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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ers

오랜만에 잡담

zzoos 2012.07.16 00:01

LEICA | D-LUX 3 | 1/50sec | F/4.9 | 0.00 EV | 2011:09:10 14:02:52


#1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다. Litters 카테고리에 글을 쓰는 것. 술기운과는 동떨어진 채로 내 방의 컴퓨터 앞에 앉는 것. Lightroom을 실행해 사진을 한 장 골라보는 것.


#1-1

빗소리 때문일까? 골라낸 사진은 작년 가을 울릉도에서의 마지막 날. 한참을 벼르고 별렀고, 날씨 때문에 일정보다 며칠을 늦게 출발했고, 항구 앞에서 하루를 더 보냈고, 결국 날씨 때문에 하루를 일찍 떠나와야 했던 곳. 혼자여서 외로웠지만 혼자여서 참 좋았던 곳. 떠나는 것이 아쉬워 계속해서 다시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기상특보를 확인하고, 씁쓸한 마음으로 펜션 밖으로 내리는 비를 향해 셔터를 눌렀다.


항상 raw로 촬영을 함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 jpg로 남아 있는, 다른 사진들보다 훨씬 사이즈가 작은 한 장의 사진. 왜인지 모르겠다. 아무런 보정도 하지 않고, 그냥 이 사진을 골라버린 것은. 창 밖의 빗소리 덕분인지도.


#2

청소를 했다. 그래. 대단한 일이다. 내가 청소를 했다는 건. 이렇게 포스팅을 할 정도로 대단한 일이다. 마지막의 대청소 포스팅이 자그마치 2년 전인 것을 찾아보고는 '아, 이렇게까지 청소를 안 했나? 설마 중간중간 했을 거야'라고 생각하다가, 그 사이의 청소들은 그저 쓰레기통을 비우는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해내고는 '아, 역시, 나란 녀석은...' 싶다.


완전하지는 못하다. 계획했던 모든 것을 하지 못했다. 아마 계획한 것을 다 끝내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체력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의 청소를 해내지는 못했을 거다. 그렇다면 어느 순간, 멈춰야 한다. 그리고 그 적절한 시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내가 포기한 것은 책장. 그리고 구석구석의 전선들. 아마 건드리기 시작했다면 한달 공사 아니 청소가 되었어야 할, 일종의 뜨거운 감자고 터닝 포인트였을 거다. 티비와 게임기 그리고 스피커들을 닦으면서 그리고 방 바닥을 닦으면서 또 마지막으로 책상을 닦으면서 미리 포기했다. 그렇게 내 책장은 조금더 먼지를 머금고 조금더 어지러운 상태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3 또는 1-2

사진을 고르려다보니 Lightroom에 들어있는, 아직 정리하지 않은 사진들을 자연스레 보게 되었다. 개발팀과 같이 갔던 워크샵, 후배들과의 지하철 당일치기 춘천, 여기저기 맛집, 친구들과의 무계획 드라이브, 어떤 몰트 시음회, 동생과의 2박 3일 부산 여행, 친구들과 그리고 형 누나들과의 애비로드, 혼자 다녀온 울릉도... 아직 컴퓨터로 옮기지도 않은 9박 10일의 오키나와. 슬슬 정리하고 포스팅을 시작해야 되려나보다. 오키나와를 제외하면 대충 천 여장 밖에 안 된다(오키나와를 포함하면 너무 많아진다 -0-). 포스팅 15-20개면 해결될 정도의 분량. 대략 일년 정도의 사진.


#4

시작하는 마음으로 오늘 포스팅 하나를 올리고 자야겠다! (그럴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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