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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갑자기 결정한 야쿠시마행 - 여행 뭐 있나! 마음 내키는 대로 가는 거지~

어젯밤, 결국 늦은 시간에 번화가로 기어 나갔었다. 그리고 바 차밍의 마스터와 함께 새벽까지 힘차게 달렸다. 그간 겪어본 일본 사람들의 음주 습관은... 엄청 늦은 시간까지, 엄청 잘 마신다는 거다. 물론 내가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자꾸 어울리게 되는 것이겠지만, '모두가' 술을 잘 못 마시거나 약한은 아니라는 얘기. 어쨌든 호텔의 창밖을 보니 구름이 많긴 하지만 맑은 하늘이었다. 솔직히 이 하늘을 자고 나서 본 것인지, 밤을 새우고 본 것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힘차게' 달렸다. 짐을 모두 챙겨 체크아웃을 하려는데, 주차장에 빼곡히 들어찬 차를 보게 됐다. 2층에 있는 홀에서 뭔가 행사가 있는 것 같았고,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사람들의 차량이었던 것 같은데, 주차한 모습이 마치 퍼즐을 맞추듯 잘 정..

[NETFLIX] 얼터드 카본 시즌 2 - 영원히 살 수 있는 시대의 죽음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주인공인 타케시 코바치에게 경호를 의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솔직히 시즌 1의 주인공(조엘 킨나만)과 다른 모습의 육체(앤서니 매키)를 획득하는 장면에서 '어? 주인공이 달라지네? 이러다 집중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시작됐다. 2년 전에 본 시즌 1의 내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아서 등장인물이나 세계관이 좀 헷갈리기도 했지만, '육체를 바꿀 수 있다'는 설정 덕분에(?) 워낙 이야기 전개가 정신없기 때문에 초반 2~3회를 보는 동안 드라마에 집중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세계관에 제대로 빠져들어 몰입하게 된 건 5화부터였다. 시즌 1을 시청했던 이유는 매우 간단했다. 넷플릭스에서 추천해줬고 예고편 영상이 재밌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회당 70억 원 이상..

Media/Movie, Drama 2020.03.24

15. 이번 여행이 시작된 계기, 타카치호 협곡

아침 일찍 서둘러서 출발하지 않은 데다가, 중간에 지진으로 끊어진 길로 들어서서 30분 이상의 시간을 돌았고, 아소산에 들러 드라이브도 하고, 우연하게 찾은 터널 양조장을 구경하고 드디어 타카치호 협곡(高千穂峡)에 도착했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다가 타카치호 근처에 다다르니 역시 유명 관광지답게 번화해진다. 건물의 밀도가 훨씬 높아지고, 차량 통행량도 많아졌다. 일단은 차를 세워야 했다. 두리번거리며 표지판을 보고 주차장을 찾으려 했지만 그랬다가 너무 먼 곳에 차를 세우고 돌아다녀야 할지도 모르는 일. 잠깐 차를 세우고, 익숙하지 않은 네비게이션은 꺼버렸다. 그리고 다시 구글맵을 열어 산책로에 가까운 주차장을 찾았다. 반대편에도 주차장이 있었지만 일단 제1 주차장(第一御塩井停車場)으로 향했다. 주차장은 거..

14. 활화산 주위의 풍경을 돌아보는 아소산 드라이브

아침에 일어나 하늘을 봤다. 쨍~ 한 하늘. 어라? 웬일이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태풍이 지나간 다음이니 공기가 깨끗할 수밖에. 이런 걸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는 건가? 그러고 보면 사세보에 도착했던 날 비가 내렸는데, 덕분에 다음 날 아주 쨍한 쿠쥬쿠지마를 볼 수 있었다. 오늘 비가 오는 것이 내일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뻔한 교훈. 지난번에 왔을 때 마음에 들었던 호텔이라 조식이 궁금했다. 요즘 부쩍 일찍 일어나기도 하고, 오늘은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날이라서, 겸사겸사 조식을 포함했다. 생각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은 조식이었고, 음식들이 하나같이 정갈하고 깔끔해서 아침부터 과식을 하고 말았다. 뭐 덕분에 중간에 군것질 같은 거 없이 장거리 운전을 할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잘한 짓. 조식을 먹..

13. 태풍 덕분에 기차를 세 번 타다.

시마바라 항에서 출항하는 배의 운행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창밖으로 보는 시마바라의 풍경은 태풍이 왔다는 걸 느낄 수 없을 만큼 조용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역시 홈페이지 체크. 편도 한 시간이 걸리는 카페리와 편도 30분이 걸리는 쾌속선. 두 종류의 배가 있는데 아직은 모두 보류 중으로 결항이 결정되진 않았다. 창밖의 하늘을 보며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일단은 조식을 먹었다. 평소엔 아침을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배를 타기 전에 배를 채우기 위해서 호텔을 예약할 때 조식을 포함해두었었다. 간단하지만 정갈한 아침 식사. 식사를 마치고 방에 올라와서 다시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오늘 하루 모든 배가 결항이라는 소식이 업데이트되었다. 오후의 배라도 뜬다면 기다렸다가 배를 탔을 텐..

12. 잉어와 함께 걷는 거리 시마바라(島原)

내일 구마모토로 넘어가는 배를 타기 위해서 숙소는 시마바라 항구 근처에 잡아 두었다. 그래서 시마바라 역이 아니라 미나미시마바라(南島原) 역에서 내렸다. 아주 작은 시골역인데 지은 지는 얼마 되지 않아 보였다. 역을 나서는데 뭔가 느낌이 쌔~ 한 공지가 하나 보였다. 모두 제대로 읽을 수는 없지만 [熊本 ~ 島原]는 구마모토에서 시마바라를 연결하다는 뜻인 것 같고 [欠航]은 '결항'이라고 읽는 게 맞겠지??? 오늘 아침에 결항이 있었다는 얘기구나... 그래, 21호 태풍 '란'이 오늘 새벽 오키나와에 상륙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래도 이곳은 작은 바다니까 배가 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에 결항이 됐었구나. 그럼 [見合わせ]라는 건 무슨 뜻이지? 정상 운행했다는 뜻이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11. 한적한 느낌이 좋은 이사하야(諫早) 산책

나가사키에서 시간을 더 보내지 않고 이사하야로 빨리 이동하기로 마음먹은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어차피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데, 도시를 하나라도 더 구경하고 싶었다. 그리고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안경다리가 하나 있다는 것도 한몫했다. 결과적으로 이사하야를 한 바퀴 둘러보기로 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혼묘강(本明川)과 그 주변으로 조성된 녹지들을 보며 걷는 것은 관광객이 많은 유명 도시의 정비된 산책로를 걷는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간단하게 식사를 하기 위해서 검색했던 도라곤 식당(ドラゴン食堂). 아쉽게도 이날은 쥔장 사정으로 휴무란다. 정확한 해석은 '제멋대로지만(勝手ながら)' 정도가 되려나? 어쨌든 뭔가 사정이 있으니까 쉬겠지... 구글맵에 ..

10. 나가사키 역사 문화 박물관과 안경다리

오늘은 시마바라(島原)로 출발해야 하는 날이다.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가사키 역사 문화 박물관(長崎歴史文化博物館)을 찾았다. 박물관에는 코인로커가 준비되어 있어서 짐을 편하게 맡겨두고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다. 박물관 1층에는 커다란 료마의 동상이 서있었다. 사카모토 료마(坂本龍馬).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로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위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나 드라마, 소설, 만화에도 엄청 등장하는 사람이다. 유명인이라서 그런지 그의 동상 아래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몰라도 나의 눈길을 끈 전시품은 부산에서 가져왔다는 한국의 도자기들이었다. 나가사키는 무역항이었고, 특히 부산과의 교역이 활발했던 곳이었다는 ..

[WATCHA] 시크릿 슈퍼스타 (2017)

인도 영화를 그리 찾아서 보는 편은 아니다. 영화 중간에 뜬금없는 노래와 춤이 나오는 스타일이라던가 황당무계할 정도로 액션을 과장하는 방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 하지만 잔잔한 스토리의 영화들은 인도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에 가끔씩은 챙겨 본다. 아마도 언젠가 일요일 오전이었을 거다. 다들 알고 있는 개그맨에 휴일 오전에 영화를 소개해주는 프로그램. 거기서 이 영화에 대해 알게 되었을 거다. 내 기억으로는 그렇다. 가수를 꿈꾸는, 노래를 잘하는 소녀가 유튜브에 자신의 영상을 올리고, 엄청난 이슈를 만들면서 결국 슈퍼스타가 되는 이야기. 그런 이야기인 줄 알았다. 약간은 뻔한 이야기 구조 안에서 어떤 디테일들을 보여줄까? 아미르 칸 특유의 재기 발랄한 개그를 기대해도 되는 걸까? 나의 ..

Media/Movie, Drama 2020.03.17

[NETFLIX] 킹덤 시즌 2

드라마가 출시되는 날을 기다렸다가 밤을 새워서 정주행 했던 일이 언제였더라... 게다가! 등장하는 배우들 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도 없는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 기다렸던 드라마. 킹덤 시즌2. 당연히 1화부터 6화까지 스트레이트로 정주행 해버렸다. 각각의 회차가 그리 길지 않아서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은 아니다. 시즌 1은 어딘지 모르게 아쉬웠다. 잘 만들었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너무 짧은 회차밖에 없었고,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시즌을 끝내는 게 이상했다. 시즌 2가 시작됐는데, 마찬가지로 6화밖에 없는 걸 보고는 혹시? 싶었는데, 쉬지 않고 달려 마지막 회를 보면서 깨달았다. 아, 이거 시즌 1 + 시즌 2로 하나의 이야기 마무리되는구나. 그럼 차라리 합쳐서 시즌 1을 만들었어야..

Media/Movie, Drama 2020.03.17

9. 사세보의 아침 드라이브와 나가사키로 가는 SSL

다시 한번 오늘 이후의 코스를 정리해본다. 어젯밤에 뭔가 실수한 것은 없겠지? 나가사키(長崎)는 몇 가지 추억이 있는 곳이라 꼭 들러보고 싶은데, 그러면 구마모토(熊本)로 갈 때 다시 사세보(佐世保) 쪽으로 나와서 구루메(久留米)를 거쳐 빙~~~ 돌아야 한다. 기차 갈아타느라 기다리는 시간 같은 걸 더한다면 네 시간도 넘게 걸릴 거리. 지도를 들여다보다가 떠올린 코스는 시마바라(島原)에서 배를 타고 구마모토로 넘어가는 것. 약 30분이면 쾌속선을 타고 구마모토로 건너갈 수 있으니 나가사키에서 구마모토로 가는 직선 코스나 다름없다. 딱히 레일패스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기차'만을 이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배'를 타면 더 가까운 거리도 있는 거다. 다시 한번 확인해도 이후의 코스는 꽤..

8. 사세보의 절경, 쿠쥬쿠지마 - 위에서 내려보고, 안에서 돌아보고

말 그대로 푸욱~ 자고 일어났다. 역시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는 여행은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다. 호텔 앞에 나와서 하늘을 보니 어라? 오랜만에 하늘이 맑다. 아! 어제 비가 왔구나. 그래서 오늘은 공기가 아주 쾌청하구나~ 12시부터 렌터카를 예약해놨으니 슬슬 나갈 시간이 되었다. 타임즈 렌터카는 역 앞에 있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가면서 사세보 시내를 구경했다. 걸어가다 보니 사세보 버거의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는 Big Man 버거(佐世保バーガー BigMan 上京町本店) 앞에는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특별한 맛일까? 궁금하긴 했지만 지금은 일단 차를 빌리러 가야 하는 시간. 계속 걷다가 사세보 역 근처에 오니 길 건너편에 미우라 성당(カトリック三浦町教会)이 보인다. 고딕 스타일이 느껴지지만 굉장히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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