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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프레소 커피머신 - 요즘 이 재미에 푹 빠져 있네요

zzoos 2011.02.14 19:36

사실 대단히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대학 시절 다양한 원두의 드립 커피를 마시면서 취향을 찾아보기도 했으나, 요즘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만큼도 안 되는 정도의 취향이었죠. 이후 에스프레소에 별로 관심도 없었고, 우유를 타서 마시는 커피를 좋아하지도 않았던 데다가,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문제 때문에 다양한 커피 가게들은 저의 관심에서 멀어지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겨우 맛을 들인 것이 스타벅스 아이스 커피. 이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랑 좀 다릅니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라고 부르면 그건 드립 커피를 말하는 거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은 걸 말하죠. 여튼 스타벅스의 아이스 커피에 헤이즐넛 시럽을 넣고 벤티 사이즈로 사무실 한 켠에 놔두고 마시는 것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다시 커피에 관심이 생기긴 했습니다. 그러면서 콩다방 보다는 별다방이 낫고, 탐앤탐스는 절대 못 마시겠는 등의 취향도 생기더군요.

그러다가 사무실을 옮겼고, 근처에 스타벅스는 없고, 사무실에 있는 다방(직원들에게 에스프레소 커피를 단돈 1천원에 판매하는 좋은 곳)의 커피는 제 취향의 맛이 아닌 겁니다. 한동안 커피를 안 마셨지요. 이제 또 이렇게 커피랑은 멀어지려나보다 싶던 순간.

사무실에 네스프레소 머신을 놓은 겁니다(사실 제가 강력 주장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한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시기 위한 얼음 냉온수기까지 들여 놓은 겁니다! 바로 네스프레소 캡슐을 주문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마셨더니, 오 이거 매우 괜찮습니다. 한 잔을 만들어 마실 때의 비용이 대략 1천원 정도됩니다. 굳이 별다방, 콩다방 안 가도 되겠더군요.

네스프레소 캡슐은 종류가 매우 다양합니다. 한정 판매하는 캡슐도 나오죠. 그래서 매일매일 마셨던 캡슐의 느낌을 미투데이에 이렇게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그 중 몇 개만 발췌해 보자면,

Arpeggio : 뜨겁게 먹을 때보다 차게 먹는 게 나에게는 좋다. 추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 녀석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겠다. 두툼한, 풍부한 향과 진한 느낌이 매력인 듯. 쓴맛은 별로 없다. 지난 번 강하게 느꼈던 신맛도, 차게 마셨더니 훨씬 덜하다.

Cosi : 고소하고 가볍다. 커피의 향은 적을지 몰라도 구워진 냄새가 꽉 차 있는 점은 기분이 좋다.

Livanto :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툼한 향. 고소한 쓴맛. 밸런스가 좋다. 어찌보면 개성이 약할지도 모르겠지만, '밸런스가 좋다'는 것은 모든 것을 뛰어넘은 장점.

Nespresso Variations 2010 Almond : 커피를 뽑는 동안 핫초코 같은 진한 초코렛 향이 인상적이었다. 막상 마실 때는 오히려 향은 다 날아가고 기분 좋은 신맛이 느껴졌다.

Ristretto : 두툼하고 탄탄한 바디. 진한 크레마. 왜 캡슐이 검은 색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맛과 향. 오늘따라 더 고소하고 진하다. 왠지 속도 풀리는 듯.

와인을 마시고 시음기를 적을 때보다 더 재밌습니다. 새로운 캡슐을 주문하지 않아서 요즘엔 거의 안 적고 있긴 하지만요. 당분간 네스프레소로 커피를 뽑아 마시는 것은 계속될 것 같네요. 물론 하루에 두 잔 이상을 마시지 않으려는 노력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 그래도 커피보다는 와인이 좋습니다. 아마 조금 지나면 커피도 시음기 적는 것보다는 마시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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