 달려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다. 한 달 이상 운전을 하면서 다녔으니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테스트해 보고 싶기도 했다. 과연 장거리/장시간 운전은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었달까. 혹시라도 중간에 너무 피곤하면 숙소를 잡고 쉬면 될테니 말..

초보의 자동차 전국일주 : 37일 차 - 부산, 이젠 장거리 운전이다

사실 고민이 생겼다. 차를 빌려준 친구는 자동차 보험 갱신 때문에 이제 그만 서울로 올라오기를 원하는데, 나는 아직 내가 목표했던 여행의 반도 진행하지 못한 상황. 서해로 내려와 제주도를 들어갔다가 나와서는 남해와 동해를 거쳐 강릉 쪽에서 서울로 들어가야 하는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서해와 제주도에서 시간을 많이 사용한 거다. 어쨌든 물리적으로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며칠 안 남은 셈이다. 친구의 보험 생신을 나 때문에 미룰 수는 없으니까. 그렇다면 남은 일정을 최대한 압축해서 '여행'이 아닌 '운전'으로라도 코스를 다 달려보자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목포를 출발 바로 부산까지! 부산에서 1박을 한 다음 7번 국도를 따라 강릉으로! 바로 서울로 올라가긴 피곤할 테니 횡성에 있는 단골(?) 펜..

초보의 자동차 전국일주 : 36일 차 - 다시 목포로

그동안 제주 여행을 별로 다니지 않았었기 때문일까? 제주의 매력(아, 이런 식상한 표현이라니)에 뒤늦게 빠져버려서 계획했던 일정보다 쭉쭉~ 잡아 늘이다가 차를 빌려준 친구의 메시지를 받고 정신을 차렸다. '친구야. 자동차 보험 갱신해야 된다. 언제 올라오냐?' 그랬다. 내 차가 아니었다. 한 달 정도 빌리겠다고 얘기하고 벌써 36일째. 친구 녀석은 슬슬 불안과 걱정이 엄습하고 있었나 보다. 더 이상 제주 일정을 늘릴 수는 없었다. 이제 목포로 다시 올라가서 육지를 좀 더 돌아야지. 아무래도 육지에 있다 보면 친구가 필요할 때 바로 서울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 모든 짐을 챙겨 내려와 숙소에서 차를 빼면서 뭔가 아쉽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제 제주에 사는 지인들과 인사를 다 나눴고 유명한 관광지보다는 ..

초보의 자동차 전국일주 : 35일 차 - 제주의 마지막 밤. 엄마손 횟집.

전날 신나서 새벽까지 달리느라 수고를 했으니 당연히 오전 시간은 날아갈 수밖에 없었다. 게으르고 여유로운 여행자에게 '오전 시간'보다는 푹 자고 일어난 뒤의 '좋은 컨디션'이 훨씬 중요했다. 오랜만에 느지막이 일어나 컨디션을 회복하고 어젯밤의 해장을 위해 두 명의 멤버들을 대원가(↗)에서 만났다. 이곳으로 우리를 인도한 멤버가 주문을 마치고 나서 식탁에 등장한 것은 엄청난 크기의 활전복해물탕. 우리의 인원수는 세 명이고, 어제 술을 잔뜩 마셔서 속도 그리 좋지 않고, 지금은 점심시간일 뿐이라고 이건 너무 거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다. "우리 이제 늙어서 몸보신하면서 마셔야 돼. 이 정도는 먹어야 오늘 돌아다닐 기력이 생길껄?" 그랬다. 우리를 걱정해서 주문한 메뉴였다. 그리고 딱히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