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ves

아이폰 구매 및 개통 현황 : 결론은 아직도 미개통

zzoos 2009. 12. 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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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폰 예약 구매

그러니까 지지난 일요일. 11월 22일이었습니다. 주말이나 주일에는 인터넷을 전혀 하지 않는 편인데 갑자기 검색할 것이 있어서 브라우저를 켰다가 보게 됐습니다. 아이폰 예약 판매가 시작되었다는 것을요. 바로 예약하고 싶었지만 집에는 공인 인증서도 없고, 인터넷 뱅킹 자물쇠 카드도 없고 기타 등등 뭔가 적절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바로 다음날.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예약을 했습니다.

잠깐 알아보니 드림위즈에서 만든 iPhone Connect라는 곳을 통하면 밸류팩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쪽을 통해 예약 신청을 진행했습니다. 한단계 거쳐가긴 하지만 결국 SHOW 폰스토어에서 주문이 진행되는 것이라 엉뚱한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더군요.

32G 화이트. SKT로부터의 번호 이동. 요금제는 i-라이트. 주문번호는 11만번 후반대였습니다. 대략 7.8만 번 정도부터 번호가 시작되었다는 설이 정설인걸로 봐서 제 앞에 4만 건의 주문이 있는 거라 생각되더군요. 28일까지 배송해준다고 했지만, 30일에 받아도 상관없어~ 라는 마음으로 주소록 정리, 링톤 만들기, 터치에서 쓰던 쓸데없는 어플리케이션 정리 등 아이폰 사용을 준비하며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2 아이폰 배송


예상대로 아이폰은 28일이 아닌 30일에 배송되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랐던 것은 저보다 주문이 빠르건 늦건 28일 잠실 운동장에서 열렸던 개통 이벤트에서 현장 수령하지 않은 모든(확실친 않지만) 예약 구매자들이 30일부터 배송을 받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제가 늦게 주문해서(나중에 15만번 이상까지 주문 번호가 갔다는 걸 생각하면 늦게 구매한 편은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30일에 받은 게 아니라 오히려 30일에 받았으면 빨리 받은 편이더군요.

저보다 먼저 주문한 어떤 친구는 저보다 늦게, 그러니까 오늘 배송을 받았더군요. 많은 예약 구매자들이 배송 조회를 하면서 결국 저 '서서울물류센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저 곳을 '헬게이트 서서울'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3 아이폰 개봉


30일 오전 폰을 받아 들었습니다. 바로 개봉하고, USIM 카드를 넣고, 미리 구매해둔 Incase Slider 케이스를 씌우고, 충전 및 싱크를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천국 같았죠. 주문 번호가 더 느린데 배송도 빨리 받았고, 케이스에 Hair Crack도 없고, 싱크도 일사천리. 번호이동과 관련된 내용은 문자 메시지로 알려준다고 하더군요.


이제는 안녕~ 하게 될 전화기와 1세대 아이팟 터치를 찍어보기도 하면서 아이폰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지나고, 퇴근 시간이 다가와도 아이폰 개통에 대한 메시지는 오지 않았습니다. 네,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4 아이폰 개통?

아이폰 개통과 관련해서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저는 일단 양반이더군요.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사람들은 불만을 꺼낼 수조차 없었습니다. 아예 배송조차 안된 사람들이 수두룩. 송장 번호조차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수두룩. 헬게이트 서서울을 못 벗어난 사람들도 수두룩. 아, 이거 개통이 지연되고 있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니구나. 말 그대로 배송 대란이구나 싶었습니다.

마음을 좀 편하게 먹었습니다. 어차피 기존 전화도 잘 되고 있고, 아이폰을 며칠 더 아이팟처럼 쓰면 되는 거니까요. 조금 늦을 뿐 안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기다리면 되겠지, 내일이면 문자가 오겠지~ 하면서 퇴근하고 집에 가서 wi-fi를 이용해 구글과 주소록, 캘린더 등을 싱크했습니다. 모바일 블로깅이 잘 되는지도 확인하고요.

오늘 출근을 했더니 하루종일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인사대신 '개통 했어?'라고 물어보더군요. 아니, 내가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것도 아닌데 열에 다섯은 물어보니 슬슬 짜증도 나고요. 관련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좀 살펴봤습니다. 아직 배송이 안된 사람들도 있지만 오늘은 대부분 개통이 안되고 있다는 내용들이더군요. 이젠 '개통 대란'의 시작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KT 직영점에 가서 1~2시간 이상을 기다려가면서 개통을 하더군요. 어떤 직영점에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금방 되기도 하고, 어떤 직영점은 너무 많아서 하루 이상을 대기해야 하기도 하는 등 천차만별이긴 했지만요. 그런 중간중간 문자 메시지로 개통 관련 안내가 와서 개통 됐다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어차피 회사에 묶인 몸이라 직영점을 다녀올 수가 없어서(게다가 짧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고) 하염없이 문자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지요.


좀전에 블로그 오른편에 달려 있는 포춘 쿠키 위젯을 오랜만에 클릭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위와 같은 점괘가 나오네요. 차라리 걸어가는 게 멋지다고요? 네, 말이 없어서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가 없으니 걸어가고 있긴 하지만 그걸 멋지게 생각하라고 하니 마음이 좀 편해지려는 찰라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내일은 개통 될까? 아니 이번 주 안으로는? 설마 올해 안으로는????'

휴, 그래도 마냥 기다려 볼 생각입니다. 도대체 얼마만에 개통이 되는지 확인할 생각입니다. 멋지다잖아요.

#5 개통되면 끝?

출시만 하면 될 것 같더니, 예약만 하면 될 것 같더니, 배송만 되면 될 것 같더니... 새로운 보스로 '개통'이 기다리고 있다고들 말합니다. 그렇다면 개통은 과연 최종 보스일까? 대부분의 여론은 그렇지 않네요. 개통 이후에는 예약 구매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쇼머니 관련 보스가 등장할 예정이고, 그 이후에는 i-라이트 이상의 요금제를 쓰는 사람에게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다던 네스팟 관련 보스가 등장할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스마트폰 요금제에서는 MMS도 무료 문자에 포함되지만, 아이폰 요금제(i-라이트, i-미디엄 등)에서는 SMS, LMS만 무료 문자에 포함되고 MMS는 별도 과금한다는 얘기가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또 하나의 보스가 될 가능성이 보이네요.

참 기가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약 구매를 했는데 아직 배송을 못 받거나 개통조차 못한 사람이 있는가하면, 우연히 지나가던 대리점에서 아이폰을 발견해 그 자리에서 구매하고 개통해서 예약 구매한 사람들보다 먼저 아이폰을 쓰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차, 이것도 빼놓을 수 없네요. 예약, 배송, 개통 등 위의 모든 과정 중에 저는 KT로부터 받은 공지들은 거의 없었고, 있었어도 알아듣기 힘든 것들이었습니다. 홈페이지의 구석에 있는 작은 링크 말고는 '개통 과정은 별도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서 진행한다'는 설명을 듣거나 읽을 수 있는 곳이 없었습니다(물론 그 문자 메시지는 아직도 오지 않고 있고요). 직영점에서 개통하면 빠르다는 말도 없었고요. 아이폰이 배송될 때 함께 들어 있던 A4 종이에 씌여있던 공지 사항은 특히나 신규/번호이동/기변 등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구매자들이 정확하게 자신이 놓인 상황에서 무얼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못했습니다.

저는 아이폰에 열광합니다. 아이폰을 들여오기로 한 것은 KT가 잘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2년 약정을 걸었으니 아마 당분간은 KT에 요금을 지불하면서 이 전화기를 쓸겁니다. 하지만 최근 며칠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아이폰 관련 업무들의 진행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위에 얘기했듯이 '주문 번호'만으로도 (허수를 포함해) 10만건에 가까운 주문 건수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총 주문 건수를 KT는 파악하고 있겠지요. 그리고 그 물량을 하루 또는 이틀만에 '모두 배송'해야하고 '모두 개통'해야 하는 업무가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뻔한 이치입니다. 배송은 KT만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일요일에도 물량들이 움직인 흔적을 보니 크게 문제삼을 일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개통 대란'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발생할 것이 뻔한 업무를 눈 앞에 두고도 '허허~ 예약가입자가 이렇게 많은 걸 보니 아이폰 들여오길 잘했구먼~ 앞으로 얼마나 더 팔릴지 두고 보자고~'하면서 뒷짐지고 관망하고 있었던 걸까요? 아니면 예상은 할 수 있었지만 도저히 대처할만한 능력이 없었던 걸까요?

앞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스들(쇼머니, 네스팟, MMS 관련). 통신 업계나 KT와 전혀 관계없는 제가 생각해도 뻔히 보이는 보스들입니다. 헌데 이 보스들을 KT는 또 다시 방치할까요? 거대 보스들 앞에서 모든 공격을 받아가면서 싸워야 하는 몫은 결국 또 우리들의 몫이 될까요?

그리고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보스가 있습니다. 아마 지금까지의 모든 보스들보다 더욱 강력한 공격을 퍼부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AS 라는 보스말이죠.

:: 2009.12.01 20:27 추가

KT에서는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게재했군요(직접 링크는 되지 않네요. 2009-12-01 등록된 '아이폰 예약 관련 사과드립니다...' 게시물입니다). 내용을 읽어보면

1. 예상을 초과한 예약 가입 접수 및 배송, 개통이었다.
2. 배송 및 개통 지연, 가입 채널에서의 고객 응대 부족 등 발생한 불편 사항에 대해서는 적절한 보상을 하겠다.
3. 당분간은 원활한 아이폰 가입 및 개통 프로세스가 힘들다.

아, 대답인가요. 예상할 수 없었군요.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몰릴 줄 말이죠. 예상할 수 없었다면 물량 자체가 부족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뭐 그런 내용은 애플과 KT 사이의 문제일테니 일단 패스. 그리고 보상을 해준다고 하네요. 쇼머니 정도의 보상일까요? 무료 통화와 데이터 상한 추가일까요? 무엇이 되더라도 '시간'과 바꿀 수는 없겠죠. 고블린의 명언이 있잖아요. 시간은 금이라구 친구.

무엇보다도 3번 내용에 주목할만 하군요. 네,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보스들이 양산되어 우리를 공격하겠네요. 그리고 제 아이폰의 개통은 도대체 언제일지 알 수 없고요.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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