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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 24

[WATCHA] 그랑 메종 도쿄 - 여전하다는 것의 반가움. 전형적인 김탁구식 드라마.

20년 전쯤이었던가 보다. 일본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던 게. 당시의 우리나라 드라마들보다 소재가 다양하다는 것이 좋았다. 당시 일본 드라마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코스(?)를 쭉 돌다 보면 언젠가 한 번 김탁구, 아니 기무라 타쿠야를 만나게 된다. 당시 일본 드라마의 황금 시간대인 월요일 9시(게츠쿠)에는 제작비를 쏟아부어 최고의 배우와 작가를 총동원한 드라마들이 방영됐고, 김탁구의 드라마는 언제나 월요일 9시였다. 스케일이 큰 드라마 안에서 그의 존재감은 특별했다.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독불장군처럼 밀어붙이는 상남자 스타일의 주인공이지만, 남들 모르게 뒤에서는 동료를 챙기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츤데레이고, 결국 집념과 노력 그리고 진심으로 주위 사람들을 하나씩 감동하게 해, 다 같이 힘을 합쳐 ..

Media/Movie, Drama 2020.03.31

[WATCHA] 아직 결혼 못하는 남자 - 뻔한 얘기를 캐릭터로 커버하는 유쾌한 이야기

어제 왓챠플레이에 들어가서 새로 올라온 작품들을 살펴보는데 눈에 띈 드라마. 2006년에 방영해서 대힛트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리메이크했던 드라마인 [결혼 못하는 남자]의 시즌 2, [아직 결혼 못하는 남자]. 2019년 4분기에 방영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은 드라마다. 시즌 1은 당시에 재밌게 봤던 드라마이기도 하고 주인공인 아베 히로시의 코믹하면서도 진중한 연기를 좋아하는지라 늦은 새벽까지 정주행 해서 10편을 해치웠다. 주인공과 그의 조수였던 배우는 시즌 1과 그대로, 나머지 주요 인물들은 모두 새로운 인물들이다. 아, 주인공의 가족들도 그대로인데, 조카는 아역에서 대학생으로 배우가 바뀌었다. 시즌 1에서 13년이 지난 이야기인데 이야기의 흐름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40세에서 53세가 된 주인공은 ..

Media/Movie, Drama 2020.03.30

20. 야쿠시마 일주 드라이브

야쿠스기 랜드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때우고 여전히 운전하기 힘든 산길을 내려왔다. 차 안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운전을 하는데도 진땀을 뻘뻘 흘릴 정도로 어려운 운전이다. 왕복 1차선의 좁은 길에 커다란 관광버스가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절로 한숨이 날 정도였다. 초보운전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가장 어려운 운전이었다. 하지만 약 한두 시간 뒤에 '가장' 어려운 운전 기록은 갱신된다. 오늘의 목표는 야쿠시마 일주 드라이브였다. 일단 지도 상으로 봤을 때 일주도로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야쿠스기 랜드 트래킹 - 이라기보다는 산책에 가까웠지만 - 을 마치고 나서 해안도로까지 내려온 다음 시계 방향으로 섬을 돌기 시작했다. 어제 시라타니운스이쿄 트래킹을 했고, 오늘 오전에도 야쿠스기 랜드 트래킹을 했으니 근육..

19. 야쿠스기 자연관, 야쿠스기 랜드

어제의 트래킹이 너무 좋았다. 시라타니운스이쿄(白谷雲水峡)는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이끼의 숲(苔むす森)도. 그러다 보니 야쿠스기(屋久杉), 즉 야쿠시마에만 자란다는 야쿠 삼나무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그래서 오늘 오전의 첫 번째 일정은 야쿠스기 자연관(屋久杉自然館)으로 정했다. 숙소를 떠나 30분 정도 달렸을까? 야쿠스기 자연관에 도착했다. 날이 흐려서 그런지 회색빛의 건물이 좀 스산하게 보이는 기분이었지만, 주변에는 키가 큰 나무들이 많아서 숲 속에 있다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다. 텅 빈 주차장에는 차가 한 대 정도 주차되어 있었다. 아마도 직원의 차였겠지? 그렇다면 관람객은 나 밖에 없다는 얘긴가? 입장료 600엔을 내고 들어가니 규모가 그리 큰 박물관은 아니다. 하지..

18. 어제는 날치 튀김, 오늘은 날치구이

시라타니운스이쿄 트래킹을 마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의 점심은 뭘로 해야 하나? 주차장에서 차에 앉아 문을 열고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식당을 검색했다. 그 결과 선택한 곳은 KITCHEN&CAFE 히토메쿠리(ヒトメクリ). 간단한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곳이라 선택했다. 힘들게 올라갔던 산길은 내려올 때라고 해서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 다만 얼마나 많은 맞은편 차량을 만나느냐가 운전을 힘들게 하는 포인트인데, 내려올 때는 차를 많이 만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어쩌면 올라갈 때 한 번 경험해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게 됐기 때문에 마음이 더 편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구글맵에 목적지를 찍어두고 도착한 식당은 야쿠시마에서 보기 드물게 깔끔하고 스타일리시한 곳이었다. 메뉴판을 보니..

17. 야쿠시마에 온 목적, 이끼의 숲으로 가는 길

전날 푹 쉬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너무나 가보고 싶던 곳을 갈 수 있다는 설렘 때문이기도 했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트래킹 준비를 했다.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편한 옷을 입고, 신발 끈을 꽉 조였다. 체온을 잃지 않기 위해 위에 걸칠 옷도 하나 더 준비하고, 혹시나 중간에 당이 떨어질까 봐 초코바를 두 개 정도 가방에 넣었다. 어차피 주차장까지는 차를 가지고 갈 거라서 차에는 여벌의 옷도 챙겨두었다. 민숙 후렌도에서 출발해 시라타니운스이쿄의 주차장까지 가는 길은 꽤나 험난했다. 좁은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야 하는 난코스.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면 20분 정도가 걸릴다고 나오지만 초보운전자에겐 두 배가 훨씬 넘게 걸리는 거리였다. 왕복 1차로인 구간이 많은 데다가 차선도 굉장히 좁은 길이라서 반대 방..

16. 갑자기 결정한 야쿠시마행 - 여행 뭐 있나! 마음 내키는 대로 가는 거지~

어젯밤, 결국 늦은 시간에 번화가로 기어 나갔었다. 그리고 바 차밍의 마스터와 함께 새벽까지 힘차게 달렸다. 그간 겪어본 일본 사람들의 음주 습관은... 엄청 늦은 시간까지, 엄청 잘 마신다는 거다. 물론 내가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자꾸 어울리게 되는 것이겠지만, '모두가' 술을 잘 못 마시거나 약한은 아니라는 얘기. 어쨌든 호텔의 창밖을 보니 구름이 많긴 하지만 맑은 하늘이었다. 솔직히 이 하늘을 자고 나서 본 것인지, 밤을 새우고 본 것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힘차게' 달렸다. 짐을 모두 챙겨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찬 차를 보게 됐다. 2층에 있는 홀에서 뭔가 행사가 있는 것 같았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의 차량이었던 것 같은데, 주차한 모습이 마치 퍼즐을 맞추듯 잘 정..

[NETFLIX] 얼터드 카본 시즌 2 - 영원히 살 수 있는 시대의 죽음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주인공인 타케시 코바치에게 경호를 의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솔직히 시즌 1의 주인공(조엘 킨나만)과 다른 모습의 육체(앤서니 매키)를 획득하는 장면에서 '어? 주인공이 달라지네? 이러다 집중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시작됐다. 2년 전에 본 시즌 1의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아서 등장인물이나 세계관이 좀 헷갈리기도 했지만, '육체를 바꿀 수 있다'는 설정 덕분에(?) 워낙 이야기 전개가 정신없기 때문에 초반 2~3회를 보는 동안 드라마에 집중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세계관에 제대로 빠져들어 몰입하게 된 건 5화부터였다. 시즌 1을 시청했던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넷플릭스에서 추천해줬고 예고편 영상이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회당 70억 원 이상..

Media/Movie, Drama 2020.03.24

15. 이번 여행이 시작된 계기, 타카치호 협곡

아침 일찍 서둘러서 출발하지 않은 데다가, 중간에 지진으로 끊어진 길로 들어서서 30분 이상의 시간을 돌았고, 아소산에 들러 드라이브도 하고, 우연하게 찾은 터널 양조장을 구경하고 드디어 타카치호 협곡(高千穂峡)에 도착했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가 타카치호 근처에 다다르니 역시 유명 관광지답게 번화해진다. 건물의 밀도가 훨씬 높아지고, 차량 통행량도 많아졌다. 일단은 차를 세워야 했다. 두리번거리며 표지판을 보고 주차장을 찾으려 했지만 그랬다가 너무 먼 곳에 차를 세우고 돌아다녀야 할지도 모르는 일. 잠깐 차를 세우고, 익숙하지 않은 네비게이션은 꺼버렸다. 그리고 다시 구글맵을 열어 산책로에 가까운 주차장을 찾았다. 반대편에도 주차장이 있었지만 일단 제1 주차장(第一御塩井停車場)으로 향했다. 주차장은 거..

14. 활화산 주위의 풍경을 돌아보는 아소산 드라이브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봤다. 쨍~ 한 하늘. 어라? 웬일이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니 공기가 깨끗할 수밖에. 이런 걸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는 건가? 그러고 보면 사세보에 도착했던 날 비가 내렸는데, 덕분에 다음 날 아주 쨍한 쿠쥬쿠지마를 볼 수 있었다. 오늘 비가 오는 것이 내일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뻔한 교훈. 지난번에 왔을 때 마음에 들었던 호텔이라 조식이 궁금했다. 요즘 부쩍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오늘은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날이라서, 겸사겸사 조식을 포함했다. 생각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은 조식이었고, 음식들이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해서 아침부터 과식을 하고 말았다. 뭐 덕분에 중간에 군것질 같은 거 없이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잘한 짓. 조식을 먹..

13. 태풍 덕분에 기차를 세 번 타다.

시마바라 항에서 출항하는 배의 운행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창밖으로 보는 시마바라의 풍경은 태풍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홈페이지 체크. 편도 한 시간이 걸리는 카페리와 편도 30분이 걸리는 쾌속선. 두 종류의 배가 있는데 아직은 모두 보류 중으로 결항이 결정되진 않았다. 창밖의 하늘을 보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일단은 조식을 먹었다. 평소엔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배를 타기 전에 배를 채우기 위해서 호텔을 예약할 때 조식을 포함해두었었다. 간단하지만 정갈한 아침 식사. 식사를 마치고 방에 올라와서 다시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오늘 하루 모든 배가 결항이라는 소식이 업데이트되었다. 오후의 배라도 뜬다면 기다렸다가 배를 탔을 텐..

12. 잉어와 함께 걷는 거리 시마바라(島原)

내일 구마모토로 넘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 숙소는 시마바라 항구 근처에 잡아 두었다. 그래서 시마바라 역이 아니라 미나미시마바라(南島原) 역에서 내렸다. 아주 작은 시골역인데 지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아 보였다. 역을 나서는데 뭔가 느낌이 쌔~ 한 공지가 하나 보였다. 모두 제대로 읽을 수는 없지만 [熊本 ~ 島原]는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를 연결하다는 뜻인 것 같고 [欠航]은 '결항'이라고 읽는 게 맞겠지??? 오늘 아침에 결항이 있었다는 얘기구나... 그래, 21호 태풍 '란'이 오늘 새벽 오키나와에 상륙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래도 이곳은 작은 바다니까 배가 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결항이 됐었구나. 그럼 [見合わせ]라는 건 무슨 뜻이지? 정상 운행했다는 뜻이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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