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 5일. 소리소문없이 남도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애초의 여행일정은
목포->해남->강진->보성->목포 였지만... 조금 일정을 바꿔서
목포->해남->완도->목포가 됐네요. 역시 1박 2일 동안 너무 무리한 계획이었나봅니다.
여튼 집 안에서 WOW만 줄기차게 해오다가 오랜만에 바깥 나들이 그것도 저 멀리 남도에서 바다 내음까지 맡고 오니까 참 좋네요. 숨어있던 '여행욕구'가 부글부글 끓어올라서 큰일입니다.
아차, 스크롤과 사진의 압박이 조금 있습니다. ^^a
출발 당일. 목포까지는 KTX를 예매해 두었습니다. 출발 시각은 새벽 6:35. 과연 그 시간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 대단히 걱정스러웠지만 새벽 4:30에 무사히 기상. 하지만 비가 부슬부슬 내리더군요. 조금 걱정되는 출발길.
용산발 목포행 KTX를 타기위해 용산역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5:56. 이 시간에 밖에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술마시다가 집에 안들어간거 말고) 시계를 찍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는 용산역 매표소.
아마 목포로 가는 중간 즈음... 그러니까 8:30 정도? 뭐 잘 기억 안나지만 자다가 깨서 열차 내부를 찍었습니다. 제 기억 속의 새마을호보다 뭐 대단히 좋은 기차는 아니던데요. 요금만 대따 비싸고...
목포역에 내려서는 차를 한 대 렌트했습니다. 애초에 계획이 거창했기 때문에 차가 있어야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었죠.
서울에서부터 차를 가지고 가지 그랬냐고요? 그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느라 죽는 사람은 누군데요. ㅠㅠ (전 면허 없음) 아침엔
비가내려 걱정했지만 목포에선 맑게 개었더라구요. 구름이 좀 있어서 하늘이 깨끗하진 않았지만...
그렇게 약 두 시간(?) 정도 달리니 해남 땅끝에 도착했습니다. 땅끝에 거의 도착했을 무렵 발견한 표지판. '경치 좋은 길
시작'이라니... 하지만 경치는 정말 좋았습니다. ^0^ 경치가 좋으니 속도를 줄이고 구경 좀 하라는 건가?
그 표지판 옆에는 '땅끝호'라는 묘한 이름의 배도 한 척 정박(?)해 있습니다. 세상에나 배 이름이 땅끝호라니 -0-
막상 도착한 땅끝은 별로 볼 것이 많지는 않더군요. 단지 이 곳이 정말 땅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나 겨우 들까
말까. 대충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는데, 어찌나 맛이 없던지 ㅠㅠ. 이번 여행에서 최악의 선택은 바로 땅끝에서의
식당이었습니다. 우웩.
식사를 마치고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멋지더군요. 개인적으로 서해, 동해, 남해 중에서 남해를 제일 좋아하는 편인데, 역시나 남해의 경치는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 이상스레 생긴 전망대가 서 있네요. 입장료도 받더라구요. 뭐랄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사진도 성의가 없네요. ㅡ.,ㅡa
땅끝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 길을 따라 스피커가 놓여 있어서 흘러간 가요들을 틀어주고 있었습니다. 얼마 전 올림픽 공원에 갔을
때에도 공원 곳곳에 스피커가 있어서 클래식 음악이 나오던데. 원래 공원이나 유원지에서는 그렇게 노래가 나오나요? 혹시 우리나라가
아닌 곳에서는 어떤지? 그거 괜히 궁금해 지네요.
땅끝마을을 떠나 완도쪽으로 가다보면 '달마산'이라는 산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산에는 '미황사'라는 절이 있는데, 그 곳에서 완도쪽을 바라보면 경치가 좋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황사를 찾았습니다. 사진은 미황사의 대웅전입니다.
미황사는 많이 작고 아담한 사찰이었습니다. 곳곳에 '묵언수행중'이라는 푯말도 붙어있더군요.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달마산의 산세가 멀리 보여서 더욱 일품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잘못 알고 갔더군요. 미황사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도를 살펴본 결과 달마산 정상에서는 바다가
보이겠더군요. 그래서 예정에 없던 등산이 시작됐습니다. 정상까지 왕복 1시간 30분. 넉넉잡아 두 시간이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등산 준비를 하지 않고 온 '관광객'들에게 달마산은 많이 어려운 산이었습니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매우 어려운
등산코스를 가지고 있더군요. 넘어질 뻔, 떨어질 뻔하기를 수차례. 게다가 어깨에는 카메라 가방까지 메고 있으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등산 코스를 잘못 알고 다른 길로 올라가는 바람에 정상까지 올라가진 못했습니다만, 달마산에서 바라보는 남해의 경치는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날씨가 좀 더 쾌청했다면 먼 바다까지 보였을 텐데. 사진에 보이는 육지는 완도입니다.
산에서 내려온 다음에는 완도를 드라이브 했습니다. 그리고 완도 항구 쪽에는 횟집이 많더군요. 제일 허름해보이는 횟집을
골라(제 습관이기도 합니다. 번화한 곳에가서 허름한 집 찾기) 저녁을 먹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민어, 멍게, 해삼,
낙지... 정도를 먹은 것 같네요. 잎새주도 아주 맛있었죠.
저녁을 먹고 나니 완전히 어두워졌고, 이제 숙소를 찾아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전화로 숙소의 위치를 설명들으니... 정말
외진 곳에 있더군요! 길도 모르는데 논밭 사잇길을 운전해서... 단 번에 찾아갔습니다! 관리인 아저씨 왈, 이렇게 쉽게 바로
찾아오는 손님은 처음이라고!!
다음 날 찍은 펜션의 사진입니다. 정말 깨끗하고 예쁜 곳이었습니다.
이건 펜션 안에서 밖을 본 사진....이지만 내부 밖에 볼 수 없죠. 좀 간지러운(?) 인테리어 이긴 한데... 펜션 주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전 날 등산의 여파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펜션 주위의 바다를 둘러보았습니다. 도저히 강진(다산초당)이나 보성(차밭)까지
운전하거나 돌아다닐 힘이 없더군요. ㅠㅠ 펜션이 있는 곳은 외진 곳의 조그만 바닷가. 참! 저희가 묵었던 방에서 창을 내다보면
바로 바다가 보이고 창문을 열면 바다의 짠내음이 마구마구 들어왔습니다.